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실무 공무원, 징계는 커녕 줄줄이 승진
박근혜 4대강 재검증 의지있나...비판 목소리 커져
(서울=뉴스1) 이은지 기자입력 2013.04.03 18:01:12| 최종수정 2013.04.03 18:03:36기사스크랩:

이시재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2월 1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4대강사업 찬동인사 4차발표 기자회견서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명근 기자

(서울=뉴스1) 이은지 기자= 4대강사업을 이끌었던 공무원들이 문책성 인사는 커녕 승진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4대강사업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은 정작 4대강 사업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는 지시하지 않고 있다.

문책성 인사가 이뤄지지 않자 관련 부처 내에서는 "아무리 언론에서 떠들고 시민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지나가면 그 뿐이다"며 "4대강 사업 역시 새 정부 초반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다가 곧 묻힐 것이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4대강 사업의 실무작업을 추진했던 이정섭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이 자연보전국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보전국장은 환경부 10개 국장의 선임국장이기 때문에 내부 승진으로 본다. 다음 인사 때 실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자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규석 전 자연보전국장이 현재 환경정책실장 직무대리로 승진해 발령이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다. 좌천 1순위로 거론되던 이 국장이 내부승진이 유력해지자 환경부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환경부 관계자는 "4대강 실무를 담당했던 국장이 좌천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승진한다고 하니 인사는 정말 아무도 모를 일이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4대강 관련 인사지침을 내리지 않아 부처 내 역학관계에 따라 승진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이 4대강사업 찬동 A급으로 지목한 정연만 전 환경부 기획조정실장도 지난달 25일 차관으로 승진했다. 정 차관은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이던 2009년 11월,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킨 실무책임자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박근혜 정부가 4대강사업을 검증하겠다는 시점에서 매우 부적절한 인사이며, 현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이 4대강사업 찬동 A급으로 지목한 이상팔 전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지난해 10월 국립생물자원관장으로 임명됐다. 정권 말기에 임명돼 임기가 많이 남아 산하기관 단체장들의 물갈이 인사를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사업에 앞장선 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은 지난달 22일 세계 물의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을 받기까지했다.

우 원장은 한국수자원학회 회장과 한국건기연 원장으로 재임하면서 4대강사업에 대해 다수의 찬동발언을 해온 인사로 '4대강 찬동인사 A급'으로 지목돼 있다.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4대강추진본부'에 파견됐다 복귀한 이필재 국장은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4대강 사업 실무를 이끌어서 문책성 인사로 대기발령된 것이 아니다. 환경부에 복귀하면서 한강유역환경청장으로 인사발령이 나자 환경부 본부로 돌아오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가 수장에게 찍혀 대기발령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잘못된 국책사업을 추진한 공무원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2의 4대강 사업이 되풀이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며 "새 정부는 지금이라도 징계성 인사를 통해 국책사업에 대한 냉엄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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