단일화 효과 차단에 나선 방송 뉴스
지상파 3사, 여권 프레임대로 ‘앵무새’ 보도
2012년 11월 25일 (일) 15:02:05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안철수 대선 후보의 사퇴로 이번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양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지난 23일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에 따라 본격 막이 오른 18대 대선에선 안철수 후보 지지층의 표심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 23일 안철수 후보의 사퇴와 이후 정국을 분석한 지상파 뉴스는 단일화 효과를 축소하면서 민주당을 비판하는 새누리당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부각하는 태도를 보였다. 단일화 이후 박근혜 후보에 편향된 보도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 MBC <뉴스데스크> 11월 23일자 보도. 

'갈등만' 남은 안철수 후보 사퇴 보도

KBS <뉴스 9>는 지난 23일 안 후보의 사퇴 소식을 두 꼭지로 나눠 보도했다. 톱뉴스로 안철수 후보의 사퇴 소식을 다룬 뒤 “아름다운 결단이었다”고 평가한 간략한 민주통합당의 반응을 덧붙였다.

박근혜 후보 반응을 실은 보도는 이와 달랐다. “왜곡된 정치행위의 결말”이라는 반응에 이어 고향 대구를 찾은 박 후보의 행보와 연평도 포격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동정까지 실었다. 리포트에는 “안철수 후보 지지 모임의 일부 회위들이 탈퇴해 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했다”며 각계의 박후보 지지 선언 내용도 포함됐다.

SBS <8뉴스>와 MBC <뉴스데스크>는 뉴스 중간에 안 후보의 사퇴 소식을 속보로 전달했지만 단신 수준이었다. MBC <뉴스데스크>는 “안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했다”며 “단일화 방식은 새정치와 국민의 뜻에 부응해야 된다며 그런데 문 후보와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지상파 3사 모두 안철수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의 뜻과 이를 위한 양보였다는 발언은 누락됐다. 결과적으로 문 후보와 안 후보간의 갈등을 부각해 단일화의 효과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 KBC <뉴스9> 11월 24일자 보도. 

새누리당 단일화 비판에 집중

지난 24일 뉴스에선 새누리당의 단일화에 대한 비난의 강도가 높아졌다.

KBS <뉴스9>는 ‘文 선대위원장 총사퇴 결의…安, 거취 구상‘ 리포트에서 “안 후보 지지층을 이탈없이 끌어안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안 후보를 조만간 만나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안 후보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문 후보의 캠프 상황을  보도한 것과 달리 박근혜 후보 소식을 전한 보도에서는 ‘외연 확대’ 등의 계획에 무게를 뒀다. <뉴스9>는 “새누리당도 '문 후보가 진정한 단일 후보인지 의문이다', '통큰 형님의 모습은 안철수 후보가 보여줬다'며 단일화를 평가절하했다”며 “민주당이 안 후보 측 인사 영입을 위해 선대위 재구성을 추진하는 것도 '정치꾼의 꼼수'라고 비판했다”고 새누리당의 반응을 상세하게 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2번째 리포트 ‘본격 양자대결 돌입…朴 “민주당 구태정치”’에서 “안 후보의 사퇴로 양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고 분석한 뒤 “박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사퇴는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의 구태 때문이라고 규정하며 문후보를 직접 겨냥했다”고 보도했다. 박 후보측의 비판을 단일 후보로 된 문 후보측 소식보다 먼저 보도하는 역순 배치는 이날 보도에서도 나타났다.

 ‘이회창’ 입당 보도는?

KBS와 MBC 뉴스는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는 새누리당의 입장을 상세하게 보도한 것과 달리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새누리당 입당에는 다른 태도를 취했다.

<뉴스9>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며 “탈당 5년만에 복당한 이회창 전 대표는 평당원으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뉴스데스크>도 이날 “새누리당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정치 혁신을 주장하면서도 보수층 결집을 위해 이인제 의원과 이회창 전 대표를 잇달아 영입한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SBS <8뉴스>만 이회창 전 대표의 새누리당 입당에 대해 “과거 특권 세력의 연합일 뿐”이라는 민주통합당의 논평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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