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32억 빚내 사저 증축… ‘개인 간 채무’ 26억 주목
이상호 기자 shlee@kyunghyang.com 입력 : 2013-04-25 22:31:37ㅣ수정 : 2013-04-25 22:54:06

재직 시 무이자로 빌렸다면 ‘뇌물’ 논란 휩싸일 수도
취임 직후에 밝혔던 ‘월급 전액 기부’ 약속도 불이행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작년에 사인과 은행에서 32억원에 달하는 빚을 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를 증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25일 관보를 통해 이 전 대통령 등 공직자 33명의 재산등록 및 변동신고 사항을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의 전체 재산은 46억3146만원으로 작년보다 11억6820만원 감소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 |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 전 대통령과 배우자의 예금은 9억5084만원으로 작년보다 1억7620만원 증가했지만 사저 증축으로 인해 사인 간 채무가 26억원, 농협은행 채무가 6억1270만원 각각 늘어나면서 전체 재산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사인 간 채무’ 26억원이 누구로부터 나왔는지, 얼마의 이자를 주기로 약속하고 빌린 돈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 대통령 부부는 애초 논현동 집을 담보로 농협 청와대지점에서 20억원을 대출받았는데 이 돈을 빌려 갚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6억원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경우 0.5%의 금리만 적용해도 월 이자가 1300만원에 이른다. 만약 무이자로 이 돈을 빌렸다면 사실상 매달 1300만원을 증여받는 것과 같다. 대통령 재직 시 무이자로 개인에게 빌렸다면 대가성 여부에 따라 ‘뇌물’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26억원은) 논현동 집을 짓기 위해 필요한 돈이었지만 누구에게 빌렸고 차용증 작성과 이자 지급은 어떻게 약정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 2008년 대통령 취임 당시 재산신고 때부터 사인과의 채무로 잡혀 있던 2억3800만원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9억원의 현금성 예금을 보유하고도 이 빚을 갚지 않고 있는 배경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 취임 직후 밝혔던 ‘월급 전액 기부’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증가된 예금액 1억7620만원은 지난해 대통령 연봉과 거의 일치한다.

이 전 대통령의 채무는 2억3800만원에서 34억5070만원으로 32억1270만원 늘어났다. 하지만 논현동 사저는 증축(기존 건물 멸실 후 신축)으로 건물 면적이 36.22㎡ 늘어난 363.80㎡가 됐다. 기존에 35억8000만원이던 집 값은 증축 후 54억4847만원으로 18억6847만원 올랐다. 이 전 대통령은 장남의 재산에 대해서는 독립생계유지를 이유로 고지를 거부했다. 

이 전 대통령 외에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하금열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 등 함께 퇴직한 29명과 주싱가포르 대사를 하다 돌아온 오준 대사 등이 이날 재산변동 내역을 관보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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