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35673.html?_fr=mt2


[현장] 또 현장예배 강행한 사랑제일교회…되레 “예배방해죄!” 강변

등록 :2020-04-05 14:44 수정 :2020-04-05 20:54


전광훈 담임목사 맡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5일 예배 강행

“예배방해죄 500만원” 등 손팻말 들고 시위도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해 19일까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밝힌 가운데 서울시내 일부 교회들이 5일에도 예배를 강행했다. 특히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목사가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는 앞서 서울시로부터 ‘집회금지 명령’을 어겨 고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일 연합예배를 이어가 비판을 받고 있다.


 이날 5일 오전 10시30분께 사랑제일교회 앞엔 예배를 보려는 이들 수백명과 서울시 직원 50여명, 성북구 직원 50여명 등이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사회적 거리두기’완 거리가 멀어 보였다. 교회 앞은 공개된 도로지만 교회 관계자들은 “예배방해죄 500만원”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기자 등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았다. 11시4분께 “주여”를 세 번 외치는 만세삼창과 함께 예배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신도들은 “이게 집회냐, 예배지”라고 시청 관계자들에게 소리치거나, 기자들에게 항의했다. 경찰도 현장 공무원들을 보호하려 4개 중대를 지원했지만 다행히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2일 ‘신도 간 거리 유지’ 등 방역수칙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랑제일교회에 5일까지 집회를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사랑제일교회는 이날 교회 안이 아닌 교회 밖 도로에서도 예배를 진행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예배당 안에 거리를 둬 앉다보니 자리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교회 밖 약 100미터 앞까지 플라스틱 의자와 방석이 깔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교회 관계자는 소음 민원이 오지 않겠냐는 지적에 “주변이 재개발지역이라 주민이 없어 거리에서 찬송을 틀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교회 주변 주민들은 대체로 교회의 처사에 불만을 표했다. 교회가 위치한 장위동에 4년 동안 살았다는 70대 여성 ㄱ씨는 “나도 방금 집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점심 먹으러 나왔다. 대구의 불편함을 생각하면 우리가 견디지 못할 게 없다”며 “4주 동안 사랑제일교회 예배 때문에 시끄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그렇게 어려운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김아무개(51)씨는 “다 코로나19 걸려버렸으면 하는 심정이다. 주민들이 착해서 그렇지 다른 곳 같으면 들고 일어섰을 거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한 50대 주민은 “코로나19로 불안하긴 하지만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전11시30분께 교회 앞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지난주보다는 감염병 예방 수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으나 집회 자체가 금지된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고발할 예정이다”라며 “목사가 마스크를 끼지 않고 교인 명단을 작성했지만 제출을 거부하는 등 7대 방역수칙도 어겼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교회 밖 공공도로를 점거하고 서울시 현장조사를 막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협의를 해서 공무원 셋이 들어갔지만 경찰과 시구청 공무원 도로 진입을 막는 건 잘못이다”라고 덧붙였다.


11시께 시작된 예배는 두 시간을 넘겨 오후 1시20분께 마무리됐다. 예배를 마치기 직전인 오후 1시8분께 “가장 기쁜 헌금 시간이다”라는 안내가 나왔다. 파란색 조끼를 입은 교회 스태프들이 보라색 벨벳 재질의 헌금 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헌금을 받았다. 마스크를 꼈지만 사실상 손과 손이 헌금 바구니를 통해 ‘간접 접촉’하는 순간이었다. 예배가 끝나자 ‘마스크를 올려 끼라’는 교회 스태프들의 안내를 받으며 교인들은 자리를 떠났다. 스피커에서는 “모진 고난 핍박이 와도 우리 믿음 더욱 견고해”라는 찬양이 흘러나왔다.


글·사진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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