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blog.daum.net/espoir/8126546

희대의 말장난, "4대강 누수 아니라 물비침"
오주르디 2011.12.10 16:58 

아직 준공 전이다. 본격적인 담수도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도 벌써 물이 샌다.

보의 상류측 표면을 살펴 보수를 해야 하는데 하류측 벽면에 '땜질'만 하고 있다.

줄줄 새는데도 정부는 '안전에는 이상없지만 미관상 보수하는 것'이라고 우긴다.

 

높이 15m, 길이 50m, 저류량 100만t, 홍수방류량 2000㎥/초, 이중 한 항목에 해당되면 ‘댐’이다. 또 댐에는 수문 등 방류시설이 있지만 논밭에 물을 대기 위해 둑을 쌓아 만든 보(洑)에는 수문이 없다. 4대강 보는 길이, 저류량, 방류량 등에서 댐의 조건을 충족시키는데다가 수문까지 있다. 보가 아닌 댐이다.

 

4대강은 지금 ‘땜질’ 중

 

지금 4대강은 땜질 중이다. ‘댐’을 ‘보’라고 우기며 명칭부터 거짓말로 시작하더니 기어코 문제가 생겼다. 여기저기에서 물이 샌다. 상주보, 구미보, 고령보, 함안보, 창녕보, 낙단보, 칠곡보, 달성보 등 낙동강에 설치된 8개 댐 모두와 금강의 공주보 등 9개 보에서 누수가 발견됐다.

 

 

정부는 ‘누수’의 의미를 축소하기 위해 안달이다. 심명필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장은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물이 스며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34군데 이상에서 물이 새고 있는 상주보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며 “누수가 아닌 물비침 현상”이라고 말했다.

 

준공도 하기 전이고 아직 본격적인 담수도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도 벌써 물이 샌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댐과 터널의 경우 물이 콘크리트 구조물을 통과하는 것을 인정해 누수 허용량을 정해 놓고 관리한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지만 토목전문가들은 강하게 반론을 제기한다.

 

<상주보 누수> 

34곳에서 물이 새는 '상주보' 일부(위). 벽면에 구멍을 파서 발포우레탄을 주입하는 긴급

보수 공사 장면(아래). 황당한 '땜질'은 실패로 끝났다. 그만큼 누수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정부의 이런 주장은 20~30년 전에나 가능했던 설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문가들은 또 물이 전혀 새지 않는 보가 있다는 점을 들어 부실 졸속공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엄청난 유속과 유량을 견뎌야 하는 댐 규모의 보를 제대로 만들려면 최소한 5년 이상 걸리는데도 임기내 완공 하겠다며 엄동설한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등 속도전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수십 곳에서 줄줄 새는데도 “누수 아닌 물비침”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상당한 수압을 견뎌야 하는 댐 수준의 보에서 누수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로 보 자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물비침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사태의 심각성을 호도하려는 정부를 향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구미보 누수> 

 

물이 '콸콸' 새고 있는 구미보(위).

오른쪽 가동보 아래 날개벽과 기둥 사이의 틈이 규정 이상 벌어져 있다. 가동보 바닥이

침하하자 강바닥에 다시 시설물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보인다.(아래) 

 

보수공사도 부실 그 자체다. 전문가들은 “보의 물을 모두 뺀 뒤 상류부분을 정밀조사해 물이 들어가는 곳을 파악하고 보수공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보수공사는 물을 채워둔 채 물이 새는 하류부분을 땜질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상주보의 하류쪽 벽면에 구멍을 내고 발포우레탄을 주입하는 긴급 보수공사를 진행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누수 상태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경북대 이영재 토목공학과 교수는 “큰 홍수가 나면 수압 에너지가 증가해 구조물(상주보)를 붕괴시킬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창녕함안보 누수> 

하단 이음새 부분에서 긴 띠 모양의 누수가 진행되고 있다.(붉은 선 부근)

열심히 '땜질'하고 있는 장면.

