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38896


모두가 예상했던 일... 이재용은 왜 지금 사과했나

[분석] 파기환송심 재판부 언급 195일 만에 나온 '이재용 선언'.... "자꾸 면죄부 주고받기로 보여"

20.05.06 19:10 l 최종 업데이트 20.05.06 19:10 l 박소희(sost)


대국민 사과하는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 대국민 사과하는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모두의 예상대로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국민에게 경영권 승계 의혹과 노조파괴 문제 등을 사과했다. 특히 전체 발언 시간 9분 35초 가운데 5분 35초를 경영권 문제에 할애하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는 "저와 삼성을 둘러싼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관련기사 : 이재용 전격 선언 "자녀에 회사 물려주지 않겠다").


그런데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어느 정도 짐작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3월 11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는 이 부회장에게 ▲ 경영권 승계 ▲ 무노조 경영 ▲ 시민사회 소통 등 크게 세 가지 문제를 반성하고 사과하라고 권고했다. 이후 시한을 연장해 5월 11일까지 시간을 줬다. 6일 대국민 사과는 이대로 내용과 범위, 시기가 정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좀더 일찍부터 점친 이들도 있다. 2019년 10월 25일, 그의 국정농단 뇌물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서울고등법원 형사1부)가 남긴 말 때문이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당시 만 51세 이건희 총수는 낡고 썩은 관행을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고자 이른바 '삼성 신경영' 선언을 하고 위기를 과감한 혁신으로 극복했다. 2019년 똑같이 만 51세가 된 이재용 삼성그룹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합니까."


또 정 부장판사는 삼성 자체 준법감시 제도를 마련하고, 이스라엘의 재벌체제 혁신 사례를 검토하라고 했다. 이후 삼성은 준법감시위를 만들었고, 준법감시위는 이재용 부회장의 반성과 사과를 권고했다. 그리고 재판부는 준법감시위를 이 부회장 양형심리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은 재판장이 노골적으로 '이재용 봐주기 진행'을 하고 있다며 기피 신청을 냈고, 서울고법에서 기각되자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대국민 사과하는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앞서 지난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 최고 경영진에게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준법의제로 Δ경영권 승계 Δ노동 Δ시민사회 소통 등을 언급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강구해 이 부회장이 국민들 앞에서 발표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 대국민 사과하는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앞서 지난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 최고 경영진에게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준법의제로 Δ경영권 승계 Δ노동 Δ시민사회 소통 등을 언급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강구해 이 부회장이 국민들 앞에서 발표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 공동취재사진

 

그렇다면 6일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읽은 사과문의 진짜 수신인은 누구일까. 삼성 승계문제를 계속 비판해온 이들은 결국 '대(對)법원 사과문' 아니냐고 의심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자꾸 (법원과 삼성이) 면죄부를 주고 받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권과 관련해 뇌물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그냥 두루뭉술하게 얘기하면서 앞으로 잘하겠다고 한다"며 "이실직고 없는 자백에 무슨 봐줄 게 있겠느냐"고 했다.


이어 "재판부가 이 부회장 양형에 면죄부를 주려는 태도를 가져선 안 된다"며 "(이 부회장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하는) 엉뚱한 일을 하려고 하면 대한민국 사법 전체를 희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보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도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는 알맹이가 쏙 빠진, 허울 좋은 사과"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을 지키겠다고 다짐한다면 과거 자신이 저지른 뇌물과 횡령 범죄를 반성하는 일이 우선인데 그런 모습은 전혀 드러나 있지 않다"라며 "그럼에도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이번 사과를 양형에 반영한다면 잘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검찰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1년 6개월간 이재용 부회장의 불법승계의혹을 수사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에서 출발한 사건은 국정농단 특검도 의심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까지 점점 커졌다. 검찰은 그동안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를 대부분 마무리 했고,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 조사만 남겨두고 있다.


김종보 변호사는 "이재용 부회장이 진심으로 (경영권 승계 의혹을)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이라면 현재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범행 일체를 자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 역시 "경영권 관련 온갖 불법행위가 지금 수사대상인데, 이건 도덕적 책임 언급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수사기관이 처벌을 망설일 필요가 없다"며 "재판부도, 검찰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국민 사과' 미치고 퇴장하는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퇴장하고 있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앞서 지난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 최고 경영진에게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준법의제로 Δ경영권 승계 Δ노동 Δ시민사회 소통 등을 언급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강구해 이 부회장이 국민들 앞에서 발표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 "대국민 사과" 미치고 퇴장하는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퇴장하고 있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앞서 지난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 최고 경영진에게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준법의제로 Δ경영권 승계 Δ노동 Δ시민사회 소통 등을 언급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강구해 이 부회장이 국민들 앞에서 발표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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