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극진한 자전거 사랑이 빚어낸 잔혹사
2011/11/04 06:57  impeter


이명박 대통령은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모습을 언론을 비롯한 국민에게 많이 보여주는 대통령입니다. 특히 라디오 연설에서조차 '자전거 예찬론'을 거론하면서 자전거에 관한 애착과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대통령의 지독히도 열광적인 자전거 사랑으로 정책이 바뀌고, 법이 제정되고, 도로가 변하고, 산업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런 모든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 대통령 말 한마디에 정책과 주가가 변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첫해에 정부는 '자전거 종합 활성화 대책'이라는 정책을 내놓습니다. 행안부를 비롯한 전국 지방 자치단체가 모두 이 정책에 따라 추진 방안을 실시합니다.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 추진 계획 ⓒ 행안부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 추진 계획이 나온 시점이 대통령 취임식 후 4개월 만에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정부가 벌이는 자전거 주차장 설치 의무화나 자전거 수리센터 설치 운영,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 보험 등은 법과 행정 절차, 예산이 모두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2008년 6월, 정확한 시장조사와 법의 재정비, 교통여건 조사 등도 제대로 하지 않고, 행안부에서 내놓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 추진 계획은 지역으로 배당돼 지역에서는 서둘러 관련 정책을 졸속으로 시행하기 바빴습니다.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에서 '자전거 시대가 너무 늦지 않게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삼천리 자전거'와 '참좋은레져'는 가격 제한폭까지 올라가는 현상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대통령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는 많은 정책의 변화와 주가 급등 현상까지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신중하고, 충분히 검토된 사안인지는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일개 기업도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신중의 신중을 기하는데, 나라의 정책을 무조건 밀어붙이는 모습은 백년대계를 꿈꾸어야 할 정부 정책의 모습이 아니라고 봅니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자전거 동호회가 실제 타보고 나온 내용 ⓒ SBS 화면갈무리



■ 자전거 동호회 전용 도로를 위해 쏟아 부은 2,000억 원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홍보하면서 내놓는 효과 중의 하나가 바로 자전거 도로입니다. 서울과 부산까지 513km를 연결하고, 총종주 거리 754km를 통해 전국 일주가 가능하다고 선전합니다. 

그러나 이 도로를 타본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이 일반인은 타기가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강과 강 사이의 구간을 가기 위해서는 국도를 우회하거나 나무가 울창한 임도를 통과해야 하는데, 그 거리가 무려 215km입니다.

결국, 전국 일주를 하려면 산 넘고 물 넘고 자전거를 들쳐메고 가야 하는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하는데, 일반인들이 그런 고생을 할 수 있겠습니까? 자전거를 수년 동안 탔던 동호회원들조차 일반인이 타기에는 너무 어렵다고 말하는 상황을 보면, 저 도로는 동호회 전용 도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호회를 비롯한 레저 활동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는 것을 무조건 반대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지금 일부 동호회만을 위한 도로에 수천억 원을 쏟아부을 시점인지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점검해야 합니다. 

■ 4대강 사업 홍보를 위한 자연 파괴

4대강을 왜 반대하느냐고 저에게 트위터로 묻는 사람이 있는데, 제가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번 망가뜨린 자연은 복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신중하고 정확한 환경 조사와 최소한의 자연 피해를 통해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지만 지금 4대강 사업은 졸속과 밀어붙이기식의 공사만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시멘트 자전거 도로로 변한 전남 구례군의 강둑 ⓒ조성봉



여러분은 위 사진에서 어떤 도로가 마음에 드십니까? 풀이 우거진 한가로운 강둑보다 시멘트로 뒤덮인 뻥 뚫린 자전거 도로가 좋습니까?

저는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보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강둑이 더 좋습니다. 세계는 친환경이라는 말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시멘트를 자연에다가 쏟아붓습니다. 그러고도 이명박 대통령은 '녹색성장'을 외국에서 떠들고 다닙니다. 

여기에 가장 큰 문제는 석면 사문석이 저 자전거 도로 밑과 양쪽에 깔렸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시원한 강바람을 맞고 자전거를 타는 것이 아니라 석면 가루를 흡입하면서 자전거를 타는 꼴입니다.

