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공사 늑장대처, ‘저수지붕괴’
2013-04-15 오후 1:17:02 게재

산대저수지 문제 발견했지만 붕괴 막지 못해

경북 경주시 산대저수지 붕괴는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는 게 드러났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산대저수지(저수용량 25만㎥)는 지난해 공사의 개략답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 올해 정밀안전진단 대상으로 분류됐다. 개략답사는 육안이나 간단한 장비로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15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올해 정밀안전진단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이를 몇 달 앞두고 저수지가 터졌다"고 말했다.

◆4대강사업한다고 저수지 안전대책은 뒤로 밀려 = 농어촌공사는 저수용량이 50만㎥가 넘는 저수지만 정밀안전진단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어 산대저수지같은 소형저수지 사고는 늘 예고돼 있다. 

농어촌공사는 50만㎥ 이상의 대형저수지만 5년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정밀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소형저수지가 제외된 것은 예산이 한정돼 있어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어촌공사의 수리시설 개·보수사업 예산은 2009년 4670억원에서 2010년 4000억원, 2011년 2600억원으로 떨어졌다. 

2011년 수리시설 개·보수사업 예산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4대강 사업에 예산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공사는 이 돈으로 양수장·배수장·저수지 등의 안전을 진단하고 보수작업을 하는데 4대강사업 때문에 수리시설 안전이 위협받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공사, 소형저수지 안전진단 대책 발표 

농어촌공사는 지난 13일 산대저수지 붕괴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공사는 또 "산대저수지와 같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50만㎥ 이하의 소규모 저수지에 대해서도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정밀안전진단에서 디(D)등급을 받은 저수지 및 양·배수장에 대해서 항구적인 개·보수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대저수지는 지난 12일 오후 제방 및 매설관수로(복통)와 흙 접속부의 누수가 장기화돼 토사유출이 심해져 붕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인근 농경지 1.5ha가 매몰됐다. 

공사는 산대저수지를 이용하는 농경지 25ha에는 인근 하곡저수지(용량 478만㎥) 물을 공급해 농업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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