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값 인상? 수자원공사를 해체하면 돼"
[주장] 설립 목적 다한 수공 해체하고 4대강사업 책임 명확히 물어야
13.06.20 19:06 l 최종 업데이트 13.06.20 19:56 l 한숙영(abyssos)

재정악화 우려와 국민 대부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빚을 내 진행한 4대강사업이 결국 국민에게 빚을 떠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친수사업만으로는 (수자원공사) 부채절감에 한계가 있다"며, "물값을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지난 이명박 시기 국토교통부의 전신이었던 국토해양부가 4대강사업을 추진한 주 부서인 것을 감안하면, 국토교통부 장관의 이와 같은 발언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는 4대강사업을 진행하면서 전체 22조 원의 사업 중 8조 원을 수공에게 맡겼습니다. 그 과정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치수를 주 목적으로 한 4대강사업은 이수를 통한 비용 회수가 필수적인 수공의 사업 범위가 아니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기사 관련 사진
▲ 4대강사업 남한강 공사현장 정부는 전체 22조원의 사업 중 8조원을 수공에게 넘겼고, 전액 빚으로 사업을 진행한 수공은 결국 4년 동안 798% 부채가 상승하며 부실 공기업으로 추락했다. ⓒ 환경연합 한숙영

재정 능력이 없던 수공은 사업비 8조 원 전액을 빚으로 마련했고, 정부는 매년 3500억 원에 이르는 이자를 대신 내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강이 난개발 될 것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친수구역특별법'을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발의로 통과시켜 강 주변 개발사업의 수익으로 수공의 부채를 메우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결국 수공은 2007년 부터 2011년, 겨우 4년이라는 기간 동안 4대강사업과 또 다른 국책사업이었던 경인운하 사업을 추진하며 798% 부채가 상승해 부실 공기업으로 추락하는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물값 상승에 대해 수공은 4대강사업으로 인한 부채 때문이 아닌 물 값의 현실화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값이 '원가의 83%'라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2011년 수공이 댐 사업에서 얻은 매출 이익은 3601억 원으로, 매출 원가 2882억 원보다 1.25배나 높습니다. 게다가 댐 용수 원가 계산조차 국토부와 수공 등이 비밀리에 독선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실제 이익은 더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인 수도 사업에서도 이익이 1121억 원이나 발생하고 있어 '손해를 보며 물을 공습하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4대강사업이 부른 재정 악화를 물값을 상승시켜 국민의 세금으로 복구하려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입니다.

기사 관련 사진
▲ 오염이 극에 달한 1997년 시화호의 모습 대규모 수리시설 건설이 완공된 1980년대 이후 수자원공사는 존립의 이유를 잃었다. 그러나 조직이 존속되며 시화호, 평화의 댐, 4대강사업 등을 불필요한 토목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 환경연합

국가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공은 1980년 댐과 같은 대규모 수리시설들을 완공하며 설립 목적의 대부분을 달성했습니다. 때문에 수공은 이미 정리되었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조직이 존속하면서 시화호, 평화의 댐, 4대강사업 등 끊임없이 불필요한 사업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는 결국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토목 마피아의 중심 집단으로 수공을 자리잡게 했습니다.

수공의 해체로 인한 문제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물값은 낮아지고 물 관리가 효율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예측들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수공의 자산을 매각해 최대한 빚을 갚고, 4대강은 유역별로 분리해 관리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기사 관련 사진
▲ 2009년 국회 앞에서 진행된 4대강사업 예삭 삭감을 위한 4대강저지범대위의 비상시국대회 그동안 환경단체들은 22조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4대강사업이 국가의 재정을 악화시키고 국토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할 것이라 주장해왔다 ⓒ 환경연합 한숙영

그동안 환경단체들은 수도요금의 인상 등을 통해 4대강사업의 책임이 국민에게 떠넘겨질 것이라 우려해왔습니다. 그러나 정부를 비롯한 추진 주체들과 집권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음모론을 운운하며 국민을 선동하지 말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결국 환경단체의 우려 그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질이 악화되고 수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는 예측 역시 4대강 녹조와 물고기 떼죽음 등으로 현실화 되고 있습니다. 국민 대다수의 반대를 무릅쓰고 진행된 4대강 사업의 책임은 분명 국민이 아니라 추진 주체들이 져야 할 것입니다. 국가의 재정을 악화시키고 4대강의 환경을 재앙으로 몰아넣은 이들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사 관련 사진
▲ 4대강사업 완공 후 올해도 반복된 낙동강 녹조 대다수 국민의 반대 속에 진행된 4대강사업 실패의 책임은 국민이 아니라 추진 주체에게 있다. ⓒ 대구환경연합

기사 관련 사진
▲ 4대강인명록 편찬위원회가 선정한 4대강 찬동인사 10인. 국가 재정을 악화시키고 4대강 환경을 재앙으로 몰아놓은 4대강사업 추진자들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 환경연합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환경연합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