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4대강 수사 하청업체가 핵심 열쇠
윤지환기자 jjh@hk.co.kr

영남지역 지자체 자전거길 공사에 리베이트 의혹
지방선거 앞두고 지자체 수사 미묘한 파장 확산조짐

4대강 사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사정기관의 움직임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여러 분석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4대강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앞장서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 당시 후보자 시절 박 대통령은 4대강 문제에 대해 “무조건 중단하기 보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면서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적 있다. 이에 박 대통령이 야권의 문제제기에 대해 검토 후 신중대처 모드로 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이 4대강 수사를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지만 실제로는 건질 게 별로 없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감사원 등에서 이미 4대강의 입찰담합 등에 대해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검찰수사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야권에서는 “검찰수사에 김을 빼기 위해 공정위와 감사원이 솜방망이 처벌로 선수를 친 게 아니냐”고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공정위와 감사원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여러 문제들을 조사해 천문학적인 벌금이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도 정작 검찰에 고발조치는 취하지 않아 이 같은 의혹에 무게를 더한다. 

일부에서는 검찰이 다른 부분으로 파고들어갈 수도 있다는 말도 들린다. 공정위와 감사원이 조사할 수 없었던 부분 즉,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기업들 간의 커넥션을 조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4대강 사업을 손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16일, 박 대통령은 국회 상임위원회 민주당 간사단과의 청와대 만찬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민주당의 요구에 “의혹이 남지 않게 야당 추천 인사도 필요하다면 조사에 포함하겠다”고 답했다.

은밀한 정ㆍ재계 검은 커넥션 

우선 검찰은 건설사를 상대로 4대강 수사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지만 지향점은 정권과의 유착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담합과 관련, 1차 턴키수사는 별 소득없이 마무리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1차 턴키에서 참여한 것과 관련해 이는 업체들 의지에 의한 것보다는 대기업이나 관가 등 윗선의 참여지시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는 이 경우 통치행위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있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4대강 사업초기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렸던 게 사실”이라며 “실제로 건설사들이 돈 안 된다고 사업초기부터 이명박(MB)정부와 갈등을 빚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1차 공사에 참여한 다수의 하청사들이 결국 부도나거나 법정관리 등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는 매우 적은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했음을 보여준다. 현대건설 6공구의 경우 사업에 참여한 거의 모든 하청사들이 줄줄히 부도나거나 폐업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수사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차 턴키 조사는 검찰 수사가 한층 순조롭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2차 턴키에서는 초기 보상차원에서 예산을 다소 넉넉하게 발주했기 때문에 여러 비리가 숨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당장 수사를 본격화하지 않고 일단 다른 기관 수사와 발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2차 턴키를 조사 중인 감사원, 공정위 등은 오는 5월말과 7월말까지 조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에 검찰은 결과가 나오면 그걸 참고로 보강수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협력업체에 부당하게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거나 협력업체를 이용해 뒷돈을 챙긴 업체에 대해 수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방자치단체도 4대강 수사의 유탄을 맞을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검찰은 지방자치단체의 수장 또는 실무자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특정 기업 비자금 조성을 돕고 리베이트를 챙겼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해당사실에 대해서도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내심 이 부분 수사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검찰은 지난 2월경 4대강 참여업체 중 일부가 지방자치단체의 동조 하에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관련 사실을 추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L기업과 G기업 등은 4대강 사업지 주변 공원이나 여러 시설 등을 건설하면서 수목 구입비 명복으로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백억원대 수익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지자체가 야산에서 수목을 채취한 뒤 이들 기업에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매매하는 수법으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산에서 캔 수목은 정해진 시세가 없어 시가 10만원짜리 수목을 1억원에 팔 수도 있다. 일부 기업들은 이런 수법을 이용해 돈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건설서가 식자재 업체들과 이런 수법으로 부당거래를 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지자체가 같은 수법으로 하청 건설사와 거래를 한 사례는 아직 드러난 바 없다. 

