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area/capital/976904.html


122명 ‘대면 예배’ 밀어붙인 목사 “방역으로 교회 탄압” 궤변

등록 :2021-01-01 15:37 수정 :2021-01-01 18:11


‘방역수칙 위반’ 서울 금천구 예수비전성결교회 목사 확진

격리 중 유튜브 “방역이 종교의 자유 침해, 행정소송 낼 것”


서울 금천구 예수비전성결교회 전경. 예수비전성결교회 페이스북 갈무리

서울 금천구 예수비전성결교회 전경. 예수비전성결교회 페이스북 갈무리


서울 금천구 예수비전성결교회가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오는 4일까지 집합금지 명령을 받은 가운데, 확진자인 이 교회 안아무개 담임목사가 격리 중 연일 유튜브에서 방역당국이 ‘정치방역’을 통해 ‘교회 탄압’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안 목사는 지난달 말부터 지금까지 예배영상을 포함해 20여개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앞서 서울 금천구청은 지난달 22일 이 교회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안 목사는 성탄절 예배 동영상에서 “주일날은 제가 너무 아프고 정신을 못 차려서 예배를 못 드려 속상하다. 상자를 강(연)대 삼고 밥상을 깔고 앉아서 예배하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실 만한 예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동영상은 확진자인 안 목사가 격리 중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9일 동영상에서 “저도 코로나 확진에 걸렸고 격리조치를 당했다”고 했다. 이 교회의 다른 목사는 <한겨레>에 “유튜브에서 (확진됐다고) 말씀하신 것이 맞다”며 이 영상이 생활치료센터에서 촬영됐을 것이라고 했다. 송구영신 예배 동영상을 보면 서울시에서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종이상자를 받침대로 삼아 영상을 촬영하는 장면이 나온다.


예수비전성결교회에서는 지난달 31일까지 2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이 교회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위반한 채 122명이 대면예배를 열어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있다. 금천구는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4일까지 14일 동안 이 교회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는 한편,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집합 금지된 예수비전성결교회 안아무개 목사가 생활치료센터 안에서 촬영해 올린 것으로 보이는 영상의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집합 금지된 예수비전성결교회 안아무개 목사가 생활치료센터 안에서 촬영해 올린 것으로 보이는 영상의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안 목사는 동영상 예배에서 방역 수칙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자신의 교회를 정치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에 따라 예배를 비대면을 원칙으로 진행하고, 비대면 예배 진행을 위해 20명 이내만 모일 수 있게 한 것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대중교통과 다중이용시설은 이용에 제한이 없는데 유독 교회만 예배 인원을 제한하는 것이 불공정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종교시설을 매개로 한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지난달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전체 6만740명 확진자 가운데 주요 집단 발생 감염경로 중에서 가장 많은 분류가 ‘신천지’로 5231명이었고, 신천지를 제외한 종교 관련이 4059명으로 두번째를 차지했다. 요양병원·시설(3362명), 콜센터 등 직장(3211명), 가족·지인 모임(2833명)보다 많았다. 지난달 31일에도 관악구 교회에서 확진자 7명이 발생해 누적 16명이 됐고, 중랑구 능력교회에서도 5명이 추가돼 누적 6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울산 중구의 선교단체-교회 6곳에서 누적 83명(신규 34명)을 기록했다.


안 목사는 근거없는 색깔론을 펴기도 했다. 그는 “공산화되는 데 최고의 걸림돌이 교회이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국민이 그걸 모르니까, 정부가 말하는 대로 정부의 하수인 노릇 하는 언론이 말하는 대로, 문재인 지지자들 ‘문빠’들이 말하는 대로 같이 교회만 욕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교회에 방역당국이 행정 처분하는 것을 두고 “정치 방역”, “방역독재”라고 주장했다.


안 목사는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처분에 관한 행정소송 집행정지 신청이 최근 인용된 것을 언급하며 “교회는 (윤 총장보다) 더 당하는데, 예배가 짓밟히는데 소송 한번 진행하지 않고 교회 단체, 지도자들 뭐했냐”며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데 가만있으면 안 된다. 행정소송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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