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망친 'MB의 분신'은 왜 태국으로 향했나?
[기고] 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한 타이 주민의 우려
타이 타친 강 위원회  기사입력 2013-07-05 오전 9:58:14 

환경운동연합이 태국(타이) 물 관리 사업에 참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를 현지에서 비판한 것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한국방송(KBS)의 비난 보도 이후,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또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환경운동연합은 맹비난을 받고 있다. (정작 이 일로 환경운동연합을 탈퇴하는 회원은 거의 없다.)

<프레시안>은 과연 환경운동연합이 태국에 가서 한 일이 KBS <뉴스 9>와 <조선일보> 등이 보도한 대로 '매국노' 같은 일인지 의문을 표한다. 왜냐하면, 태국에서 한국수자원공사가 하려는 일은 바로 이명박 정부의 막무가내식 4대강 사업을 그대로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환경, 경제, 지역 사회를 망가뜨린 한국의 4대강 사업이 잘못된 일이라면, 그것의 복사판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의 태국 물 관리 사업 역시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다. 혹시, 문제가 많더라도 외화벌이에만 도움이 된다면 면죄부를 줘야 한다는 '이명박 식' 사고를 우리도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태국 물 관리 사업과 한국수자원공사를 둘러싼 문제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태국 현지 주민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프레시안>은 이번 사업으로 직격탄을 맞는 지역 주민의 모임 중 하나인 '타친 강 위원회'가 지난 7월 1일 보낸 편지를 전문 게재한다. 과연 환경운동연합과 한국수자원공사 중 어느 쪽이 옳은가? <편집자>

한국 국민에게 : 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한 태국 주민의 우려

우리는 태국 정부의 물 관리 계획의 일환인 방수로 건설 예정 지역 주민의 연합체 '타친 강 위원회'입니다. 우리는 한국 기업 한국수자원공사(K Water)에 우려를 표현하는 바입니다.

2011년 태국 중심지의 파괴적인 홍수 이후로 정부는 물, 홍수 관리 위원회를 신설했습니다. 이 위원회는 35억 바트의 예산을 들이는 물 관리 계획에 착수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댐과 홍수 예방책 건설 등을 포함합니다. 한국 기업 K Water는 2건의 주요 프로젝트를 따 내었고 앞으로 원숭이 볼로 알려진 홍수 지역에 16억 바트의 예산을 들여 방지책을 건설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태국 국민들은 K Water가 어떤 기업인지 전혀 모릅니다.

협의 과정과 프로젝트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도 없이 (K Water와 같은) 건설 회사를 입찰에 참여하게 한 태국 정부의 일처리 방식에 놀랄 따름입니다.

방수로 프로젝트에 대한 유일한 정보는 방콕 서부의 7개 지역을 아우르는, 길이 약 298 킬로미터, 너비 200미터 방수로가 건설될 것이라는 것뿐입니다.

여기에는 우리의 터전인 타친 강 유역도 포함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의 초기 조사 연구 단계에서도 계획에 포함된 지역 공동체에 어떤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도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가구가 포함되는지 또 얼마나 많은 가구가 건설 지구로부터 이전되는지도 모릅니다.

태국는 아직도 농업 국가입니다. 인구 대부분이 생계를 자연 자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생계를 꾸리기 위해 벼농사와 다른 농작물 재배, 고기잡이, 원예 등을 하고 있습니다. 풍부한 자연 자원과 비옥한 생태계는 지역 공동체와 우리 같은 주민들에게 생명과 같이 소중합니다.

지난주부터 태국 방송이 K Water를 둘러싼, 주로 태국 사회에 밝혀지지 않았던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K Water는 누구인가? 아무도 배후나 배경을 모릅니다. 우리가 아는 것이라고는 한국 기업이라는 것뿐입니다. 어떻게 이 기업이 예산상 가장 규모가 큰 태국 물 프로젝트를 따냈는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태국 매체의 K Water에 대한 조사는 어마어마한 예산이 드는 물 프로젝트의 투명성을 세우는 첫 단추입니다. 태국 시민으로서 우리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이것도 역시 태국 헌법에 명시돼 있는 참여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한 과정입니다.

2013년 6월 27일 태국 중앙 행정 법원은 공청회와 환경 건강 영향 평가가 먼저 이루어질 때가지 물 관리 프로젝트의 연기를 명령했습니다. 이 좋은 소식으로 인해 물 관리 계획이 이제는 투명하고 믿을 수 있게 될 것이고 더 높은 사회적, 환경적 기준을 태국 사회에 마련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했습니다. 이것은 태국 헌법에 부합할 뿐 아니라 민주주의 실현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 기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사회와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양국 국민의 우정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많은 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이라면, 국민이 가진 많은 의문점을 풀어주는 검토의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애초에 투명하지 못했던 기업이라면 더 더욱 그래야 하겠지요.

끝으로 우리는 양국 국민들이 다음 세대를 위해 자연 환경과 공동체의 생계를 지켜내는데 서로 손잡고 협력하기를 바랍니다.

2013년 7월 1일

연대하며,
태국 타친 강 위원회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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