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78521

"보수·진보 떠나 국민 모두 분노해야"
[광화문 현장] 학생·시민 800명 모여...명동으로 행진
13.06.22 20:10 l 최종 업데이트 13.06.22 21:10 l 박소희(s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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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이 만든 대통령 우리는 부끄럽다" 국정원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총학생회 시국선언에 종교계, 시민사회단체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청년이그나이트 주최로 열린 국정원 규탄 집회에 참석한 학생과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와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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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규탄 집회 "박근혜 책임져" 국정원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총학생회 시국선언과 종교계, 시민사회단체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청년이그나이트 주최로 열린 국정원 규탄 집회에 참석한 학생과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와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2신: 22일 오후 9시 6분]
생수 600개 기증...220만원 모금도 

청계광장 한쪽에 민중가요 <우리 하나되어>가 울려퍼지자 몇몇 대학생들은 후렴구를 덧붙이며 어깨를 들썩였다. 

7시부터 서울 파이낸스빌딩 앞을 채우기 시작한 시민 약 800명(주최측 추산)은 촛불을 든 채 축제 같은 집회를 벌였다. 전날보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늘었을 뿐 아니라 노래와 율동 등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이들도 많아졌다.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다"며 한 국민대생이 뮤지컬 <지킬앤 하이드> 수록곡 '지금 이 순간'을 부르자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한 사람들은 큰소리로 환호했다. 

경기대 학생 최영순(26)씨는 이별노래를 부르며 "여기서 '헤어진 그녀'를 민주주의로 생각하고 들어달라"고 했다. 그는 "민주주의에 먹칠을 한 게 다른 곳이 아닌 정부기관이란 점에 정말 화가 난다"며 "진보와 보수를 떠나 국민이라면 누구나 분노해야 할 일이 터졌다"고 덧붙였다. 

하루 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규탄하며 가두시위를 하다 경찰에 연행된 대학생들도 오후 4시쯤 풀려나자마자 촛불집회 현장을 찾았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임수빈 학생회장(23)은 "반값등록금이 고지서상으로 이뤄지지 않고, 돈이 없어서 외쳤던 그 목소리가..."라며 국정원의 반값등록금 여론조작을 비판하던 중 울먹였다. 그는 "(우리의 목소리가) 왜곡당했지만... 저희는 패배주의에 젖지 않고 다시 촛불을 들겠다"며 "대학에서 좋은 학문을 배우고 교과서에서 정의를 배우면 뭐하냐, 여기서 외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시민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한 시민은 '참가자들에게 주고 싶다'며 500밀리리터짜리 생수 600개를 기증했다. 한대련이 촛불집회 준비를 위해 돌린 모금함에는 약 220만 원이 모였다. 

촛불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동안 어버이연합 회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계속 "종북세력"이라고 비난했다. 오후 8시쯤 한 행인이 이들에게 항의하자 몇몇 회원이 그를 폭행해 경찰이 저지하기도 했다. 

10명 정도의 자유발언이 끝나갈 무렵 한 노인이 "야, 이 XX놈들아!"라고 욕설을 하며 난입하기도 했다. 

파이낸스 빌딩 앞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오후 8시 50분부터, "국정원을 해체하라, 민주주의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명동으로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1신: 22일 오후 8시 10분]
촛불집회 이틀째...달아오르는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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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규탄집회, "국정원 댓글왕" 국정원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총학생회 시국선언과 종교계, 시민사회단체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청년이그나이트 주최로 열린 국정원 규탄 집회에 참석한 학생과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와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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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선거개입 원세훈을 구속하라" 국정원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총학생회 시국선언에 종교계, 시민사회단체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청년이그나이트' 주최로 열린 국정원 규탄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구속과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22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이 알록달록한 색으로 채워졌다. 다양한 색의 종이에 '국정원이 만든 대통령, 우리는 부끄럽다', '원세훈 구속,' '박근혜 책임져라', '국정조사 실시'라고 쓴 청년들은 큰 함성과 박수로 '대낮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청년단체 '청년이그나이트'가 주최한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규탄 촛불집회'였다.

한 청년은 이른 시각을 고려해 '박근혜 책임져'라고 쓴 대형 종이촛불을 들고 있었다. 대학생과 시민 등 참가자 300여 명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구속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또 최근 불거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물타기'라며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했다.

김용민 <국민TV> PD는 "(정부·여당이) 부정선거 의혹을 덮어가려고 NLL과 종북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며 "북한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게 종북정부다, 박근혜 정부는 더 이상 종북노선을 걷지 말라"고 했다. 또 "보수단체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일베(온라인 커뮤니트 일간베스트저장소) 여러분들이 싫어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부정선거로 정권 잡으면 어떡하겠냐, 그러니까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한 손에 검은 봉지를 든 채 마이크를 잡은 허진환(68·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씨는 "(부정선거 개입 의혹과 종북논리로) 혈압 오르게 만들어서 경기도 신갈부터 여기까지, 이 떡 하나 사서 점심으로 먹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을 두고 '종북' 낙인을 찍고, 노무현 대통령 'NLL 포기 발언' 논란에 불붙이는 이들을 비판했다. 

촛불시민 "툭하면 종북·NLL"…보수단체 "국정원 촛불 난동 물러가라" 

"어떻게 문재인을 찍으면 종북세력이냐, 내 마음에 안 드면 종북이냐? 그러면 대한민국 48%는 종북인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이) 다 드러났는데 손바닥으로 가리려다 안 되니까 NLL 이야기 꺼냈다. NLL이 뭔데 툭하면 NLL이냐.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다. 진짜 속 터져서 여기까지 단숨에 왔다."

참치맨이라는 별명으로 자신을 소개한 남성(29·'청춘의 지성' 활동가)은 "양심고백을 하러 나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며칠 전 서울역 앞에서 5명이 (국정원 사태 규탄) 서명을 받고 있는데 모른 척하고 지나갔다"며 "'그냥 끝나겠지' 했는데 어제 광화문에서 시위를 하다가 잡혀간 30여 명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이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침묵한 채 이곳을 지나는 시민 여러분, 저 같은 죄 짓지 말자" "함께 하는 게 역사다,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하루 전 시작한 촛불이 조금씩 타오르면서 보수단체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자유청년연합과 우국충성단,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40여 명은 청년 이그나이트의 촛불집회 장소 맞은 편 청계광장에서 'NLL포기가 진짜 국기문란 아닌가', '종북좌파 세력의 국정원 죽이기를 위한 국정조사 요구, 새누리당은 절대 수용하지 마라'는 푯말을 든 채 항의집회를 열었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이 오후 7시부터 연 촛불집회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 100여 명(경찰 추산)이 막아서려 해다. "NLL 포기 규탄, 종북세력 척결"과 "국정원 촛불 난동 아웃(OUT)"을 외치던 어버이연합 회원 가운데 몇몇은 촛불집회 쪽으로 진입하려고 시도했으나 경찰에게 저지당했다. 

오후 7시 30분 현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은 하나 둘 촛불로 채워지는 중이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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