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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내란]“육사 출신이 쿠데타 7번 시도…이런 학교 세계에서 처음 봤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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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2. 17. 23:02
“육사 출신이 쿠데타 7번 시도…이런 학교 세계에서 처음 봤다”
동북아평화공존포럼·한반도평화포럼 토론회
권혁철 기자 수정 2025-02-17 22:12 등록 2025-02-17 20:37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동북아평화공존포럼과 민간포럼인 한반도평화포럼이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쿠데타 방지! 군 개혁 방안’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12·3 내란사태에서 정치인 체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탈취를 맡았던 방첩사령부(방첩사)의 권한을 분산해 기능을 재조정하거나 아예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동북아평화공존포럼과 민간포럼인 한반도평화포럼이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쿠데타 방지! 군 개혁 방안’ 토론회에서 ‘12·3 비상계엄과 한국군의 개혁’을 발표한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막강한 방첩사의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방첩사가 (1979년) 12·12 (군사반란), 박근혜 정부에서의 계엄령 문건 문제 등 현대사에서 탈법과 논란의 중심에 있었고 그동안 많은 개혁 조치가 있었으나 보안, 방첩, 신원조사, 군내 동향감시 등 주요 기능을 정지시키지 않으면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계엄령 문건이 드러나자 당시 기무사령부를 해체 후 재건 수순을 밟겠다며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바꿨다. 군사안보지원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11월 국군방첩사령부로 다시 이름이 바뀌었다.
그는 “막강한 권한이 방첩사 한 곳에 집중돼 있고 장관 등 부처 통제도 벗어나게 됐다. 기능을 분산시켜서 어떻게 견제와 균형을 이루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를 맡은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신원 보안 확인이나 개인 비리 조사는 방첩사가 할 이유가 없다. 방첩사의 기능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도 “좌고우면할 시기가 지났다. 방첩사는 이제 군의 역사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해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사령관은 “보안 기능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국방부·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가 있고, 군 수사를 맡을 수 있는 국방부 조사본부 조직도 잘 짜여져 있다”며 “방첩사 전문가들을 기능에 따라 부대별로 옮기면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란에 동원된 부대들의 역할·배치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전 사령관은 “수방사의 경우, 수도군단과 작전 지역이 중첩되기 때문에 이를 통합해 수도권사령부 등으로 개편하고 특수전사령부의 경우 서울 인근에 있는 특전여단에 대한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방사 55경비단 등 경호처의 작전 통제를 받는 부대들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1970년대 군사정권 때 만들어진 것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해당 부대원들에 대한 원대 복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55경비단은 지난 1월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동원되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김종대 전 정의당 국회의원은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5·16, 12·12에 이어 이번까지 쿠데타를 시도했고 유신 쿠데타에 1987년 계엄 모의까지, 성공한 쿠데타 2번을 포함해 총 7번의 쿠데타를 시도했다. 이런 학교는 세계에서 보다 보다 처음 봤다. 육사가 자신들이 국가를 책임져야 한다는 선민의식에 엘리트주의로 뭉쳐진 것인데, 민주적이고 개방적이며 투명한 기관이 되려면 3군사관학교(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