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joins.com/article/3106305


<만주대륙 고구려성> 4.娘娘山城

[중앙일보] 입력 1995.08.01 00:00 | 종합 9면 


수암(岫岩)에서 남으로 12㎞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낭랑산성은 서북쪽으로는 멀리 안시성과 통하고 동쪽으로는 봉황산성에 이르는 고대로의 요충지와 대양하 지류의 평원을 관장하는 성이다.


낭랑산성에 대한 문헌상 기록은 현재까지 발견된 것이 없어 이성에서 어떤 전투가 벌어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수.당과 고구려의 접전이 주로 요하 동쪽 최전선 성들인 요동.백암.안시.건안성등에서 일어났고 발해만을 통한 수.당의 공격도 요동반도 서남단의 대흑산산성이나 바로 한반도로 집중된 점에비춰보면 그리 큰 싸움은 없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


그래서 그런지 성 밑 만주족 마을 뒤 편 언덕에서 바라본,아침 햇살을 받으며 서있는 성벽은 마치 역사의 무대 저 너머에 숨어있는 것처럼 고즈넉하게 보였다.


낭랑산성은 정문인 동문지(址)를 가운데 두고 좌우로 돌벽이 산허리를 둘러친 다음 바로 능선을 따라 정상부로 이어지는 둘레약3천5백m의 대형 성이다.


큰 옹성 형태인 동문지의 폭은 3m60㎝였다.각각 높이 40㎝,길이 2m40㎝.3m80㎝의 성문 주춧돌 두개가 잇대어 문오른쪽 입구에 남아있어 성의 규모를 짐작케한다.


성문에 설치하는 옹성이란 적의 진입을 어렵게 하기 위해 성문앞 벽에 또다른 벽을 맞대어 2중으로 벽을 만든 것을 뜻한다.


주로 반원형이나 기역자 또는 디귿자의 벽을 설치했다.서울 동대문에 있는 것은 반원형 옹성이다.


동문지에는 나무로 만든 사립문이 달려있었다.


문은 허술하나 채워놓은 자물쇠는 완강해 보인다.


문 안쪽 평지엔 중국인 민가 두채가 있으나 인기척이 없다.


풀밭 사이에서 화강암으로 만든 큰 돌도끼 모양의 전형적인 고구려 성벽돌(표면 53×32×15㎝)이 눈에 띄었다.고구려 성벽돌은 앞면은 직사각형이고 뒤는 엇비스듬히 깎여 마치 주둥이가큰 네모난 형태의 잠자리채처럼 생겼다.이 돌의 깎인 부분이 뒷돌의 무게를 받아 균형을 유지하고 또 다른 돌의 깎인 부분과 서로 엇물려 성벽을 지탱하는 것이다.


동벽 왼쪽으로는 세개의 치(雉)가 일부 파손됐으나 전체 모습은 옛그대로 남아있다.


성벽 안쪽으로는 희미하나마 마도(馬道)가 보인다.만족어린이 5명이 나물을 캐다가 호기심어린 눈길을 보내며 취재진의 뒤를 잠깐 따른다.


서쪽 능선에 올라서자 높이 6m가량 9~10단의 성벽이 상부의 파손을 빼고는원형을 거의 유지하며 남쪽으로 3백m이상 깨끗하게 뻗어있다.


특히 지형에 맞춰 성벽을 둥글게 돌린 부분을 보면 자유자재로돌을 다룬 고구려인의 기술에 또다시 감탄이 절로 나온다.벽 밑으로는 협곡과 평지.산릉이 차례로 이어져갔다.


서북벽 위에 멀리 만주의 연릉을 등진 둥근 봉우리가 눈에 들어왔다.동행한 李교수가 망원경으로 살펴보더니 역광 때문에 자세히 보이지는 않으나 자연스럽지 않은 형태로 미뤄 봉수대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걸음을 빨리해 가까이 가보니 과연 둥글게 돌을 쌓아 만든 봉수대였다.폭이 12m20㎝에 이르는 봉수대는 위의 움푹 들어간곳의 직경이 약5m였다.밤엔 불을 피워 올리고 낮엔 연기를 올려 적의 침입을 비롯한 각종 연락을 맡았던 곳이다.


산성의 정상부에 위치한 봉수대에서는 주위 경관이 한눈에 보인다. 옛날 산성간을 연결했을 봉수로를 어림짐작키 위해 사방을 살폈다.정문 밖 평야를 지나 저너머로 펼쳐진 산릉 중 한 산의봉우리가 처녀의 유두처럼 살짝 돋아나있다.저곳이 봉수대인가는 알수 없으나 예사의 봉우리와는 확실히 다르게 보였다 .


낭랑산성의 축성 시기는 기록이 없어 모르나 고구려 수도였던 집안(集安)의 환도산성보다 성벽이 높고 견고한 것으로 미뤄 3세기 후반에서 4세기초 사이쯤으로 추정된다.


성 밑 마을 어느 집 돌담에 반쪽 난 성문 주춧돌이 끼여있었다.어느집 돌담이고 할 것 없이 성벽돌이 쓰인 것이 눈에 띈다.중국은 이 성을 지난 62년4월 시급(市級)문화재로 지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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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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