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kids.hankooki.com/lpage/study/200506/kd2005062313320345730.htm


[민족의 혼, 고구려 여행] 장천 1호분 벽화 ①

<17> 놀이ㆍ사냥하는 모습 저마다 개성 넘쳐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  입력시간 : 2005-06-23 13:34


장천 1호분 앞방 왼쪽벽의 전체 그림


1970년 발굴된 장천 1호분은 불상 그림이 처음 그려진 벽화 고분으로 뒤늦게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습니다. 최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도 이 고분의 모형이 전시되기도 했지요.


그림 속 등장 인물 100 명 넘어


장천 1호분은 고구려의 수도 국내성에서 동북쪽으로 20 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5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무덤의 안은 널길ㆍ앞방ㆍ이음길ㆍ널방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약 100여 명이 그려져 있는 장천 1호분 벽화는 고구려인의 생활 풍습을 이해하는데 아주 소중한 자료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1996년과 2000년 등 2 차례에 걸쳐 도굴꾼들이 벽화의 일부를 떼어가 버렸습니다. 그런 가운데 최근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 빈틈없는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장천 1호분 벽화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무덤 입구에서 볼 때 앞방 왼쪽에 그려진 다양한 야외 놀이 그림입니다. 천장 아래 벽면 전체에 50 명 남짓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다양한 놀이를 하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장면, 다른 시간대의 행동을 한 화면 속에 다 그려 넣는 방식은 옛 그림에서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흰 수건을 든 시녀의 모습.


벽면 아래쪽에서는 많은 젊은이들이 사냥을 하는 장면이 보입니다. 사슴과 멧돼지ㆍ호랑이 등 잡는 동물의 숫자도 많습니다. 또 개가 사냥에 따라 나서고, 사냥하는 사람 거의 모두가 말 위에서 활을 쏘아 맞춥니다.


다만 왼쪽 나무 아래에 있는 남자는 화살에 맞은 채 도망치는 멧돼지를 잡기 위해 다시 활을 당기고 있네요. 여기에 곰은 나무 밑 움에 숨어 있고, 뛰쳐나온 호랑이는 사냥꾼의 사냥감이 됩니다. 한쪽 나무 아래에는 사슴들이 쉬고 있으며, 사냥하는 무사들의 모습이 저마다 개성이 넘칩니다. 주변에는 매사냥을 하는데, 매가 사람 팔에 앉아 있기도 하고 날아가기도 합니다.


다양한 야외 활동은 '백희기악도'


벽면의 오른쪽 윗부분에는 수레 바퀴를 던지는 재주꾼도 보입니다.


열매가 달린 큰 나무에 원숭이가 오르내리고, 이를 지켜 보는 신분이 높은 남자가 야외용 의자에 앉았습니다. 남자 옆에는 물 주전자가 있습니다. 뒤에 서있는 남자들은 의자에 앉은 사람의 시종으로 보입니다.


장천 1호분 사냥도.


벽면의 왼쪽 윗부분에는 가축 도둑 붙잡기, 놀랜 말 달래기, 씨름, 곡예를 하는 사람이 그려졌습니다. 중앙 윗부분에는 아치형 수레와 이를 끌고 온 시종이 있습니다. 그 아래쪽에는 귀부인이 한 남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귀부인 뒤의 시녀는 거문고를 들었습니다. 귀부인은 위쪽 수레를 타고 왔겠지요.


귀부인과 남자는 서로 의견이 일치되었는지, 여자는 거문고를 연주하고 남자는 춤을 춥니다. 그림은 이처럼 하나의 이어지는 이야기를 세 장면으로 연결해 그린 것입니다. 그림 중앙에는 커다란 흰 말도 있습니다. 이 말은 무덤의 주인공이 탈 말입니다. 그 옆에는 큰 개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습니다.


그 위쪽에는 그림이 약간 지워졌는데, 아마도 무덤 주인공이 그려졌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워진 사람 옆에 곧은 양산을 든 남자 시종이 있고, 그 뒤에는 여자 시종이 왼팔에 흰 수건을 들고 대기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놀이가 담긴 그림.


야외에서 땀 닦는 수건을 대령해 놓은 사실이 참 재미있습니다.


이처럼 고구려인의 다채로운 야외 생활의 모습이 담긴 ‘백희기악도’라 불리는 이 그림은 안타깝게도 도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제 다시는 그 원래의 모습을 찾을 길이 없으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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