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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2개 라인'→명태균측 5700만 원 입금 - 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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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2. 25. 23:35
[단독]홍준표 '2개 라인'→명태균측 5700만 원 입금
CBS노컷뉴스 서민선 기자 2025-02-25 06:00
檢, 강혜경씨 계좌·진술 확보
A씨, 10회 걸쳐 3720만 원 입금…회당 300~400만 원
박재기, 본인 명의 500만 원 입금…차명 포함 2천만 원
강혜경 "A씨는 洪측근 또 다른 라인, 여론조사 대가"
A씨 "최용휘에 개인 채무, 해당 계좌로 갚으라 해서 보낸 것"
"빌린 시점도 洪시장 알기 훨씬 전…정치적 악용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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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주 기자·연합뉴스
검찰이 홍준표 대구시장의 측근 A씨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측에 여론조사 대가로 지난 대선 경선 시점부터 지방선거까지 10차례에 걸쳐 3700여만원을 입금했다는 계좌 내역과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A씨는 본인이 홍 시장 측근이 아닐 뿐더러, 입금 사실이 홍 시장이나 여론조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홍 시장의 아들 친구인 최용휘씨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빌린 적이 있는데, 최씨가 해당 계좌로 갚으라고 해서 보낸 것일 뿐이라는 해명이다.
검찰은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홍 시장과 명씨의 연결 고리가 A씨와 박 전 사장 등 최소 2개의 '라인들'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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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경 "홍준표 측근, 여론조사 의뢰 비용으로 300~400만원 입금"
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강혜경씨 명의의 계좌 내역을 수사한 결과 A씨가 2021년 10월 20일부터 2022년 4월 17일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3720만원을 입금한 사실을 파악했다. A씨는 현재 대구시에서 근무 중이다.
이와 관련 강씨는 검찰에서 "금액들을 보면 대부분 (1회에) 300만원이나 400만원 정도인데, 이것도 모두 여론조사 의뢰 비용으로 받은 돈인 것 같다"며 "A씨는 홍준표 현 대구시장의 측근이었는데, 홍준표 관련해 여론조사를 의뢰하면서 그 비용을 지급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해당 계좌 내역에는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했던 홍 시장의 측근 박재기 전 사장이 본인 이름으로 2022년 6월 16일 500만원을 입금한 내용도 존재했다.
이와 함께 '2022년 3월 2일 김OO, 500만원', '2022년 4월 20일 이OO, 1천만원' 등의 입금 내역도 존재했는데, 이들은 박 전 사장이 '차명'으로 입금한 것으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졌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박 전 사장이 명씨 측에 입금한 금액은 총 2천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강씨는 "박재기도 홍준표의 사람인데, A씨와는 다른 '라인'이었고 이 사람도 마찬가지로 여론조사 비용으로 받은 것"이라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이 해당 계좌 내역과 진술 등을 통해 파악한 명씨와 접촉한 홍 시장 측근은 A씨와 박씨 등 최소 2개 라인으로, 이들이 명씨 측에 입금한 금액을 합하면 약 5700만원에 달한다.
다만 A씨는 "최씨에게 사적으로 빌린 채무가 있는데, 최씨가 해당 계좌로 돈을 갚으라고 해서 보낸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최씨는 홍 시장 아들의 친구다. 명씨에게 당원 명부를 전달하며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최씨는 검찰에 출석해 "공을 세워 정치를 하고 싶어 사비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며 명씨에게 4600여만원을 입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얼마가 A씨가 보낸 금액과 중복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검찰은 A씨가 최씨와는 별도의 '라인'으로 움직인 것은 아닌지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입금-여론조사' 시점 맞물려…A씨 "개인 채무, 洪측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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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이미지 제공
A씨가 명씨 측에 돈을 입금한 시점 중 일부는 공교롭게도 명씨가 홍 시장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진행한 시점과 맞물린다. 명씨는 1월 21일, 2월 7일, 3월 11·22일, 4월 2·17일 등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A씨는 그 날짜 당일 또는 전후로 돈을 입금했다.
이에 대해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 최씨와 부동산 사업을 같이 하면서 생긴 사적인 채무가 있었는데, 최씨가 이를 해당 계좌로 입금해달라고 해서 돈을 보낸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또 "돈을 빌린 입장에서 빌려준 사람이 어디어디에 보내서 갚으면 된다고 하는데, 그걸 꼬치꼬치 물어보는 사람이 어디있나. 더군다나 당시 강혜경이란 이름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특히 돈을 빌린 시점엔 홍 시장님과도 전혀 알지 못했다"라며 "(대구시장 선거) 캠프에서도 뭘 맡아서 하거나 그런 적이 없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분들이 캠프에 있어서 왔다갔다 하면서 들른 정도에 불과하다. 홍 시장님의 측근이라는 표현은 전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와 관련된 게 터지려면 작년 11월 최씨 관련 내용이 터졌을 때 거론이 됐어야 하는데 지금와서 이야기가 된다는 게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것으로밖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돈을 빌린 시점과 갚은 시점, 그리고 홍 시장님을 알게 된 시점 등이 전혀 다르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 측도 A씨의 입금 내역과 관련한 질의에 "최씨 의혹이 터졌을 때 이미 다 설명했던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당시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대구시장 선거 때 캠프 차원에서 여론조사를 한 일이 없다"며 "선거를 하다보면 음지에서 말없이 도와주는 지지자들이 많다. 그들(최씨와 박 전 사장)은 개인적으로 나를 지지했기 때문에 선거 상황을 알아보려고 한 것"이라며 이들의 단독 행동으로 선을 그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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