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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분담금)“한국 13조원 내라” 트럼프 무임승차론 2가지 허점 응수하는 법 - 한겨레

civ2 2025. 7. 10. 20:15
 
“한국 13조원 내라” 트럼프 무임승차론 2가지 허점 응수하는 법
방위비는 소파협정 따라 애초 미국이 전액 부담
그럼에도 한국 분담금 계속 늘려와 일본과 비슷
김원철,서영지 기자 수정 2025-07-10 15:49 등록 2025-07-10 10:33
 
이재명 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한국이 100억달러는 내야 한다.”
 
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적정 방위비 분담금을 언급하며 제시한 이 수치는 그가 집권 1기 때부터 반복 주장해온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을 상징한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인 2019년 제11차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당시 미국은 한국에 50억달러(당시 약 5조7천억원) 인상을 요구했다. 2019년 한국이 낸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 이상을 올려달라는 요구 탓에 협상은 장기 표류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직후인 2021년 3월이 돼서야 타결됐다.
 
‘채권자 행세’ 트럼프의 틀린 계산법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선 때인 지난해 10월16일 타운홀미팅에서 미국은 한국 방어를 위해 병력 4만명(실제로는 2만8500명가량)을 배치했지만 “한국은 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 전날인 지난해 10월15일에도 ‘시카고 경제 클럽’ 대담에 나와 당시 타결된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을 언급하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그들은 연간 100억달러(13조6500억원)를 낼 것”이라며 “한국은 현금자동인출기(money machine)”라고 말했다. 한·미는 지난해 10월 초 제12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을 체결하면서 적용 첫해인 2026년 분담금을 2025년 대비 8.3% 증액한 1조5192억원(약 11억달러)으로 정했는데 자신은 그 9배를 받아낼 수 있다고 장담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뒤에도 ‘부자 나라인 한국이 돈을 내지 않는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3월20일 경기 연천 임진강에서 한국과 미국이 한미연합 도하훈련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지난해 3월20일 경기 연천 임진강에서 한국과 미국이 한미연합 도하훈련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1991년 협정명에 ‘특별’이 들어간 이유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분담금과 관련해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기반해 한국을 줄곧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채권자처럼 ‘돈을 내라’고 채근하지만, 방위비분담금은 애초 한국이 낼 필요가 없는 돈이다. 주한미군의 법적 지위를 규정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소파)에는 주한미군 운영과 유지에 필요한 모든 돈은 미국이 내도록 돼 있다. 미국은 경제형편이 어려워지자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일부를 한국도 나눠 내라고 요구해, 1991년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Special Measures Agreement)을 맺었다. 이 협정에 ‘특별’(Special)이란 단어가 들어간 이유는 소파의 ‘주한미군 운영유지비 미국 전액 부담’ 적용을 이 협정 유효기간 동안 임시 중단시키는 특별한 조처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무임승차론’도 사실과 다르다. 한국의 분담금은 계속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던 2020년 한국의 분담금은 약 1조389억원이었고,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분담금은 계속 늘었다. 2026년 한국 분담금은 올해보다 8.3% 인상된 1조5192억원이다. 2027~2030년 분담금은 매년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만큼 인상하기로 했다.
 
한국 실제 부담금 ‘GDP 2배’ 일본 수준
 
또 일본과 비교해도 한국의 분담금은 적지 않다. 5만4천여명의 주일미군이 주둔하는 일본의 분담금은 3조원(21억달러)이라 명목상 한국의 2배가량이다. 하지만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2배 이상이고, 주일미군 규모가 주한미군 2만8500명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생 시민권 제한 시도와 관련한 법적 분쟁에서 대법원이 취한 조치에 대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생 시민권 제한 시도와 관련한 법적 분쟁에서 대법원이 취한 조치에 대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2022 국방백서’를 보면 2021년 기준 주한미군 주둔에 따른 한국의 직간접 지원 비용은 3조4430억원이라, 한국이 실제 부담하는 돈은 일본과 비슷하다. 한국은 인건비, 군사건설, 군사지원 등 3가지 항목에 대한 방위비분담금 직접 지원 외에도 카투사 병력 지원, 기지정비 및 이전 관련 비용, 기지 주변 정비 비용 등을 ‘국방예산 외’로 지원하게 돼 있다. 예산이 소요되지 않은 간접지원으로 무상 공여토지 임대료 평가, 훈련장 사용 비용, 세금 면제 및 공공요금 감면, 교통시설 이용료 면제 등이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법이 잘못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규모를 4만5천명이라고 했는데, 실제는 2만8500여명이다. 또 세금, 교통료 면제 등 포함하면 그 액수가 상당하다”며 “협상에 임하게 되면 주한미군 직간접 비용을 다 같이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서영지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