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측 감사위원이 ‘MBC파업 김재철 책임론’ 삭제 요구”
서영교 의원 “감사원, ‘MBC파업 김재철 책임론’ 묵살”… 최초보고서 “김재철 법인카드 파업 원인, 인사조치 필요”

감사원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김재철 전 사장의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 등이 MBC 파업의 원인인 것으로 확인, 김 전 사장의 인사조치가 필요하다고 적시했으나 이명박 정부가 임명한 감사위원이 수정을 요구해 이를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통합당 서영교 의원실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그동안 감사원이 공개하지 않고 있던 MBC 관리실태 등 방송문화진흥회 감사결과보고서 채택 과정에 대한 감사위원회 회의록을 지난 4월 30일 열람하고, 해당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영교 의원실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1일 24일 감사위원회를 개최했으나 ‘김재철 사장에 대한 인사조치’와 ‘법인카드 부적정사용내역’에 대한 감사원 행정문화감사국의 감사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감사결과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며 보고서 채택을 보류했다.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최초감사결과보고서 28페이지에는 “MBC 자체감사결과 대표이사의 부적정한 법인카드 사용에 관한 사항”이 적시돼 있고,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MBC 본부가 밝힌 ‘상품권 사용액수, 귀금속, 의류, 가방 구입 내역’ 및 ‘호텔사용 내역’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한 감사위원이 ‘김재철 사장에 대한 인사상 적절한 조치방안은 해임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고, 법인카드 부적정 사용내역은 자체조사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기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 채택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김재철 전 MBC 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1월 31일 감사위원회에서 수정된 ‘감사결과보고서 채택의 건’이 상정됐으나 수정을 요구했던 감사위원이 “MBC대표이사로서의 직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음”,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물의를 빚음”(보고서 23페이지)를 문제삼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방문진 감사를 담당한 감사국장은 “부적정하다 이런 얘기는 안 쓰더라도 그렇게 집행기록도 남기지 않고 썼기 때문에 사용처에 대한 정당성이 계속 의문이 제기되고 그런 것이 파업의 원인이 되는 등 물의를 빚었다고 하면 되겠습니다”고 하며 감사위원과 논쟁을 벌인 것으로 회의록에 기록돼 있다. 
 
감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해당 감사원 국장은 “MBC 파업의 원인이 부적정한 법인카드 사용에 있다는 내용을 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부적정사용’과 ‘MBC파업의 책임부분’이 완전히 삭제된 채 최종보고서가 채택됐다. 
 
서영교 의원실이 확인한 회의록에는 삭제를 요청한 감사위원은 곽상욱 위원과 진영곤 위원이라고 적시돼 있다. 지난해 3월30일 퇴임한 박성득 전 감사위원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장과 감사위원 6명, 총 7명으로 구성되며 감사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서 의원은 “감사원이 MBC파업의 원인을 김재철 사장의 부적정한 법인카드 사용으로 확인하고 인사상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식했으나 회의록을 살펴본 결과 MB가 임명한 감사위원들이 감사결과를 축소한 것으로 인식했으나 회의록을 살펴본 결과 MB가 임명한 감사위원들이 감사결과를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선을 의식해 3개월이 지나 늑장 발표한 것은 물론 감사결과마저 삭제·축소한 것은 정치적인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어 “공영방송인 MBC노조의 파업이 그 동안 일부 보수세력들에 의해 정치파업으로 매도당했으나, MBC 정상화를 위한 정당한 투쟁이었다는 것이 뒤늦게나마 확인돼 다행”이라며 “새롭게 선임된 MBC 사장은 김재철 사장의 과오를 철저하게 밝히고 노조원들을 조속히 현장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공영방송 정상화의 첫 번째 책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위원회는 사무처에서 제출한 보고서를 통과시키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논의를 통해 내용을 수정하고 심의·의결한다. 보고서를 조작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곽상욱 감사위원실 관계자는 “공보실을 통해 문의하라”고 말했다. 

한편, 곽 위원은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역임했으며 김재철 전 사장과 같은 고려대 출신이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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