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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쿠데타)'초고속 이재명 재판' 후폭풍 대법원 강타…'재판 무효' 가능성도 - 뉴스버스

civ2 2025. 5. 8. 08:00
 
'초고속 이재명 재판' 후폭풍 대법원 강타…'재판 무효' 가능성도
기자명 이진동 기자 입력 2025.05.08 07:13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정치 재판' 지적 조희대 사퇴 요구
대법원 재판을 문제 삼아 대법원장 사퇴요구는 처음있는 일
법률에 의한 재판받을 권리 침해 인정되면 재판 무효될 수도
법원행정처장 "대법원장 사퇴 요구는 사법권 독립 침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일 대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 재판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일 대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 재판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버스 이진동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재판부가 7일 이 후보에 대한 공판 첫 기일을 15일에서 대선 뒤인 6월 18일로 연기했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초고속 재판’에 대한 후폭풍이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원을 강타했다. 당장 전국최대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의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망(코트넷)에 올린 글을 통해 조 대법원장의 사퇴와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나서 일파 만파 조짐이다.
 
전국 판사들이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집 여부 검토에 들어가 자칫 사법파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다. 
 
대법원의 재판을 문제 삼아 내부 법관이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일은  사법 사상 처음있는 일로 평가된다.  
 
서울고법이 파기환송심 공판 연기 사유로 밝힌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하여”라는 대목 역시 대법원 ‘번갯불 재판’이 ‘선거개입’임을 역으로 반증하는 것이 됐다. 
 
이에 따라 추후 법원 내부에서 일선 법관들의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가 잇따르거나, 새 정권이 들어서면 조 대법원장이 거취를 결정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국회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정치권 등의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 목소리와 관련, “판결에 대해 여러 추궁을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겠다”면서 “그러나 대법원장이든 대법관이든 일선 법관이든 어떤 이유로도 판결을 갖고 신상 용퇴 요구가 이뤄지면 사법부 독립의 심대한 침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선거법 파기환송심 첫 재판 대선 이후 6월18일로
 
이 후보의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는 이날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하여 재판 기일을 대통령 선거일 후인 6월 18일 오전 10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 재판부는 또 “법원 내·외부의 어떠한 영향이나 간섭을 받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독립하여 공정하게 재판한다는 자세를 견지해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고 덧붙였다.
 
서울고법의 재판 기일 연기 직전 서울중앙지법 김주옥(사법연수원 32기) 부장판사는 코트넷 게시글에서 “개별 사건의 절차와 결론에 대하여 대법원장이 이토록 적극적으로 개입한 전례가 있느냐, 법관(대법관 포함)의 독립성에 대한 대법원장의 침해가 이토록 노골적인 적이 있었느냐”고 조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초고속 재판’을 정면으로 따졌다.
 
김 부장판사는 또 “이재명의 후보 자격을 박탈할 수 있거나, 적어도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쳐 낙선시킬 수 있다고 믿었기에 사법부의 명운을 걸고 과반 의석을 장악한 정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와 승부를 겨루는 거대한 모험에 나서기로 결심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라면서 “독선과 과대망상에 빠져 안이한 상황 인식으로 승산 없는 싸움에 나선 대법원장과 이에 동조한 대법관들의 처신이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법원장의 정치적 신념에 사법부 전체가 볼모로 동원돼선 안된다”면서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해명할 수 없는 의심에 대해 대법원장은 책임져야 한다.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선거개입’ 재판 진행으로 사법부 전체가 정치의 장으로 끌려들어간 데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의 개인적, 정치적 일탈이 사법부 전체의 중립성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하고 구성원 전체의 지위를 위협하게 된 혐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은 내부에서 잘못을 바로 잡는 길 밖에 없다”면서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권고를 포함한 사법부 신뢰회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를 즉각 소집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인 김예영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 통신망에 “임시회 개최 여부 및 안건에 대해서는 전국법관대표회의 단톡방에서, 의장 소집권한을 행사할지 여부에 대해선 운영위원회에서 각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부산지법 동부지원 노행남(연수원 29기) 부장판사도 내부망에 ‘이러고도 당신이 대법관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노 부장판사는 “계엄령을 선포한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그 재판은 재판공개의 원칙을 무시한 채 깜깜이 상태로 진행되고, 대법원은 일사불란하게 특정인의 항소심을 파기환송하고 항소심은 급히 기일을 지정한다”면서 “이것이 정말 제대로 된 재판의 모습, 제대로 된 법관의 모습이냐”고 법원 내부를 질타했다. 
 
