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709115602542


'손정우 美 송환거부' 논란 일파만파..법무부 불복절차 만드나

조성필 입력 2020.07.09. 11:56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송환거부에 비난여론 봇물

인도 거부 결정 판사 신상공개에 국민청원까지

시민단체·여성계 "디지털 성범죄 처벌 수위 관대"

법조계에선 재판부 비난 여론은 지나치다는 시각도

법무부, 불복 절차 도입 개정안 발의 검토중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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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송승윤 기자]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에 대한 법원의 미국 인도 불허 결정에 비난 여론이 식을 줄 모른다. 이 결정을 내린 서울고법 형사20부 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의 신상은 성범죄자들의 정보를 공개하는 웹사이트 '디지털 교도소'에도 등장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재판장인 강 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하는 글이 게시돼 9일 오전 9시 기준 동의자가 43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비판 여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심사'에 불복 절차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도심사가 단심제로 이뤄지는 국가는 한국이 사실상 유일한 상황이다.


온라인에서 들끊는 비판 여론은 아동 성 착취물에 대한 우리나라의 처벌 수위가 관대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손씨는 2015년7월부터 2018년3월까지 특수한 브라우저를 이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에서 인터넷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하면서 아동ㆍ청소년 성 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6개월이 확정됐다. 지난 4월27일 형기를 마쳤다. 미국 법원은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에서 동영상 1개를 내려받은 자국민에게도 징역 70개월을 선고하는데, 이에 반해 손씨가 받은 처벌은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도 결을 같이 하는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시민단체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은 전날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범죄자 처벌보다 스스로의 위신을 더 중히 여기는 사법부를 규탄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보다 하루 앞선 7일 시민단체 'n번방 강력처벌 촉구시위 eNd(엔드)'팀도 서울고법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여성변호사협회도 성명을 통해 "사법부는 사법주권이라는 미명 하에 디지털성범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용인했다"고 비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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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법원 안팎에서는 "이번 인도심사가 여론만을 고려해 결정할 문제가 아니었다"는 말도 나온다. 재판부가 불허 결정을 내린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재판부가 인도 불허 결정을 한 핵심 근거는 이 사건의 사법 주권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점이었다. 이번 심사는 손씨가 처벌 받지 않은 자금 세탁 혐의에 대한 송환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였다. 손씨는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아동음란물 등을 유료회원 4000여명에게 제공하고 그 댓가로 4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았다. 미국은 이 혐의로 손씨를 기소해 인도를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이 사건의 주권국가는 대한민국이고 손씨에 대해 주도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며 불허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재판부의 판단 근거를 비춰봤을 때 현재 '마녀사냥'에 가까운 재판부를 향한 비난 여론이 지나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판사들은 정해진 법의 테두리 안에서 판결을 한 것"이라며 "여론에 반하는 결정을 했다고 비난 받을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법무부는 비판을 받는 법원에 재판단의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보고 현재 범죄인 인도심사에도 불복 절차를 도입하는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발의를 검토 중이다. 우리나라와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은 미국, 일본 등 78개국 가운데 우리처럼 인도심사가 단심제로 이뤄지는 국가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위원이 범죄인인도심사결정을 대법원에 재항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죄인인도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법무부는 나름대로 개정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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