검찰은 4대강 공사 지역 중 자건거길 등 수목 조성공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지역을 중심으로 리베이트와 비자금 조성 등 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검찰은 이 부분을 조사하면서 MB정권 실세가 연루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자체가 기업의 비자금을 조성해 준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당시 정치권 실세의 개입 없이는 이 같은 커넥션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부실공사는 크게 두 가지에서 비롯된다. 하나는 공사기간 단축에 따른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공사비용 부족 탓이다. 4대강 공사 지역의 부실은 비용문제일 가능성이 크다”며 “문제의 지역을 담당한 일부 업체들이 공사비용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해당 기업들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 의혹을 곧 집중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계산 없는 수사

업계에서는 검찰이 건설사와 정치권의 연결을 추적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들춰지지 않았던 MB정부의 여러 비리 의혹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과 재계는 검찰이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4대강 사업의 부실이 드러나면서 기업들이 잔뜩 목을 움츠리고 있다. 

검찰주변에서는 4대강 사업 수사와 관련해 적어도 2개 기업이 검찰에 처벌받고 7~8개 기업이 감사원 국세청 공정위 등에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정치적 이해에 대한 고려 없이 원칙대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외 다른 사정기관이 우선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가 검찰수사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공정위와 감사원 등은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4대강 사업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지난 3월 27일 4대강 2차 턴키공사(시공업체가 설계까지 맡아 처리하는 방식) 입찰에 참여한 건설회사 5곳을 현장 조사했다. 공정위가 2차 턴키입찰 과정을 조사한 것은 4대강 사업 입찰과정 전체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감사원은 더 나아가 같은 달 4대강 입찰 담합조사가 부실하다며 공정위에 대한 감사에 전격 착수했다. 

감사원과 공정위가 4대강 사업 조사를 본격화하면서 관가와 건설계에서는 몇몇 대형 건설사들의 답합비리가 포착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더욱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거액이 정치권에 흘러들어갔다거나 이명박 정부의 실세에게 로비 자금이 전해졌다는 말이 돌면서 이 전 대통령 측 인사들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감사원은 시민단체 및 민주당 등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 (턴키 입찰 담합) 4대강 사업 입찰 담합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인해 3번째 감사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7일부터 2월 1일까지 국토교통부 등 6개 기관을 대상으로 입찰 담합, 부조리 및 평가위원 비위 등 계약 실태 전반을 점검해 결과를 검토했다. 

지난 2월 28일 ‘4대강 총인처리시설 입찰 관련’ 국회 감사요구가 접수되어 3월 21일까지 연장감사를 실시해 문제를 추려냈다. 감사원 주변에서는 감사원이 이미 일부 기업의 문제를 찾아내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또 감사원은 조달청이 발주하는 최저가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조달청의 최저가 낙찰제 저가 심사 전산프로그램 운영 위탁 외주업체 직원과 모의해 입찰 내역서를 불법 수정한 혐의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D산업과 L건설이 조달청 전산프로그램 운영 위탁 외주업체와 사전 모의해 이 같은 불법을 저질렀다는 제보에 따라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본 감사를 통해 조달청 직원들의 비리 관련 여부도 조사할 방침인데, 입찰비리를 저지른 업체에 대해서는 입찰참가제한조치를 내릴 전망이다. 

국세청도 4대강 사업 수혜기업을 조사하고 있다. 복수의 국세청 소식통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4대강 참여 기업과 해외 물류 등 해외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이 사정 타깃이다.

4대강 참여 기업 중 차기 정부에서 사정권 안에 들어 있는 기업은 D사, H사, L사, S사 등이다. 이들 기업 중 일부는 MB정부 실세들에 로비 등을 통해 비자금을 제공하고 각종 사업에서 특혜를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D사의 경우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사대금 중 일부를 빼돌려 정권 핵심 실세에 제공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관련 내용의 진위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정부에서 추가 세무조사나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기업들을 상대로 다시 한 번 고강도의 세무조사와 더불어 고발조치가 취해질 조짐이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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