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29315


'일제강점기'란 말 교과서에 넣은 전두환도 좌편향?

"북한이 만든 말" 미래한국당 정경희 후보 주장 논란

20.04.03 20:35 l 최종 업데이트 20.04.03 20:35 l 윤근혁(bulgom)

▲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7번 정경희 후보 ⓒ 중앙선관위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7번 정경희 후보(영산대 교수)가 일제강점기란 말을 북한에서 만들었다고 비난하는 한편, 식민지근대화론은 옹호하는 글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정 후보가 쓴 책 <한국사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2015)를 봤더니 정 후보는 "7차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와 <한국사> 교과서 6종 전체가 북한에서 만든 이 용어(일제강점기)를 일제히 사용하고 있다"라면서 "이런 사실은 오늘날의 교과서가 그만큼 좌편향 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적었다.

 

"집필자가 자신들의 편향된 역사 인식에 따라서 의도적으로 '일제 강점기'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편향된 인식이라 함은 남한이 여전히 미국의 식민지라는 인식을 포함하는 것이다."

 

남한이 미국의 식민지라고 생각하는 친북·반미 교과서 집필진이 일제강점기라는 용어를 썼다는 식의 색깔론을 펼친 것이다.


정 후보는 2014년 3월 <한국논단> 292호 인터뷰에서는 "1987년 6월 5차 교육과정에 따른 국사교과서 개편을 위한 (집필) 준거안에 일제시기를 일제강점기로 서술하라는 내용이 처음으로 들어갔다"라면서 "1987년 6월의 민주항쟁으로 인한 민주화 추세와 민중사학의 대두가 맞물리면서 민중사학이 처음으로 교과서에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란 용어는 북쪽이 아닌 남쪽 국어사전인 <표준국어대사전>이나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나오는 우리나라 용어다.


게다가 국사교과서 준거안을 만든 때인 1987년은 전두환 정부 시절이다. 전두환 정권이 일제강점기란 용어를 교과서에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이 준거안이 처음 교과서에 구현된 때도 노태우 정부 시절이다. 모두 정 후보가 소속된 미래한국당의 전신인 민주정의당과 민주자유당 집권 시절에 벌어진 일이다.


정 후보의 주장이 맞으려면 전두환·노태우 정부 시절 교육부 직원들이 '좌편향자'여야 한다. 과연 그럴까?


87년 이전 교과서에도 '일제 강점' 용어 많이 사용


정 후보 주장과 달리 1987년 이전에 나온 국사교과서도 일제 강점이란 말을 여러 차례 썼다. <오마이뉴스>가 과거 교과서를 살펴본 결과다. 

 

▲  1982년에 나온 4차 교육과정 중학<국사>교과서(하) 내용 ⓒ 국사편찬위

 

1982년에 나온 중학교<국사>(하) 교과서는 "그동안 일제의 강점 하에서 갖은 고초를 겪던 우리 민족은 감격어린 광복을 맞이하였다"고 적었다. 일제강점기란 표현과 비교해 단어와 뜻이 거의 같은 '일제의 강점 하'란 말이 들어간 것이다. 이즈음에 나온 3, 4차 중고교 <국사교과서>에서도 이처럼 '(일제) 강점'이란 말을 모두 5군데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일제강점기란 표현을 트집 잡은 정 후보는 친일 학자들이 내세운 논리인 식민지근대화론은 옹호하는 취지의 글을 썼다. <한국사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란 책 55페이지에서다.


정 후보는 해당 책에서 "1910년~1945년의 역사는 5차 국사교과서 이후 오로지 '수탈'과 그에 대한 '저항', 즉 '무장 항일 투쟁'의 역사가 되어버렸다"면서 "따라서 '식민지근대화론'도 언급해서는 안 되는 이론이 되었던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런 뒤 다음처럼 주장했다.

 

"'식민지근대화론'은 민족주의에 매몰되어 있는 역사학계가 일제의 한국 지배가 '수탈'이라는 점을 규명하는데 치우친 나머지, 일제시기 에 진행된 공업화나 토지소유 성격 변화 등 자본주의 근대화 과정이 실제 통계수치 등을 통해 입증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정경희 후보가 쓴 <한국사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 책 55페이지. ⓒ 윤근혁

 

식민지 근대화론은 현재 한국의 경제적, 정치적 성장 원동력을 일제 '식민지' 시대에서 찾는 것으로 <반일종족주의>을 낸 이영훈 전 교수 등이 이끌어온 낙성대연구소에서 주장해온 논리다.

  

앞서 정 후보는 한국의 임시정부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을 놓고 "후대 사람들이 김일성 무장투쟁을 강조하기 위해 띄운 것뿐"이라고 폄하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관련기사: "김구는 김일성 강조하려 후대가 띄워" 정경희 후보 색깔론 강연 http://omn.kr/1n4vb).


민족문제연구소의 방학진 기획실장은 "친일독재 세력과 결탁한 일부 학자들은 한국사 국정화 등을 시도하면서 독립운동을 폄훼하고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모욕했다"면서 "그 중심에 있던 미래한국당 정경희 후보가 국회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서 '이번 총선은 한일전이다'라는 말이 회자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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