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청와대 겉으로는 한식세계화…안에서는 고가 와인 잔치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입력 : 2013-11-03 07:41:47ㅣ수정 : 2013-11-03 07:41:47

이명박 정부 동안 청와대에서 5년간 4734병(3억2000만원)의 외국산 와인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와인 구매는 2700만원에 불과했다. 이명박 정부가 겉으로는 ‘한식 세계화’를 외치면서 청와대 안에서는 와인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일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MB 청와대에서 구매한 와인의 총 구매내역은 6024병(3억4634만원)이었다.

이중 외국산 와인은 4734병(3억1854만원)이었고, 복분자와인·감와인·산머루와인 등 국산 와인은 1290병(2780만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임기 첫해인 2008년 870병 1740만원을 구매한 이후에는 2009년 370병 820만원, 2011년 50병 220만원 구입에 그쳤고, 2010년과 2012년에는 국산 와인을 단 한 병도 구매하지 않았다.

하루 평균 2.6병의 수입 와인을 소비한 셈이고, 수입 와인 평균 구매가격은 6만7300원이었다. 대부분 30% 이상 가격 할인을 받은 것이라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격으로 환산하면 평균 10만원이 넘었다.

구매한 수입 와인 중 가장 비싼 것은 러시아 황제의 샴페인으로 소비자가격이 80만원을 넘는 ‘루이로드레 브뤼 크리스탈’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8병을 구매했다. 국산 와인은 가장 비싼 것이 4만4000원(산머루와인)이었고, 나머지는 2만원대짜리였다.

가장 많이 구매한 수입 와인은 ‘온다도로’로 총 구매금액이 3760만원이었다. 2위와 3위는 ‘몬테스 알파 M’과 ‘바소’로 구매금액은 각각 2555만원과 2207만원이었다. 구매금액 1, 3위 와인인 온다도로와 바소의 구매금액 합계는 5966만원으로 MB 청와대가 구매한 전체 수입 와인 구매금액의 25%나 차지한다. 

온다도로와 바소를 생산하는 회사는 미국의 ‘다나 에스테이트(Dana Estate)’이다. 그런데 이 다나 에스테이트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환수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비자금이 투자된 회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던 와이너리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3남 재만씨의 장인인 이희상 회장이 소유주이다. 이희상 회장은 지난달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중 275억을 대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MB 청와대에 수입 와인을 납품한 와인 유통회사에도 이희상 회장이 관련돼 있다. 납품을 가장 많이 한 와인셀러는 ‘피디피와인’인데 이 회사는 이희상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동아원’의 자회사이다. 피디피와인은 2009년 12월부터 납품을 시작했는데, 이후 2012년말까지 총 21번의 발주에 18번을 납품했다. 2010년에는 5번의 발주 모두를 피디피와인이 차지했다. 이 기간 수입 와인 전체 구매금액은 2억4047만원이었고, 피디피와인의 납품금액은 2억456만원으로 금액으로 전체의 85%에 이른다. 

구매절차 역시 투명하지 못했다. 총 47번의 발주에 견적조차 없었던 경우가 12번, 단독 견적이 26번이었다. 

김재원 의원은 “밖으로는 한식세계화를 외치던 지난 정부 청와대가 안으로는 수입 와인을 대량 구매했다는 것은 표리부동한 모습으로 매우 실망스럽다”며 “게다가 구매절차가 투명하지 못하고 의혹까지 제기되는 현재의 상황은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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