과연 시멘트로 강둑을 메꾸고 석면 가루가 날리는 저 도로가 '녹색 성장'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외국인들이 저 자전거 도로의 진실을 알고도 녹색 성장을 이룬 대통령이라고 칭찬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 재주는 한국이 부리고 돈은 중국이 버는 이상한 자전거 사업.

이명박 대통령은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과 4대강 홍보를 위해 자전거 산업을 육성하여 세계적인 자전거 생산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주장은 2008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늘 성장과 발전의 결과라고 하는 데 진실일까요?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첫해에만 240만대의 자전거가 팔렸습니다. 자전거의 신규판매는 200만대, 시장규모 4000억 원 시장을 놓고 보면 아주 멋진 산업 분야 같습니다. 그러나 실제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전거의 99%는 수입산, 그것도 대부분 중국산입니다. 

이 자료만 보면 중국은 4대강 사업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파괴되는 자연도 자신들의 땅도 아니고, 돈은 한국에서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니 자전거 산업을 육성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냐고 저에게 묻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삼천리 의왕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정부 인사들 ⓒ 안양뉴스

국내에서 제일 유명한 자전거 생산 업체인 '삼천리 자전거'의 의왕 공장 기공식에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김문수 경기 지사, 시도의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자전거 산업이 녹색성장 시대의 대표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 등 정부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 이라고 축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삼천리 자전거 의왕공장은 엄청난 혜택을 받았습니다.

○ 공장 신설 2시간 만에 승인 
○ 공장 건축허가 1시간 만에 처리
○ 공장 설립 1일 만에 허가
○ 보세건설장 지정

공장 설립 허가를 단 하루 만에 받았고, 중국에 있던 공장을 의왕으로 옮겨오는 조건으로 보세 건설장으로 지정받아 중국공장에 있던 생산설비의 통관에 관세를 물지 않고 들여왔습니다. 

이렇게 각종 혜택을 받고 설립된 삼천리 자전거의 생산량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삼천리 자전거 의왕 공장 생산라인 ⓒ조선 이코노믹스

원래 30만대 생산 목표로 설립된 삼천리 의왕공장의 2010년 생산량은 겨우 1만5,000대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사실은 의왕공장에서 조립되는 자전거 부품의 대부분은 국산이 아닌 수입산입니다. 결국 삼천리 의왕공장은 생산라인이 아닌 단순 조립공장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공장설립부터 준공까지 각종 혜택을 입은 삼천리 자전거가 왜 조립 공장으로 전락하고 있는가에 대한 삼천리 측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고급 자전거를 구성하는 부품은 세계적으로 특정된 회사의 제품만 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제성 때문에 아직 부품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 3대 자전거 강국을 외치며 '자전거 클러스터'를 대덕, 영천, 순천 등지에 건설했지만, 여기서 자전거 생산이 얼마나 되는지는 통계조차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자전거 산업 육성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대통령이 벌인 수년간의 결과가 중국인들의 배만 부르게 한 사실을 청와대도 알고 있지만, 후속 대책은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청와대 앞 자전거 도로는 청와대 액세서리' : 시민이 직접 청와대 앞 자전거 도로를 타보고 올린 글

이명박 대통령은 자전거 산업과 육성화를 부르짖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가 활성화되려면 레저용이 아닌 출퇴근용으로 사람들이 널리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청와대 근처에서조차 자전거 타기는 어렵습니다. 

고유가 시대에 자전거 출퇴근을 생각해본 시민은 도로에 나갔다가 그냥 포기하고 들어 옵니다. 자전거 타기가 힘든 것이 아니라, 도로와 자동차가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기름값 아끼려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 자전거 출퇴근의 현실입니다. 

차 없는 날을 맞이해 청와대 관사에서 자전거로 출근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봉하마을에서 자전거를 타는 노무현 대통령 ⓒ 청와대, 봉하마을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모두 자전거 타기를 즐겼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은 청와대 관사에서 집무실까지 안전한 거리만 자전거로 출근했습니다. 각종 행사에 선글라스를 끼고 자전거를 탄 대통령은 자전거 보급과 육성을 주장하며 수천억 원의 세금을 쏟아붓고 나라를 뒤흔들었습니다. 

한 사람은 한적한 시골 도로에서 손녀와 즐겁게 자신만의 자전거 타기를 즐겼습니다. 

대통령 한 사람을 잘못 만나면, 여러분의 세금이 엉뚱한 대한민국 자연 파괴로 이어지는 재앙을 벌인다는 진실을 제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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