그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어떤 짓을 하건, 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하건, 대부분의 판사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하고, 전국법관대표회의조차 침묵하니 대법원장이 얼마나 든든하겠느냐”고 비꼰 뒤 “침묵이 가장 안전하느냐, 사법부 독립은 지금 안전하느냐, 이러고도 판사입니까”라고 되물었다. 
 
노 부장판사는 또 조 대법원장을 향해 “전직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할 당시에도 아무런 입장을 나타내지 않다가 그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를 받아들인다고 발표했을 때에야 비로소 ‘사법부가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참으로 본인 입으로 하기 민망한 의견을 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서울고법은 이 후보 선거법 사건 파기 환송심 재판 기일 연기가 “법원 내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했지만, 부장판사급 중견 법관들의 대법원장 사퇴 요구 등의 글이 올라온 직후 기일 연기가 이뤄진 점 등으로 봐 법원 내부 비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대법원장 사퇴 및 전국법관회의 소집 요구 등이 분출될 가능성을 의식했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11시 이 후보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 부장판사)에 첫 공판을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이후로 미뤄달라는 취지로 기일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이날 이 후보의 선거법 사건 뿐만 아니라, 대장동 사건 재판도 대선 이후로 미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이날 이 후보의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다음 공판기일을 6월 24일로 연기했다. 당초 이 사건 재판은 13일과 27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재판부가 이 후보의 기일변경 신청을 받아들였다.
 
지난 3일 오후 대법원 인근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법 사건에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선고를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대법원 인근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법 사건에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선고를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헌법 소원 제기되면 이재명 선거법 사건 재판 무효 가능성도 
 
대법원의 이 후보 선거법 사건 ‘초고속 재판’은 위헌·위법 소지가 있어 헌법재판소로 갈 경우 재판이 무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선이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 후보가 정치적 부담으로 인해 현 단계에서 직접 재판 무효를 구하는 헌법 소원을 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 소원을 낸다면 헌재에서 재판 무효 여부 심리가 이뤄질 수 있다.
 
헌법 제27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법률에 의한 재판 받을 권리 침해를 주장할 수 있다. 재판 절차를 규정한 법률 형사소송법 307조는 증거재판주의를 채택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률에 의한 재판 받을 권리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이므로, 이 후보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에서 증거조사의 주체는 대법관들이니, 대법관들이 증거조사를  위해 직접 소송기록을 꼼꼼하게 봐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6만8,000페이지에 이르는 소송기록을 단 이틀 만에 본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대법원 측은 “필요한 부분만 발췌” “쟁점 중심으로 살펴보는 게 합리적” 등의 옹색한 변명을 하고 있으나, 위헌·위법성만 자백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김주옥 부장판사가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글에서 조 대법원장의 ‘정치 개입 의도’로 추단한 대목을 통해서도 문제점이 잘 드러난다. 김 부장판사는 ▲사건을 소부에 배당한 당일 소부 대법관들이 기록 검토할 틈조차 주지 않고 전원합의체에 사건을 회부한 것 ▲ 기록을 살펴볼 틈 없이 선고기일 지정하고 파기환송한 일 ▲ 선고기일 지정 당시부터 방송 생중계를 광고한 것 ▲ 대법원 선고 다음날 고법에 기록을 보내고 당일 첫 공판 기일을 잡아 우편송달 절차를 생략한 채 집행관 송달을 촉탁한 일 등을 짚었다. 전원합의체 배당전 소부 대법관들과, 전원합의체 배당 이후 대법관들이 기록 볼 틈이 없었다는 점을 주요하게 지적하고 있다.
 
검찰 고위간부 출신 법조인은 “드러난 내용만 보더라도 재판 받을 권리 침해가 인정될 수 있고,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를 위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헌법재판소로 가면 재판 무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