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배후까지 모두 밝혀내야 한다”…주말내내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 밝혀
대학생, 청년, 종교계로 시국선언 확산...경찰, 최루액 쏘며 촛불집회 진압
김대현 기자 kdh@vop.co.kr 입력 2013-06-23 22:05:07 l 수정 2013-06-24 07:50:21 기자 SNShttp://www.facebook.com/newsvop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 남녀노소 참가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 남녀노소 참가
2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청계광장 인근에서 대학생·시민단체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여론조작과 대선개입 국정원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지금 건너편에서 ‘촛불좌파, 빨갱이들 물러나라’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특정정치 세력을 비호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다. 특정 정치세력에 선동당해서 아무런 생각도 없이 정부를 비판하려고 나온 것도 아니다. 상식을 말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많은 학우들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헌법질서가 유린되고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어 놓은 막중한 사건이기 때문에, 우리 학우들이 결국 행동할 것을 저에게 명해주셨다. 많은 학우들을 대표해 행동해 나갈 것이다”-숙명여대 박명은 총학생회장-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규탄하며 3일째 촛불을 들었다. 대학생들과 시민들 800여명(경찰추산400명)은 23일 오후 7시께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사건”이라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구속은 물론 국정조사까지 해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진하는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 참가자들
행진하는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 참가자들
2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청계광장 인근에서 대학생·시민단체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여론조작과 대선개입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국정원 배후까지 모두 밝혀내야 한다”

이날 집회참가자들은 국정원 뿐만 아니라 국정원과 연관된 배후까지 밝혀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 단체 ‘청준의지성’ 정성훈 대표는 “제 생의 두 번째 투표였던 지난 대선에서 저는 이번 투표가 앞으로 5년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할 국정원이 저의 꿈과 희망을 갖고 했던 투표의 정당성을 훼손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던 정황이 밝혀진 상황에서, 그냥 침묵하고 넘어간다는 것은 30여년 전 우리 할아버지들 희생으로 이뤄낸 민주주의를 욕보이는 행위라고 생각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한양대 역사동아리 회장이라고 밝현 김석민씨는 “국정원은 일베 회원들을 초청해 행사를 벌이고, ‘반값등록금’ 공약을 실현하라는 대학생들을 제압해야 한다고 했다”며 “단순히 국정원을 조사할 것이 아니라, 배후에 있는 여당과 정부에 대해서까지 제대로 조사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구호 외치는 참가자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구호 외치는 참가자
2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청계광장 인근에서 대학생·시민단체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여론조작과 대선개입 국정원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박홍근 “국정조사 뿐만 아니라 특검도 이뤄져야”

문화제에 참석한 민주당 국회의원들 역시 국정원 사건과 관련된 ‘특검’까지 언급하며 강도 높은 대응을 촉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은 국민으로부터 권력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했지만, 18대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이 아닌 국정원에서 나왔다”며 “ 더 이상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상황임에도 새누리당은 NLL 발언록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이어 “국정원을 해체해야 하고 국정조사로는 안 된다”며 “이제는 특검을 통해 국정원과 관련된 정치인들까지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당시 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었다는 최민희 의원은 “군부독재 정부가 자신들의 힘을 유지했던 비결은 정보기관의 사찰과 언론조작 그리고 고문과 투옥이었다”며 “박근혜 정부는 고문과 투옥을 하지는 못하지만, 언론조작과 정보기관 사찰은 그 당시와 똑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정원을 개혁해서 본연의 일을 하게 하지 않으면, 진보개혁세력의 집권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며 “저희들은 원내와 원외에서 열심히 할테니, 여러분들은 거리에서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의 최루액에도 구호 외치는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집회 참가자들
경찰의 최루액에도 구호 외치는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집회 참가자들
2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청계광장 인근에서 대학생·시민단체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여론조작과 대선개입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시도 경찰의 최루액을 맞고도 참가자들이 그자리를 지키고 있다.ⓒ김철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 직접 사과하고 책임져야”

문화제 참가자들은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과하고, 책임 질 것을 요구했다. 

한대련 김나래 의장은 “방금 한 기자가 저와 인터뷰를 하면서도 ‘(방송에 내보내지 못해)미안하다’고 했다”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가둬놓는 역할을 하는 곳은 국정원 뿐만이 아닌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당장은 국정원의 잘못이 분명히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지만, 원세훈 국정원장을 구속 수사한다고 해서 해결되지는 않는다”라며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 직접 나서 얘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살기 최헌국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은 여론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대통령임이 명백하게 드러났음에도, 사죄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국가의 기강을 어지럽힌 이번 국가기관 의 행태를 바로잡고, 민주주의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문화제를 마친 후 시청광장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했으나, 경찰은 최루액을 뿌리며 강경하게 행진을 막았다. 이에 학생과 시민들은 “평화행진 보장하라” “국정원을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고, 다음날인 24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촛불문화제를 열 것을 예고한 뒤 해산했다. 

한편 이날 문화제 장소에는 보수국민연합·대한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확성기를 이용해 욕설을 내뱉으며 문화제 진행을 방해했다. 파이넨스센터를 마주보고 있는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미신고 집회를 연 이들은 ‘촛불난동 중단’, ‘종북정치 끝내자’ 등의 내용이 적히 피켓을 들며, 각종 욕설을 내뱉고 촛불문화제 장소를 침범하는 등 촛불문화제를 비난했다. 특히 이들 보수단체 회원들은 횡단보도를 완전히 가로막아 통행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겪기도 했다. 

최루액 등장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집회
최루액 등장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집회
2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청계광장 인근에서 대학생·시민단체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여론조작과 대선개입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를 마치고 시청 방향으로 행진을 하자 경찰이 참가자들을 향해 최루액을 쏘고 있다.ⓒ김철수 기자

경찰의 최루액을 얼굴 정면에 맞은 고등학생
경찰의 최루액을 얼굴 정면에 맞은 고등학생
2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청계광장 인근에서 대학생·시민단체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여론조작과 대선개입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를 마치고 시청 방향으로 행진을 하자 경찰이 참가자들을 향해 최루액을 쏘고 있다.ⓒ김철수 기자

경찰에 가로막힌 국정원 규탄 촛불 참가자들
경찰에 가로막힌 국정원 규탄 촛불 참가자들
2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청계광장 인근에서 대학생·시민단체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여론조작과 대선개입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하자 경찰이 막고 있다.ⓒ김철수 기자

국정원 대선개입 박근혜 대통령 책임져라!
국정원 대선개입 박근혜 대통령 책임져라!
2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청계광장 인근에서 대학생·시민단체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여론조작과 대선개입 국정원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라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김철수 기자

대선개입 민주주의 파괴 원세훈 구속하라
대선개입 민주주의 파괴 원세훈 구속하라
2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청계광장 인근에서 대학생·시민단체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여론조작과 대선개입 국정원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라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김철수 기자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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