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8% “국정원 ‘대선 개입’ 국정조사해야”
등록 : 2013.06.23 20:03수정 : 2013.06.23 21:10 


58% “대선개입 국기문란 사건”
65% “박대통령 입장 표명해야”
한겨레-KSOI 여론조사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조작 사건에 대해 국민들 다수가 ‘불법 선거개입·국기문란 사건’으로 판단하고, 국회 국정조사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국회 국정조사에 대해 국민 10명 중 8명이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고, 국가기관의 잘못인 만큼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65%를 넘었다.

<한겨레>가 2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맡겨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검찰이 발표한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어느 의견에 공감하냐’는 질문에 58.3%가 “국가기관이 불법선거에 관여한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답했다. 새누리당의 “야당이 국정원 여직원을 불법감금한 인권유린 사건”이라는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은 27.4%였다. 새누리당 지지자 가운데 40.2%, 여당세가 강한 대구·경북 지역 응답자의 43.8%도 ‘국기문란’이라는 데 공감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78.4%가 “필요하다”고 답해, 필요 없다(19.0%)는 의견을 압도했다. 새누리당 지지자(62.3%)와 대구·경북지역 답변자(72.4%)의 국정조사 지지도도 매우 높게 나타나,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국민 다수가 국정조사를 통한 진실 규명에 공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 사건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65.6%가 “국가기관의 잘못인 만큼 대통령으로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지난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므로 굳이 입장을 밝힐 필요가 없다”는 의견은 33.8%에 그쳤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록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절반이 넘는 57.1%가 “논란을 끝내기 위해 대화·녹취록 등 원문을 전부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향후 국가 정상간 회담이 제약될 수 있으므로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36.7%였다. 민주당 지지자 중 52.9%도 원문 공개 쪽에 섰다. 이는 지난 대선 이후 지속돼온 엔엘엘 관련 정치 공방에 대해 ‘불필요한 논란을 끝내야 한다’는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22일 하루 동안 전국 19살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집전화와 휴대전화를 절반씩 섞어 임의걸기 방식으로 진행했고, 95% 신뢰수준에 표본 오차는 ±3.7%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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