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이모저모]유족석엔 합창단, 묘역엔 보훈처 일색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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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이모저모]유족석엔 합창단, 묘역엔 보훈처 일색

뉴시스 | 송창헌 | 입력 2014.05.18 10:34  【광주=뉴시스】송창헌 류형근 기자 

○…텅빈 유족석 차지한 합창단-경찰

5·18민주화운동 제34주년 기념식이 정부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거부로 5·18 유가족과 5월 단체, 기념재단까지 전면 불참한 가운데 텅 빈 유족석을 일부 합창단과 경찰이 메워 눈총이 이어졌다.

유가족석은 100여 석으로, 매년 오월어머니회 회원 등 유가족들이 앉아 슬픔을 달래며 깊은 애도를 표시하던 자리다.

↑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제34주년 5·18민주와운동 기념식에 앞서 경찰이 불참을 선언한 5·18유가족 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다. 5월 관련 단체는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지 않고 제창을 거부함에 따라 이번 행사 불참을 결정했다. 2014.05.18. hgryu77@newsis.com
 

그러나 이날 5·18 상주인 유가족들이 불참하면서 빈 자리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연합합창단 소속 일부 단원과 경찰들이 대신 차지했다. 경건해야 할 기념식장이지만 웃음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5·18 유가족 백순금(72) 할머니는 "국회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결의했는데도 왜 제창하지 못하게 하는지 답답하고 참으로 슬픈 5·18"이라며 "기념식에 불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합창단 한 관계자는 "(유족들이) 불참하면 비어 있는 상태로 두지 굳이 채울려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앉으라고 해서 앉긴 했지만 유공자도 아닌데 솔직히 불편하다"고 말했다.

○…묘역은 보훈처 직원과 경비인력 일색

유족과 5월 단체, 야당까지 전면 불참한 가운데 묘역에는 보훈처 직원들로 넘쳐났고, 국무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기습시위 등을 우려해선지 경찰 경비인력도 수천명에 달했다.

이날 묘역에 투입된 보훈처 직원은 600명 안팎.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던 지난해보다도 많다.

보훈처 한 관계자는 "예년보다 많은 직원들이 기념식장 안팎에서 비상근무중"이라며 "예년보다 2배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5·18재단과 오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전날 "보훈처가 34주년 기념식에 재향군인회와 전몰군경미망인회, 전몰군경유족회, 상이군경회 등 보훈단체를 총 동원하고 있다"며 '관제 기념식'을 우려하는 성명을 낸 바 있다.

경찰도 20개 중대 전의경 1500여 명과 직원 1000여 명이 투입돼 묘역 전체에 걸쳐 철통 경비에 나섰다.

한 참석자는 "5·18이 '반쪽'도 아니고 전면 파행으로 가면서 가는 곳마다 동원된 듯한 보훈처 직원들과 공무원들로 넘쳐나 씁쓸하다"며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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