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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규 논란' 자초한 한덕수, 설마 헌법 84조 때문? 이재명 당선시 있을 권한쟁의심판 고려했나 - 오마이뉴스

civ2 2025. 4. 10. 12:59
 
'이완규 논란' 자초한 한덕수, 설마 헌법 84조 때문?
한 대행 지명한 후보자 임명될 시 헌재 보수우위 구도... 이재명 당선시 있을 권한쟁의심판 고려했나
박성우(ahtclsth) 25.04.09 17:56ㅣ최종 업데이트 25.04.09 18:1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국무총리실 제공관련사진보기
 
2025년 4월 4일, 윤석열 파면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탄핵 소추 기각 이후 다시 정치권의 중심에 섰다. 바로 그 자신이 탄핵 소추된 이유였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와 관련해, 그것도 대통령 몫 후보자 두 명을 지명함으로써 말이다.
 
올해 만 75세. 15년의 세월을 건너 국무총리를 두 차례나 역임했고 이미 박근혜 정부 이후 약 10년 동안 현실 정치에서 한 걸음 물러났었던 한 대행이다. 탄핵 소추 기각 후 복귀 일성으로 "마지막 소임"을 언급한 만큼 대통령 권한대행을 마지막으로 은퇴가 점쳐졌다.
 
만 75세 총리가 던진 전례 없는 '무리수'... 헌법 제84조 논란 의식했나
 
그런 한 대행이 지난 4일 파면 직후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민들께서 느끼고 계실 불안과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조기 대선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했을 때, 본래 사람들이 예상했던 무색무취한 관리형 리더십을 마지막에나마 발휘하며 유종의 미를 보여줄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파면 한 주 만에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바로 대통령 몫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지명이다. 지금까지의 대통령 권한대행 사례를 보면, 국정운영의 연속성과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인사권 행사에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런데 이번 한 대행의 지명은 사뭇 다르다. 여론은 이를 '무리수'로 보고 있다. 왜 지금, 왜 이 사람들을, 왜 굳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얘기들이 쏟아진다.
 
일각에서는 그 배경으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통령 피의자' 논란을 언급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명실공히 조기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동시에 그는 현재 다수의 재판에 피고인 또는 피의자 신분으로 연루돼 있다. 문제는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 경우, 이 전 대표의 재판이 헌법 제84조에 따라 중단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이미 기소된 상태에서 대통령이 될 경우, 재판이 중단되는지를 놓고 정치권과 학계에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이 논란의 최종 판단은 결국 헌법재판소의 몫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헌재의 주요 결정 중 권한쟁의심판은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탄핵 소추 등의 결정과 달리, 단순 과반(5명)으로 결론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번 한 대행의 지명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헌법재판관 중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이 4~5명으로 늘어난다.
 
이 전 대표가 부동의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은 저의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꼭 알아내야만 하는 질문... 한덕수는 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을 사퇴한 이재명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소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 “무효의 대표적 사례이다. 무효인 행위는 특별한 조치 없이도 그냥 무효이다”라며 "임명을 아무리 해도 소용없이 그냥 무효이다”라고 말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을 사퇴한 이재명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소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 “무효의 대표적 사례이다. 무효인 행위는 특별한 조치 없이도 그냥 무효이다”라며 "임명을 아무리 해도 소용없이 그냥 무효이다”라고 말했다. ⓒ 유성호관련사진보기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덕수 대행이 보수진영의 이해관계를 대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가 지명한 이완규 법제처장이 내란죄 피의자에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물이라는 점도 그런 해석이 나오는 까닭 중 하나다. 이들은 향후 이재명 전 대표의 대통령 당선 시, 형사소추 중단 여부와 관련된 헌재 판단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허나 헌법재판소는 정치적 갈등의 심판자이지, 특정 정당의 대리인이 아니다. 그 구성조차 정치적 의도로 재단된다면, 그 어떤 헌재의 결론도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또 조기 대선을 두 달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그것도 파면된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한 대행이 재판관을 지명하는 것 또한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결정일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 최후의 관료로서 '질서 있는 퇴장'을 선택할 수 있었던 한 대행은 굳이 이 논란의 중심에 자신을 놓았다. 그리고 그 선택은 조기 대선 이후,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를 흔들 수 있는 도화선이 될지 모른다.
 
한덕수 대행은 마지막까지 누구를 지키려 하는가. 누구를 위해 그렇게 헌법재판관 지명을 서두르는가. 이 질문은 조기 대선 이후, 반드시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그때, 질문의 대답을 꼭 알아내야만 한다.
 
지금이라도 한 대행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지명을 철회하길 바란다. 그것이 그가 그토록 억울함을 호소했던 '내란 부역자'라는 혐의를 벗을 수 있는 유일한 방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