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935744.html?_fr=mt2


미군 72명 무더기 확진인데, 신원·경로 묻지마?

등록 :2020-04-05 23:42 수정 :2020-04-06 09:04


평택기지, 서울 연구소에 세차례 의뢰

신원 안 밝힌 채 “한국 주둔군 아냐”

항모 루스벨트호 승무원 가능성 제기

한국 바깥의 미군까지 검진 ‘부적절’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군 관계자들이 출입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군 관계자들이 출입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군 72명이 최근 국내 연구소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주한미군사령부 쪽은 이들이 한국에서 주둔하는 미군은 아니라고 밝힐 뿐 감염 경로는 물론 확진자의 근무지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담당하는 서울의 ㅅ연구소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 사이에 세차례에 걸쳐 미군 72명에 대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내렸다. 이들 72명의 검체에 대한 진단 검사는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의 미군병원 의뢰에 따른 것이었다. 이런 사실은 검사를 의뢰받은 연구소가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평택시에 통보하면서 알려졌다.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군 72명의 구체적 신원은 5일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평택시는 캠프 험프리스에 있는 주한미군사령부에 이들의 신원 등에 대해 문의했으나, 주한미군사령부 쪽은 “주한미군은 아니며 한국 안보에 도움을 주는 군인들”이라고만 밝힐 뿐 입을 닫고 있다.


이 때문에 확진자와 감염 경로를 놓고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일단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에서 근무하는 승무원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을 이끄는 브렛 크로저 함장은 지난달 30일 승무원들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며 미국 국방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는데, 이 편지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결국 크로저 함장은 전격 경질됐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최근 항로에 한국과 그리 멀지 않은 남중국해 등이 포함돼 있다는 점은 이런 관측에 더 힘을 실어준다.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은 지난 1월 모항인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를 떠나 지난달 중순 베트남 다낭 등에 기항한 뒤 남중국해 기동 훈련에도 참여했다. 현재 괌에 정박하고 있는 이 배에선 4일 기준으로 155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상황이 다급하게 돌아가자 코로나19 진단의 속도나 정확성 등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신뢰가 높고 이 배의 항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국 등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오키나와나 괌 미군기지도 꼽힌다. 한국과 비교적 가까운 곳인 만큼 이곳에 주둔하는 미군들이 진단 검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어떤 경우든 일각에선 주한미군이 한국 바깥에 근무하는 미군 장병들의 검진까지 국내 연구소에 의뢰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기에 따라서는 국내에서 주한미군이 누리는 특수한 위치를 이용해 사실상 미국 국민의 검진을 의뢰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주한미군이 검진을 의뢰하면서 검체에 실명 대신 번호만 표기하는 방식으로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도록 했던 것도 논란거리다. 평택시 쪽은 “질병관리본부가 앞으로 출처가 불분명한 검체는 검사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고 들었다”고 밝혔으나, 질본은 이를 부인했다.


주한미군 관련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5일 신규 확진자 1명이 추가 확인돼 모두 19명으로 늘었다. 주한미군은 또 이날 코로나19 대응지침을 어기고 부대 밖 술집에 출입한 장병들에게 강력한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사 1명은 봉급이 몰수되고 병사 3명은 봉급 몰수와 함께 계급이 훈련병으로 강등됐다. 한국군은 13일째 신규 확진자 없이 누적 확진자 39명(현재 7명, 완치 32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홍용덕 노지원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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