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MB 폼 잡는 4대강 행사에 공무원 후생비 빼다 썼다
작년 자전거길 완공 기념 일회성 이벤트 열면서 무원 복지지원 예산 멋대로 전용
2013 07/30ㅣ주간경향 1036호

이명박 정부가 공무원 후생복지비 6800만원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참여한 ‘4대강 자전거길 라이딩’ 행사에 전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무원 후생복지지원 사업은 공무원 예술대전 운영, 공무원 상담센터 운영, 퇴직 예정 공무원 퇴직 준비교육 지원 등 중앙부처 공무원의 후생복지를 강화하고자 만든 사업으로 4대강 자전거길 라이딩 행사와는 관계가 없다.

정부가 예산 규정을 어기고 ‘4대강 자전거길 라이딩’ 행사를 위해 60여만명의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편성한 예산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제1회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 | 청와대 사진기자단

비정부 예산감시기구인 나라살림연구소의 정창수 소장은 “비록 규모(6800만원)는 얼마 되지 않을지라도 전체 공무원의 후생복지비를 관련 사업과 무관한 특정한 행사에 썼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이런 식으로 예산을 규정에 맞지 않게 사용한다면 정부가 관련 사업 예산을 편성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 편의에 따라 예산을 전용하는 것은 전체 예산 운용의 틀과 규율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비판이다.

안전행정부(안행부)는 지난해 10월 28일 ‘공공부문 자전거동호인 한마음 라이딩’ 행사를 남한강 이포보(경기도 여주군 당남리섬)에서 개최했다. 이 행사는 한강~금강~영산강~낙동강을 잇는 총 665㎞의 4대강 자전거길을 완공한 기념으로 안행부가 주관해 개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해 이포보에서 여주보까지 약 12㎞를 자전거를 타고 직접 달렸다.

안행부는 행사 개최 비용 6800만원 전액을 공무원 후생복지지원비에서 지원했다.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참석한다는 명목이었다. 행사에는 중앙부처 공무원 223명과 6개 공공기관 직원 133명 등 총 356명이 참석했다. 안행부는 버스 및 화물차 임차료와 기념품 제작, 도시락, 행사요원 조끼 구입 등으로 공무원 복지지원비를 사용했다. 지방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자전거를 화물차에 싣고, 버스를 이용했기 때문에 버스·화물차 임차료가 들었다.

이와 관련, 국회 예산정책처는 “‘공공부문 자전거동호인 한마음 라이딩’ 행사는 공무원 후생복지지원 사업의 당초 예산과 계획에 없었던 사업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목적과 취지 및 수혜 대상에서도 이 사업과는 부합하지 않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 행사의 참가자 중 상당수가 중앙부처 공무원이 아닌 공공기관의 자전거 동호인이었다”며 “수혜 대상을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으로 명시하고 있는 이 사업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백재현 의원(민주당)은 “공무원 후생복지지원 예산을 이명박 대통령을 위한 일회성 행사에 사용한 것은 잘못됐다”며 “8월 말로 예정돼 있는 결산 국회에서 안행부를 철저히 추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행부는 자전거 라이딩 행사에 대한 지원이 당초 예산 계획에 없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공무원 복지지원비 전용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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