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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임무 모르고 갔다 '계엄군 낙인'…동원된 장병들 '자책·고통'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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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2. 27. 20:30
[단독] 임무 모르고 갔다 '계엄군 낙인'…동원된 장병들 '자책·고통'
입력 2025.02.27 19:57 이희정 기자 JTBC
12·3 계엄 투입됐던 군인들 '정신건강 평가' 실시
위험군 2명·관심군 69명…'도덕적 손상' 고통 겪는 군인들
[앵커]
내란 사태 당시 자신들의 임무가 뭔지도 몰랐던 계엄군 장병들은 시민들과 마주하고 당황해 하거나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들의 정신 건강 상태를 조사해 봤더니 70명 넘는 장병들이 군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는 죄책감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12월 3일 밤, 6시간 만에 끝난 비상계엄.
다행히 큰 무력 충돌은 없었지만 윤 대통령 등 상부 지시에 따라 투입된 군 장병들 일부는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방부가 최근 1·3·9공수와 707특임단 장병 등을 상대로 정신건강 평가를 실시한 결과, 위험군 2명, 관심군 69명으로 반드시 치료와 전문 상담이 필요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외상후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자살 등 문항별로 점수를 매겨 분류한 겁니다.
어떤 상황인지 모르고 간 이들은 자신이 계엄군으로, 그것도 초헌법적인 명령에 투입됐다는 사실을 알고 죄책감과 충격에 빠진 겁니다.
군인들을 직접 만난 전문가는 그날의 고통이 이들을 계속 짓눌렀다고 했습니다.
[현진희/국제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이사 : 당시에 그 상황에서 이러한 상황인지 모르고 어쨌든 투입이 되었고, 그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관여하려고 하지 않았다'라고…]
이후엔 이른바 '도덕적 손상'이란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진희/국제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이사 : 내가 군인으로서 하지 말았어야 될 일을 했구나 라는 것에서 오는 부끄러움이죠. 죄책감과 수치심을 가장 많이 제가 볼 수 있었고요. (내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군인으로서의 직업에 내가 이런 느낌을 갖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힘들어하는 거죠.]
전문가들은 상황을 모르고 투입된 군 장병들에겐 부정적 낙인을 거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명령을 위반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사회가) 또 이해해 주고, 그리고 그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용서받게 해주고.]
국방부는 "위험군 이상은 상담 진료 등을 통해 안정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신건강 평가는 희망자에 한해 실시한 거라 검사를 받지 않은 인원 중 위험군이 더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최무룡 조용희 김대권 / 영상편집 김지우 / 영상디자인 황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