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todo=view&pageno=&searchatclass2=119&atidx=55173&backList=list&seriesidx=list&menuclassidx=119&%C7%D7%B0%F8%A1%A4%BF%EC%C1%D6=%C7%D7%B0%F8%A1%A4%BF%EC%C1%D6


태양계에서 가장 반짝이는 천체, 에리스
성식(星蝕)현상 통해 밝혀진 왜행성 에리스의 모습
2011년 11월 07일(월)


▲ 에리스와 위성 디스노미아의 상상도  ⓒNASA

2006년, 명왕성은 태양계 아홉 번째 행성에서 퇴출당하면서 새로운 행성 분류인 왜행성에 속하게 됐다. 소행성과 행성의 중간쯤의 의미를 가진 왜행성은 구의 형태를 유질할만한 질량을 가졌지만 규모가 작아 그것의 궤도상에 다른 천체를 배제시키지 못하는 천체다. 

현재 왜행성으로 분류된 천체는 명왕성을 비롯해 세레스, 에리스 외에 몇 개가 있으며 추가적으로 왜행성으로 분류될 수 있는 후보들도 있다. 천문학자들은 태양계 내의 크고 작은 천체들에 대한 보다 정확한 분류를 위해 이들의 지름, 질량, 구성성분 등에 대해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일반적인 망원경으로는 관측이 힘들 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크기도 매우 작기 때문. 이에 천문학자들은 간접적인 방법을 이용해 천체특성들을 파악한다.

성식(星蝕)현상 관측으로 먼 천체 특성 밝혀

그 방법은 바로 성식(星蝕)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성식이란 천체에 의해 별빛이 가려지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에서 바라볼 때, 관측하고자 하는 천체와 그보다 멀리 떨어진 항성이 일직선상에 놓이면 천체는 항성으로부터 오는 빛을 가리게 되고, 그 밝기의 변화를 관측함으로써 천체의 특성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태양계 외부에서 제2의 지구를 찾기 위한 탐사에서도 쓰이는 방법이다.

지난 2010년엔 태양계의 왜행성 중 하나인 에리스(Eris)로 인한 성식 현상이 관찰됐다. 그리고 그로부터 얻은 에리스의 정보들이 천문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최근 발표됐다. 에리스는 2003년에 촬영된 사진에서 2005년 발견됐으며 2006년 허블망원경의 관측 자료를 토대로 명왕성보다 지름이 크다고 추정돼 태양계의 열 번째 행성이 될 뻔한 천체다. 왜행성 분류의 탄생 및 명왕성의 퇴출과 함께 행성이 되지는 못했지만 태양계에서 주목할 만한 천체임은 분명했다. 열 번째 행성이 되지 못한 비운의 왜행성 에리스는 이번 성식 현상 관측 및 연구를 통해 흥미로운 모습들을 보여줬으며 이에 대한 논문은 최근 네이쳐지에 게재됐다.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브라질의 천문학자들이 참가한 연구팀은 에리스의 성식을 관찰하기 위해 매우 정교한 계획을 세웠다. 천체가 작고 멀리 떨어진 만큼 그 변화를 관측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 에리스의 궤도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행성의 궤도와는 달리 심하게 길다란 형태다. 근일점과 원일점의 거리 차이가 약 2.6배에 이른다. 그리고 현재 에리스는 원일점 부근에 있어 태양과 명왕성 거리의 약 3배 정도나 멀리 떨어져 있다.

연구진은 에리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 성식을 관찰 할 수 있는 26개의 위치를 선정하고 아마추어 천문대의 망원경까지 동원해 관측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관측에 성공한 것은 칠레에 있는 단 두 지역, 세 개의 망원경뿐이었다. 유럽 남천 천문대가 운영하는 라 실라(La Silla)천문대와 산 페드로 데 아카타마에 있는 2개의 망원경이 그것이다. 이들은 에리스가 멀리 떨어진 별빛을 가리면서 그 밝기가 저하되는 것을 포착했다. 오는 2013년 까지는 에리스로 인한 성식이 관측되지 않을 것이라 보이기 때문에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얼음으로 뒤덮힌 반사율 96%의 신비로운 에리스

관측을 통해 알아낸 사실들은 매우 흥미롭다. 우선 에리스의 지름이 명왕성 보다 약 25%더 큰 약 3000km로 추정되던 것과는 달리, 이번 관측으로 결정된 에리스의 지름은 2326km이며 오차 범위는 약 12km다. 이는 명왕성과 쌍둥이라 해도 될 만큼 거의 동일한 크기다. 명왕성의 지름은 2300km에서 2400km정도다. 명왕성은 대기가 존재해 성식이 관측되더라도 정확한 크기를 알아내기가 힘들다. 이에 비하면 에리스의 크기는 매우 정확하게 측정된 것이다. 

에리스는 디스노미아라는 위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위성의 움직임을 토대로 계산된 질량은 명왕성 보다 27%정도 더 무거운 정도다. 이렇게 알아낸 질량과 이번 관측으로 얻어낸 에리스의 크기로부터 에리스의 밀도가 결정된다. 연구진은 이로부터 “에리스는 거대한 암석 천체이며 얇은 얼음 층으로 덮여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에리스로부터 오는 빛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에 따라 표면엔 질소가 풍부한 얼음과 얼어붙은 메탄이 섞여있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메탄마저 얼어붙을 수 있는 이유는 앞서 설명했듯 매우 먼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에리스에서 태양을 바라보고 있는 낮 부분의 온도는 영하 238℃로 추정되며 밤 부분은 이보다 더 낮을 거라 예상이 가능하다.

얼음으로 덮여있기 때문에 에리스는 빛을 매우 잘 반사한다. 엘리스의 반사율(알베도)은 0.96, 날아드는 빛의 약 96%를 반사한다는 의미다. 지구의 밤을 밝혀주는 달의 반사율이 0.12정도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에리스는 태양계에서 가장 반사율이 높은 천체라 볼 수 있으며, 만약 가까이 있다면 반짝이는 보석을 방불케 할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높은 반사율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정상적으로 찌그러진 궤도 때문에 근일점에 가까워지면 얼음들이 다시 가스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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