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319211813956?s=tv_news
[밀착카메라] 멀고 먼 '코로나 대출'..속 터지는 소상공인
서효정 기자 입력 2020.03.19 21:18
[앵커]
밀착카메라에서는 코로나19로 힘들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19일)은, 가게 사장님들 사연입니다.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상인들은, 대출에 기대려 하지만 상담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오늘 추가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실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서효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설거지를 하고 쓰레기통을 비웁니다.
대낮인데 직원들이 모두 퇴근합니다.
[수고하셨어요.]
이 가게는 열흘 전부터 점심에만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녁 매출은 급감했는데, 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졌습니다.
[임태선/식당 운영 : 하루 매출이 한 250만원 정도 됐거든요. 그런데 지금 100만원이 안 되니까. 문 닫는 게 내가 사는 길이구나…]
직원들은 월급까지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신두철/식당 종업원 : 솔직히 저희도 (월급에서) 50% 깎게 되면 생활하는 게 힘든데 그래도 실업자 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최악의 사태를 막고자 임씨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을 어렵게 신청했습니다.
[임태선/식당 운영 : 처음엔 구비서류 안내받았고, 두 번째 갔는데 그날 마감이 돼서 못 했고, 세 번째 갔을 때는 서류 가지고 접수하러 갔는데 사람이 계속 줄 서 있고…]
하지만 언제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임태선/식당 운영 : 두 달 기다려야 된다고 하거든요. 다 가게가 문 닫고 폐업한 상황에서 그때 나오는 건지 그것은 의문이죠.]
이곳은 소상공인 진흥공단입니다.
문을 막 열었는데요, 문 열기 전부터 기다리던 분들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임씨처럼 대출을 신청하려면 일단 여기서 피해 입은 소상공인이라는 확인서를 받아야 합니다.
[A씨/문구점 운영 : 7시 5분 정도 왔어요. 줄이 많이 길다고 해서…]
코로나19는 수많은 가게에 피해를 입혔습니다.
[김순호/식당 운영 : 저는 양꼬치집 하고 있어요.]
[윤미숙/치과기공소 운영 : 환자들이 치과를 안 오니까 보철물 할 게 없는 거죠.]
시장통처럼 큰 소리가 오가고,
[권00님!]
문 연 지 1시간밖에 안 됐는데, 이미 번호표는 80번을 넘어섰습니다.
[손동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수원센터장 : 80번이라서 11시 정도는 돼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접수하면 2시간 반 정도 뒤에 상담이 가능합니다.
학원이나 식당 등 다양한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이 지금 와서 상담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점심 장사를 접고 온 분들도 있습니다.
[B씨/식당 운영 : 허탕 치고 갈 수는 없잖아요. 신청을 하고 가야지. (가게는 그러면…) 가게는 지금 문 잠그고 왔으니까.]
추가 인력을 배치해도, 하루에 200명씩 찾아오는 상인들을 소화하기 벅찬 상황입니다.
이게 끝나면 통과해야 하는 두 번째 관문이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두 번째 관문입니다.
이 확인서를 떼어서 이곳 신용보증재단에 오면 되는 건데요.
여기도 바로바로 일이 안 되는 건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제가 한 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복도에 내놓은 책상과 의자에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찼습니다.
여기서 보증서를 받아야 결국 대출을 받는데, 상담조차 바로 받을 수 없습니다.
[연락받고 오신 거예요? (저희한테) 연락을 받으셨어요?]
사람이 너무 몰리니 신청을 받고 전화로 제출 서류를 알려주고, 그 뒤에 상담을 받 게 한 것입니다.
모르고 찾아온 사람은 허탈합니다.
[C씨/전선재료 제조업체 운영 : 아니, 오니까 인터넷으로 화상으로 하든가 뭐 하라고. (신청서) 안 썼어요. 아예 안 받는 게 낫지. 사업 안 하는 게 낫지.]
신청했는데, 연락도 안 오고 전화도 안 돼 어차피 다시 오기도 합니다.
[김종수/편의점 운영 : 연락이 없어서 직접 올 수밖에 없는 거예요. (전화가) 너무 폭주해서 전화기 내려놨다고 그러더라고요.]
이곳은 4시에 문을 닫습니다.
[서류만 내고 갈게요. (서류 제출도 저희가 4시에 닫혀서…)]
사람들은 짜증을 내며 나갑니다.
[이게 정부에서 XXX 떠는 거야. X놈의 XX들 이거.]
재단은 인력을 최대로 가동해도 서류가 밀려드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2월 신청 건을 지금 심사하고 있습니다.
[(이분 같은 경우는 상담을 2월 24일 날 받으셨네요?) 네네. (이분은 2월 14일 날…)]
[지금 보세요, 밀려 있는 것. 오늘 1300개를 또 받아요.]
보증을 섰다가 갚지 못하면 안 되니 꼼꼼하게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재단 측 설명입니다.
이러는 동안 절박한 사람들은 다른 곳에 손을 벌릴 수도 있습니다.
[김종수/편의점 운영 : 이게 안 되면 제2금융권으로 가야지. 나 같은 경우는 좀 어려운 형편이라…]
이렇게 텅 빈 식당, 사태가 길어지면 그마저도 하나씩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현장에 와닿는 지원 정책이 절실한 때입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인턴기자 : 정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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