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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표로만 쓴소리 가능 조직…개혁 0순위”
삼성 파헤쳤던 백혜련 검사 사직…네티즌 “아까운 분”
진나리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1.28 13:11 | 최종 수정시간 11.11.28 13:18      
 
현직 여검사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신랄한 내부비판’을 퍼부으며 사직서를 던졌다. 가뜩이나 ‘벤츠 여검사’ 파문 등으로 검찰에 대한 시선이 곱지 못한 상황에서 네티즌들은 해당 검사의 행동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경향신문>의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대구지검 백혜련 검사는 지난 21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사직의 변’을 통해 “연일 쏟아지는 검찰에 대한 언론들의 비판, 정치권의 조롱, 법원의 무죄판결, 국민들의 차가운 눈초리 등 아무도 편들어주지 않는 검찰의 모습을 보며 검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이 무너져 내렸다”고 주장했다. 

백 검사는 “검찰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비판의 대상이 된 가장 큰 원인은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되는 큰 사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고도로 요구되는 사건들을 검찰이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며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백 검사는 “아무리 형사부에서 수만 건의 고소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해도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단 하나의 사건을 공정하게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검찰이 쌓아올린 신뢰는 바로 무너져 내린다”며 “어찌하다 검찰이 여당 국회의원에게조차 ‘정치를 모르는 정치검찰’이란 말을 듣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백 검사는 “국민과 언론을 탓하고 법원을 비판하기보다는 검찰이 한쪽으로 치우친 점은 없었는지, 검찰의 기준과 상황판단이 시대흐름에 뒤처져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 점은 없었는지, 절차상 공정성 문제는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검찰 내에 이런 목소리도 자연스럽게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조직에 생명을 불어넣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백 검사는 “요즘처럼 대검과 일선 사이의 간극이 넓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대검과 일선 검찰의 현실 인식 차이, 소통 부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며 “소통하지 못하는 조직은 구성원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결국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채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글을 남기고 사직서를 제출한데 대해 백 검사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PD수첩’ 수사를 지켜보며 검찰 조직에 많은 회의를 느꼈다”며 “많은 검사들이 생각하는 이야기지만 조직에 있으면서 하기 어려운 말을 사직서를 내며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백 검사는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0년 사법연수원 29기로 임관했으며 수원지검과 서울중앙지검, 대구지검에서 근무했다. <경향신문>은 “(백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재직 시절 삼성물산 재개발 비리를 파헤쳐 주목을 받았고 TV드라마 ‘아현동 마님’의 주인공 여검사 역할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며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을 나타냈다. 

트위터 상에는 “국민의 마음판에 새겨진 검사는 왜 사직한 검사들로 채워져야 하는가”, “이런분이 계속 검찰에 남아 계셔야 하는데”, “약한 자를 돕는 변호사로 재탄생하세요”, “백혜련 검사, 그대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아~ 아까운 분이다”, “이런 분이 검사로 있어야 하는데”, “이런 진짜검사는 남아 있어야”,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등의 글들이 이어졌다. 

네티즌들 중에는 “이런 분이 조그만 힘이라도 검찰개혁에 보태시면 좋은데 다 떠나시니”, “이런 진짜 검사들을 위해서라도 차기 정권의 개혁 0순위는 검찰 개혁이 돼야 합니다”라는 반응을 보인 이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조직속에서 가장 조직의 생리를 잘 아시는 분들이 사직을 결심하게 되는 데 대한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 아닐까 싶군요”라고 꼬집었다.

한편, 최근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와 함께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라는 책을 발간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오는 6일(부산)부터 7일(서울)까지 이틀간 ‘The 위대한 검찰!’이라는 제목의 검찰개혁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이 토크콘서트에는 한명숙 전 총리와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정연주 전 KBS 사장,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정봉주 전 의원, 조국 서울대 교수, 김선수 민변 회장 등이 출연한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기획한 이번 공연은 최근 ‘나는 꼼수다 토크콘서트’를 의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가 연출을 담당한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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