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끝나도 기름띠·악취 진동…일부 구간 녹조,물감 풀어놓은 듯
헛돈 쓴 부산권 낙동강사업
국제신문 하송이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2013-06-30 21:15:16/ 본지 3면

30일 부산 사하구 하단동 도시철도 하단역 공영주차장 앞 괴정천에 기름찌꺼기와 부산물 등이 떠다니고 있다. 김화영 기자

수백억 투입된 삼락·감전천 검은 기름띠 덩어리 '둥둥' 바닥엔 중금속 오니토 수북
덕천천 등 지류는 더욱 심각, 바닥서 메탄 기포 뽀글뽀글, 악취로 행인들 코 막고 다녀
편의시설 확충 치중 벗어나, 오염원 차단·강바닥 준설 등 실질적 수질 개선 대책 필요

"이게 강이야? 하수구지…."

500억 원 넘게 들어간 낙동강살리기사업의 43공구인 부산 사상구 삼락천·감전천 정비공사가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오염방지대책은 부실하다. 최근 삼락천이 기름띠로 범벅이 되자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와 사상·북구가 오염방지대책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과거 30년 넘게 공장폐수와 생활하수로 몸살을 앓던 이곳 주민들은 사업이 마무리돼도 수질이 개선되지 않자 "예산 낭비"라고 비판하고 있다.

서낙동강과 맥도강·평강천 수질도 국가하천 가운데 최악인 5급수 수준이다. 낙동강공동체 김상화 대표는 "서낙동강 유역의 에코델타시티(사업비 5조4000억 원)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최근 시작됐다. 명색이 친수구역사업인데 수질 개선에 대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수백억 원 허공에 떴나

30일 부산 북구 구포축산물도매시장 인근인 삼락천 상류에서는 소량의 기름기만 눈에 띄었다. 그러나 물길을 따라 사상구 괘법동 쪽으로 내려갈수록 오염이 심해졌다. 시커먼 기름띠가 작은 점처럼 보이다가 모라동 인근 강에선 덩어리를 형성했다. 집중 호우만 오면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부유물에 무단방류한 오·폐수가 섞여 강 전체를 뒤덮는다고 이곳 주민들은 전했다. 최모(55) 씨는 "생활환경이 나아질 것이라는 부푼 기대를 안고 교통 불편과 공사 소음 분진을 모두 참으며 3년 넘게 버텼다. 그런데 예전보다 나아진 것이 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시는 분류식 하수관거 설치사업이 끝나는 2016년까지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달 중순 예정된 43공구 준공식을 미루고 정확한 오염원부터 찾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장천살리기주민모임 강미애 대표는 "구포축산물시장에서 핏물이 흘러나올 수도 있고 비가 올 때마다 폐수를 몰래 내보내는 업체도 있는 것 같다"며 "삼락천의 각종 오염원이 낙동강 본류까지 오염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4대강 예산이 투입되지 않은 지류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대리천과 덕천천이 낙동강으로 유입되기 전 만나는 부산 북구 덕천 배수펌프장에선 물 색깔이 짙은 녹색을 띠었다. 산소 부족으로 강 밑바닥에서 생긴 메탄 기포가 물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괴정천도 각종 생활오수가 유입된 탓에 악취로 행인들이 코를 막고 지나 다녀야 할 정도다. 복개구간에서 흘러나온 기름때와 부산물은 딱딱하게 말라 강바닥에 눌어붙어 있었다. 부산시는 2011년부터 괴정천 생태하천 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분류식 하수관거가 설치되지 않은 탓에 외관만 화려하게 꾸미는 '헛공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찔끔 준설'에 수질 개선 흉내만

낙동강 본류와 서낙동강 수질은 눈으로 봐도 구분될 만큼 차이가 났다. 강서구 대저수문에서 시작한 서낙동강은 탁도가 심하고 조류까지 번식한 상태였다. 긴 막대로 아무 데나 휘저어보니 시커먼 흙탕물이 일어나기도 했다. 김해에서 서낙동강으로 합류하는 운하천은 짙은 황토색을 띨 만큼 오염돼 있었다. 전문가들은 서낙동강으로 유입되는 오염원 방지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준설 공사도 반쪽만 한 탓에 수질 개선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부산시는 2010년 5월부터 서낙동강 준설을 하면서 18.5㎞ 중 중사도 위쪽 7.5㎞(준설량 52만 ㎥)만 하고 11㎞는 제외했다.

서낙동강 준설과 하천정비는 줄곧 필요성이 제기됐던 사업이다. 수계 오염 유발 시설이 많고, 상·하류가 수문으로 막혀 있기 때문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낙동강 본류보다 서낙동강이 더 급하다고 지적한다.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은 "김해 쪽의 오염원이 하수시설을 거치지 않고 서낙동강으로 유입되는 탓에 농업용수로도 못 쓸 정도로 수질이 안 좋다"며 "부산·김해를 아우르는 수질 개선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에코델타시티 사업지인 맥도강과 평강천 정비도 수질보다는 자전거도로와 같은 편의시설에 집중됐다. 서낙동강수계살리기범주민협의회 반재화 대표는 "그 많은 돈을 어디다 썼는지 모르겠다. 강바닥에 쌓인 토사에 낚싯배의 스크루가 걸려 꼼짝달싹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부산권 낙동강 살리기 사업

구분

총 사업비

사업내용

총계

3841억 원

준설 1134만㎥, 둔치정비 
449만 평 등

낙동강 본류
(1~4공구)

2615억 원

준설, 영농보상, 생태공원 등

서낙동강
(41공구)

355억 원

준설 52만㎥, 
에코벨트 사업

맥도강·평강천
(42공구)

297억 원

맥도수문 
신설 등

삼락·감전천
(43공구)

574억 원

낙동강 물길 
연결, 준설 등

※자료 : 부산시 낙동강사업본부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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