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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K 제작후기] 4대강이 우리에게 말하려는 것
KBS TV| 기사입력 2013-07-03 07:43

6월 21일 방송된 취재파일K 「4대강의 길을 찾다」제작 후기 

차윤정. 원래 생태학자였다. ‘무엇이던 물어보세요’ 같은 프로그램에서 피톤치드를 설명하던 자연주의자였다. 2009년 저서 ‘떡갈나무 투쟁기’가 크게 히트했다. 그런 그녀가 난데없이 4대강 부본부장(1급)으로 임명됐다. 22조.거대한 토목공사의 환경책임자가 됐다.

박창근. TV만 틀면 등장하는 교수다. 원래는 잘나가는 토목공학자였다. 거대한 구조물 공사를 연구하는 사람이 친환경을 주장하더니, 어느새 4대강 반대를 상징하는 얼굴이 됐다. 정부로부터 4대강 억지 주장한다고 소송도 2번이나 당했다 (모두 무혐의 판결이 났다)

서로 마주보는 것도 불편한 두 사람에게 4대강에 같이 가보자고 제안을 했다. 이 난데없는 요청을 그런데 두사람 모두 흔쾌히 받아들였다. 6월 중순. 인터뷰는 낙동강과 금강의 보와 수변공원 5곳에서 진행됐다. 두 대의 메인 카메라와 대형 지미짚 카메라, 6밀리 VJ. 그리고 촬영기자 2명이 별도로 수중으로 들어갔다. 자세히 듣고 샅샅이 보여주고 싶었다.

대운하논쟁부터 4대강 착공, 4대강 완공을 모두 출입기자로 지켜봤다. 우리 강은 그사이 정말 크게 변했다. 강폭을 크게 넓히고 바닥을 깊이 파냈다.(남산 9개 만큼 파냈다) 그리고 14개의 보를 건설해 강물을 막았다. 몇 배로 커진 강은 이제 더 많은 물을 머금고 홍수를 예방한다. 그 옆으로 234개의 수변공원이 들어섰다.

하지만 (감사원 지적처럼) 강물은 더 흐려졌고, 확보한 물은 좀처럼 쓸 곳이 없다. 콘크리트 수변공원에 시민들이 발을 담글 공간은 없다. 그저 바라볼 수만 있는 수변공원엔 좀처럼 사람들이 오지않는다. 파낸 강바닥에는 다시 모래가 쌓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황량한 4대강변을 자전거 동호회가 줄지어 지나갔다. 현장에서 논쟁은 뜨거웠다. 두 사람은 쉴새없이 각이 선 주장을 던졌다. 번번이 논리와 논리가 충돌했다. 자주 얼굴을 붉혔다. 어디선가 접점을 찾기에는 4대강은 너무 멀리까지 가있었다. 초여름 4대강은 뙤약볕이 정말 뜨거웠다.

두 사람의 거친 논쟁을 잘 정제된(?) 구성에 버무려 넣고, 여기에 4대강 공사 전후 화면을 여러장 배치해 편집했다. 성형수술 뒤 1년 반. 붓기가 빠진 4대강을 보고 시청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자연은 개발과 보존으로 완성된다는데 우리 4대강은 어디까지 개발을 견뎌낼 수 있을까? 이 거대한 토목공사의 평가는 다시 국민몫으로 남았다.

22조원짜리 수술을 마친 4대강은 이제 그 건강성과 효율성, 지속가능성을 검증받아야한다. 정부는 조만간 4대강 검증위원회를 발족한다. 그 위원회가 부디 정치적 합의공간은 아니길, 논쟁과 싸움의 소비공간이 아니길 빈다. 거대해진 강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 기울이길 빈다. 콘크리트 사이로 강이 숨 쉬고, 강과 사람이 더 가까워지는 해답이 제시되길. 강은 우리 삶의 젖줄 아닌가.
                                                               
[시사제작국  김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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