 

보수공사를 하더라도 파기상접(破器相接)일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깨진 그릇은 아무리 잘 맞춰도 제대로 된 그릇이 될 수 없는 법이다.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의 말이다. “일단 물이 새기 시작한 이상 어떤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기술적으로 누수를 완전히 막을 방법은 없다. 당장에는 안전에 문제가 없더라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 장기적으로는 보의 내구성을 떨어뜨려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깨진 그릇은 잘 맞춰도 그릇 구실 못하는 법’

 

상주보에서는 수십군데에서 물이 새고 있다. 좌안 제방은 한차례 붕괴된 바 있고 우안제방에서는 물이 샘 솟듯 흘러나오고 있다. 구미보는 멀리서도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할 만큼 물이 콸콸 새고 있고 낙단보는 여러 곳에서 누수가 일어나고 있다.

 

<합천창녕보 누수>

 

 

이음매 여러 곳에서 누수현상 확인(붉은 색 원)

 

고령보의 하단과 기둥 여러 곳에서 누수가 확인됐고 함안보에서는 가동보 양 옆 고정보 하단부에 띠 모양으로 길게 물이 새는 것이 발견됐다. 창녕보와 칠곡보, 달성보에서도 이음매 부분 여러 곳에서 누수현상이 확인됐고, 금강의 공주보 또한 여러 곳에서 비슷한 누수현상이 관찰됐다.

 

<강정고령보 누수> 

고정보 하단과 기둥 여러 곳에서 누수 발견.

 

낙동강에 비해 유속과 유량이 현저하게 적은 금강의 공주보도 물이 새고 있다면 누수 되는 보가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준공 후 본격적인 담수가 시작되면 한강, 영산강, 금강의 나머지 보도 안심할 수 없다. 속도전이 치열하게 전개된 곳일수록 누수현상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낙단보 누수> 

측면 여러 곳에서 물이 새고 있음. '줄줄' 새는 곳도 관찰됨.

 

정부는 끝까지 ‘누수’를 ‘물비침’으로 축소하려 한다. 국토부와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누수라기 보다 이음부에서 나오는 일종의 물비침 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누수 땜질 공사에 대해서도 황당한 얘기를 한다. “그냥 둬도 안전에는 문제없지만 미관상 보수를 하는 것”아라고 우긴다.

 

<공주보 누수> 

유량과 유속이 낙동강에 비해 훨씬 적은 금강 공주보에서도 누수가 확인됐다.

 

보 줄줄 새고 재퇴적 20% 진행, 4대강 애당초 하지 말았어야 했다

 

누수만이 문제가 아니다. 엄청난 혈세를 쏟아 부으며 파헤친 강바닥에는 재퇴적이 활발하게 진행돼 또 준설을 해야 할 상황이 되고 말았다. 박제현 인제대 교수팀의 조사에 의하면 창녕합천보 상류에는 준설단면 보다 최대 60%, 상주보 부근은 25%까지 재퇴적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평균 재퇴적 비율 20%. 또 막대한 돈을 들어 바닥을 파내야 할 판이다.

 

누수만 문제가 아니다. 보 상류 지역에 '재퇴적'이 빠르게 진행되고있다.

또 혈세로 강바닥을 파내야 할 판이다.

 

이 대통령은 “옳은 일은 어떠한 반대가 있어도 해야 한다”며 밀어붙였고 정부여당은 이명박 정권의 ‘최대 업적’이라고 치켜세운 사업이다. 그런데 준공식도 하기 전에 일찌감치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옳은 일’이 아니라 ‘그릇된 일’을 고집했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보’라고 부르고 ‘댐’이라고 이해하는 16개의 구조물. 이 ‘애물단지’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이상 국민들은 붕괴와 사고 위험에 시달려야 한다. 또 쉴 새 없이 바닥을 파내야 하는 준설공사 때문에 엄청난 혈세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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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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