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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옹호)인권위 ‘회의록 유출자 색출 시도’ 워터마크 표시 사실상 철회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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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5. 21. 22:12
[단독] 인권위 ‘회의록 유출자 색출 시도’ 워터마크 표시 사실상 철회
계엄 옹호 등 비상식적 발언 언론에 보도되자
‘비공개 워터마크’ 찍으려다 “관련 규정 없음”
고경태 기자 수정 2025-05-21 18:09 등록 2025-05-21 17:58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 청사 14층 전원위원회실에서 열린 남규선 상임위원 이임식에 참석해 이임사를 듣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비공개 회의 내용의 외부 유출을 막는다며 추진하던 워터마크 표시 방안이 철회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인권위는 ‘워터마크 지침 관련 의사결정 과정 일체’에 대한 질의에 대해 “2025년 제9차 전원위(’25.4.28.)에서 논의가 있었으나 속기록에 워터마크 표시는 추후 검토하기로 하고, ‘비공개’ 표시만 하여 위원들에게 송부했다”며 “규정과 지침 관련 규정 없음”이라고 밝혔다. 워터마크 표시에 법적 근거가 없음을 인정하고 추진 방침을 사실상 거둔 것이다. 워터마크는 문서·사진 등에 표시하는 식별 표시로, 출처를 확인해 복제를 어렵게 하는 용도 등으로 쓰인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발언 시 회의 주재자로부터 발언권을 얻어 효율적 회의 진행에 협조할 것 △비공개회의 자료 및 논의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할 것 등을 담은 질서 유지 ‘다짐안’을 낭독한 뒤 “(회의록에) 비공개라는 사실을 워터마크 음영 처리하여 보안이 강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12일 전원위에서는 ‘안창호 위원장’ 이름이 새겨진 워터마크 표시 샘플을 위원들에게 나눠줬다.
안 위원장의 워터마크 표시 방침에 대해 위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남규선 위원은 “폭언방지 의안을 제출하고 폭언이 문제 된 위원을 향해 당부하라 했더니 비공개 논의 내용 유출이 폭언의 원인인 것처럼 몰아가며 위원 모두에게 자중하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원민경 위원은 12일 전원위에서 워터마크가 새겨진 회의록 샘플이 배부되자 “워터마크가 찍힌 회의록을 왜 주느냐. 이렇게 반인권적으로 진행되니까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석훈 위원은 이날 “비공개 안건을 외부에 유출하지 못하도록 (워터마크 표시를) 제도화해야 한다”며 “지난번 전원위에서 의결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남 위원은 “전원위에서 의결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안 위원장이 워터마크까지 도입하며 보안을 강조하는 것은 비상계엄 옹호 등 위원들의 비상식적 발언이 지속해서 언론 등 바깥에 보도되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이 부적절한 발언과 의결 과정에 대한 성찰 없이 안건 유출을 막는데만 신경 쓴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미화 의원은 21일 한겨레에 "안창호 위원장은 직원 색출 시도도 모자라, 공개가 원칙인 회의 운영을 제멋대로 바꾸며 인권위의 투명성을 해치고 있다"며 "심지어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방어 안건'을 의결했다고 간리(GANHRI,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에 자랑스럽게 답변했다. 자신의 인권위원장 임명이 윤석열의 보은 인사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