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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분노한 유가족들 “기만적인 구조체계 아이들 구하지 못해”…진상규명 촉구
한 유족 “박근혜 대통령 분향소 방문, CF 찍으러 온 것처럼 보여” 반발
안산=옥기원 기자  발행시간 2014-04-29 20:02:59 최종수정 2014-04-29 20:51:54

정부 합동분향소에 옮겨진 세월호 희생자들
정부 합동분향소에 옮겨진 세월호 희생자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합동분향소가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마련돼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가 공식 분향소에 모셔지고 있다.ⓒ민중의소리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이 박근혜 정부에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단원고 유가족대책위원회’는 29일 오후 6시 안산 와스타디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사고경위 등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아이들 생명 구하지 못한 정부, 시신도 수습하지 못해”

유가족 대책위는 “구조당국의 태만한 구조체계로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지 못했고, 사고발생 14일이 지나도록 아이들의 시체조차 수습하지 못했다”며 “정부는 실종 학생들이 속히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책위는 세월호 사고로 슬퍼하고 있을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대책위는 “제 자식을 지키지 못한 무능한 저희 유가족에게 더 이상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며 “집단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권력층과 선박관계자들 그리고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어떠한 지원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교육당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각에서 진행중인 성금모금과 관련해서도 “사조직이나 시민단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금은 유가족들의 의사와 무관하다”며 “성금을 원하신다면 투명한 방식의 모금방법을 마련해달라. 모금액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합동분향소 방문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도 드러냈다. 유가족 대표단 유경근(46)씨는 “분향소를 방문한 박 대통령의 모습은 마치 CF(광고)를 찍으러 온 것 같았다”며 “대통령이 희생자를 애도하는 진심이 담긴 방문인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무회의에서 몇 명의 국무위원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밝히는 게 진정한 사과냐”며 “대통령은 진심에서 우러난 사과와 그 사과에 대한 마음을 곧장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안산 와스타디움 회의실에서 1시간 가량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는 120여명의 유가족들이 참석했으며 대표단을 구성하거나 향후 정책당국에 바라는 요구안 등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장례를 마친 유족들은 실종자를 찾지 못한 가족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5월 1일 진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진도로 모인 유가족 대표들은 정부에 신속한 실종자 구조대책 방안 마련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단원고 유족대표 기자회견 전문

저는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인천발 제주행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유가족대책위원회 대표 김병권입니다. 저는 지금 세월호 사고의 사망자 학생들의 유가족을 대표해 다음과 같이 저희의 입장을 밝힙니다.

1. 우리는 세월호 사고의 정확한 사교 경위와 사고발생의 진상규명을 정식으로 정부에 요청합니다다.

2. 우리는 정부의 태만하고 기만적인 구조체계로 아이들의 생명을 구조할 수 있음에도 구하지 못하고 사고발생 14일이 지나도록 시신마저 수습하지 못한 아직 바다에 남아있는 어린학생들을 재빨리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더 이상의 변명 없는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합니다.

3. 이사고로 매일 울고 안타까워하는 국민여러분...
제 자식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무능한 저희 유가족에게 더 이상 미안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오히려 업무성과와 밥그릇 싸움으로 집단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권력층과 선박관계자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으면서 아이를 찾으려고 허둥대는 학부모들에게 어떠한 지원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선생님 그리고 교육부 관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4. 현재 사조직이나 시민단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성금모금은 저희 유가족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며 생활재난을 당한 것이 아니라 자식을 잃은 저희들에게 성금은 너무나 국민들에게 죄송한 일임을 알려드립니다. 만약 이 사고로 안타까운 마음에 성금을 하신다면 투명한 방식으로 한 라인으로 구성하여 모금액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로 했습니다.

이상 저희 유가족은 지금이라도 투명한 사고 진위파악을 요청하며 동의하지 않은 성금모금을 당장 중지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상 세월호사고 유가족 대책위원회 일동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조문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조문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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