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56189

암흑물질, 점차 윤곽 드러내나
왜소은하 연구로 암흑물질입자 질량 예측
2011년 11월 30일(수)
        
▲ 이번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를 수집한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  ⓒNASA

우주의 상당 부분을 이루고 있을 것이라 여겨지는 암흑물질의 베일이 점차 벗겨지고 있는 듯하다. 주변에 중력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존재가 예측되기는 하지만 전자기파를 방출하지 않아 관측할 수 없었기에 암흑물질은 이름처럼 어슴푸레한 것에 불과했다. 

헌데 최근 한 연구를 통해 암흑물질 입자의 질량 범위가 예측되면서 그 결과가 암흑물질의 정체를 밝히는 데 초석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 브라운 대학교의 조교수 사와스 카우시아패스와 대학원생인 알렉스 게링거 새미스는 최근 과학 저널 ‘물리학 리뷰 레터스’에 이와 관련된 내용을 보고했다. 그들은 우리은하 주변에 존재하는 7개의 왜소은하를 관측했다. 

그 왜소은하들은 암흑물질로 가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들이다. 그 이유는 왜소은하에서 관측되는 천체들의 움직임이 그 은하 자체의 질량만으로는 완전하게 설명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왜소은하들을 이루는 것들 중 눈에 보이는 것 외에 중력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며 그것이 바로 암흑물질이라고 보는 것이다.

또한 왜소은하라는 특성상 수소가스 및 다양한 성간물질들이 우리은하와 같은 일반적인 우주공간에 비해 적게 존재한다. 즉, 관측상에 혼란을 주는 방해물이 적다는 것이다. 이에 왜소은하는 암흑물질을 연구하기에 비교적 훌륭한 실험체인 셈이다.

연구팀은 지난 3년 동안 페르미 망원경에 의해 수집된 왜소은하의 감마선 데이터를 분석했다. 암흑물질의 가장 강력한 후보는 WIMP(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다. 이는 우주 생성 직후에 생성된 것으로 추측되며 반응성이 매우 약하다고 여겨진다. 이 때문에 다른 입자와의 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관측 또한 힘들다고 생각되는 것. 

감마선과 광자 데이터로 실마리 잡아

하지만 WIMP의 특성 중 하나는 그 자신이 스스로의 반입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에 WIMP끼리의 쌍소멸이 일어날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감마선과 중성미자가 방출된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흔한 일이 아닌데다 그 강도도 미미할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암흑물질의 쌍소멸로 인한 감마선은 감지해내기가 힘들다. 게다가 태양 및 기타 천체들로부터 날아드는 방사선들이 그 신호를 감지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에 연구진은 감마선 데이터 외에도 왜소은하에서 날아드는 광자의 수 또한 측정했다. WIMP의 쌍소멸과 함께 방출되는 입자들이 다시 한 번 그것의 반입자들과 쌍소멸하는 과정에서 광자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페르미 망원경으로 수집한 감마선과 광자의 데이터를 통해 이와 같은 반응으로 생성되는 입자의 비율을 조사했고, 그 결과 암흑물질의 질량에 대한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들이 내린 결론은 ‘암흑물질 입자의 질량은 40GeV보다 커야 한다’이다. ‘eV’는 ‘전자볼트’라 해서 보통 에너지의 단위로 쓰이지만 입자물리학에서는 질량-에너지 등가성에 의해 질량의 단위로 사용되기도 한다. 

비록 정확한 질량은 아닐지라도 두꺼운 베일에 싸여 있던 암흑물질의 질량 범위가 예측됐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성과다. 하지만 이것이 확실한 결론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사실 이번 연구보다 앞선 실험에서 암흑물질 입자의 질량은 7~12GeV일 것으로 계산된 바 있기 때문이다. 

카우시아패스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를 통해 “우주가 가속팽창하기 위해선 암흑물질 입자의 질량이 40GeV보다 커야 한다”며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확신했다. 우주의 가속팽창은 2011년 노벨 물리학상의 주 내용인 만큼 이 주장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물론 더욱 확고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선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론적으로만 예상이 가능했던 암흑물질 탐사가 첨단 장비 및 연구의 발달을 통해 점차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제껏 단 4%밖에 알려지지 않았던 우주가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재형 객원기자 | alphard1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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