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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눈물의 삼보일배…청와대 응답은 견고한 ‘경찰벽’ (종합)
강경훈 기자  발행시간 2014-09-02 14:44:31 최종수정 2014-09-02 20:59:55

오후 8시 30분분
세월호 유가족 눈물의 삼보일배…청와대 응답은 견고한 ‘경찰벽’

세월호 진상규명 485만명 서명 전달 삼보일배
세월호 진상규명 485만명 서명 전달 삼보일배
2일 오후 세월호 가족대책위 가족들이 농성중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485만명 국민서명 청와대 전달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민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국민서명 전달을 위해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하려 했으나, 경찰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막아서 그자리에서 삼보일배를 이어가고 있다.ⓒ김철수 기자

세월호 유가족들이 2일 오후 장장 4시간이 넘도록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경찰에 가로막힌 채 제자리 삼보일배를 했지만, 끝내 청와대는 응답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실망감과 아쉬움을 뒤로한 채 농성장으로 돌아갔다.

유가족들이 이날 삼보일배로 청와대에 가려고 했던 건 진상조사위원회의 수사.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달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담긴 서명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오후 1시 40분께 유가족들과 종교계.노동계.학계 등 각계 대표자들,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 등 100여명은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30여미터 앞에서 삼보일배를 시작했다. 유가족들은 시민 135만명이 서명한 종이가 담긴 20여개 박스를 나눠 들었다.

“진상규명”, “안전사회”
절도 있는 북 소리에 맞춘 구호 소리가 광장에 울려퍼졌고, 유가족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청와대를 향해 절을 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세월호 유가족 삼보일배 막아선 경찰
세월호 유가족 삼보일배 막아선 경찰
2일 오후 세월호 가족대책위 가족들이 농성중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485만명 국민서명 청와대 전달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민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하려 했으나, 경찰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막아서 그자리에서 삼보일배를 이어가고 있다.ⓒ김철수 기자
 
세월호 특별법 제정 요구 485만명 국민서명 청와대 전달 막아서 경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요구 485만명 국민서명 청와대 전달 막아서 경찰
2일 오후 세월호 가족대책위 가족들이 농성중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485만명 국민서명 청와대 전달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민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하려 했으나, 경찰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막아서 그자리에서 삼보일배를 이어가고 있다.ⓒ김철수 기자
 
하지만 이미 삼보일배를 시작하기 전부터 경찰 병력은 세종대왕상을 사이에 두고 겹겹이 무리지어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유가족들은 더이상 전진하지 못했다.

마치 ‘더 이상 뚫려선 안 된다’고 의지를 다지는 듯 이를 악 문 경찰들의 표정과 그들을 사이에 두고 솟아 있는 세종대왕상의 인자한 표정, 그 너머로 보이는 청와대의 평온한 모습이 씁쓸히 대조를 이뤘다.

가로막힌 유가족들이 본의 아니게 경찰들의 발을 향해 삼보일배를 하는 기막힌 광경이 벌어졌다. 막고 있는 경찰들도 민망한 듯 모자를 푹 눌러썼다. 위치를 알 수 없는 곳에서 “여러분은 불법 시위를 하고 있다”는 방송이 흘러나왔고, 경찰 병력 사이에 솟아오른 10여대의 채증 카메라는 유가족들을 실시간으로 촬영했다.

‘예은 아빠’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이 마이크를 잡고 “길을 열어줄 때까지, 청와대에 서명지를 전달할 때까지 제자리에서 삼보일배를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앞에 신문고가 있더군요. 우리가 이렇게 처절하게 신문고를 두드리고 있는데, 청와대는 아직도 대답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부르짖는 목소리가 버러지 만도 못한 짐승의 목소리입니까? 청와대가 보이는 이곳에서 우리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발버둥치고 있는데 왜 아무런 대답도 없는 것입니까?”

故이재욱군의 어머니가 목 놓아 외쳤다. 120일이 넘는 아스팔트 생활에 상할 대로 상한 유가족들의 얼굴에선 설움에 복받친 눈물이 흘러내렸다.

“세종대왕이 잠들지 않은 채 이렇게 서 있고, 400만명이 넘는 이순신 장군들이 광화문에서 몰려가고 있는데 아직도 경찰을 내세워 막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려면, 이런 쓸데없는 경찰을 치우고 제발 이 자리로 나와주십시오. 역사에 길이 남고, 박씨 가문에 제대로 남으려면 여기 나와서 석고대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서명을 해주신 450만 국민들이 용서해 줄 수 있는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입니다.”

故문지성군 아버지 문종필씨가 사진기자용 사다리에 올라 청와대를 향해 쉰 목소리를 쥐어짜며 말했다.

경찰, 유가족 개별적 이동도 가로막고 한명씩 고립시켜...과잉 대응 논란 일 듯

유가족들의 제자리 삼보일배가 이어지자 유가족들 5~6명이 서명 용지를 들고 개별적인 이동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대응은 일사분란했다.

故이경주양 어머니 유병화씨 등 5~6명은 경찰의 저지를 뚫고 횡단보도를 건너려 했으나, 순식간에 경찰 100여명이 달려들어 저지했다. 유가족 한명 한명을 경찰 20~30명이 둘러싼 채 고립시켰다.

2일 오후 세월호 유가족과 각계 대표자들이 특별법 제정을 원하는 국민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이를 가로막았다.
2일 오후 세월호 유가족과 각계 대표자들이 특별법 제정을 원하는 국민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이를 가로막았다.ⓒ민중의소리
 
뒤따라온 유가족 법률대리인 박주민 변호사가 “도대체 한명씩 인도를 통해 이동하는 것까지 가로막는 법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으나, 현장 책임 경찰관은 “미안하다. 이해해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한 유가족은 “내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잡아가면 되지 왜 이렇게 막기만 하고 있는 것이냐. 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지 설명이라도 해 달라”며 경찰 조끼를 붙잡은 채 울부짖었다.

경찰의 빈틈없는 고립 작전에 의해 상황은 30여분 만에 종료됐으나, 엄연히 개별적인 통행까지 가로막은 채 수십명이 한명을 에워싸는 방식의 경찰의 과잉 대응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450만 국민들의 목소리 듣지 않겠다고 청와대로부터 답이 왔다”

유가족들은 침묵하는 청와대를 향해 이를 악 문 채 4시간이 넘도록 쉬지 않고 제자리 삼보일배를 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청와대는 유가족들의 전진을 허용하지 않았다.

경찰 측은 “대표단 5명만 가는 것이 어떻겠냐”, “몇명만 가고 서명지는 차로 실어다주겠다” 등의 제안으로 회유를 시도했으나, 유가족들은 수용하지 않았다.

장시간 제자리 삼보일배에 유가족들 중 몇몇이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았다.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급격히 어두워져 더이상 삼보일배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삼보일배를 시작한 지 4시간 16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유경근 대변인은 “대통령이 감히 우리 국민들의 서명을 받지 않겠다고 답이 온 것”이라며 “오늘 안 되면 내일 하면 되고, 내일 안 된다면 모래 하면 된다. 힘을 비축했다가 누가 끝까지 가는지, 될 때까지 해보자”고 말했다.

몇몇 유가족들은 아쉬움에 자리를 뜨지 못하기도 했으나, 동료들의 손을 잡고 다음을 기약하며 농성장으로 돌아갔다.

“청와대는 응답하라”
“대통령은 응답하라”
“성역 없는 진상조사, 안전한 대한민국” 
유가족들의 마지막 구호와 함성이 광화문 광장을 뒤덮었다.

경찰에 막힌 어머니의 눈물
경찰에 막힌 어머니의 눈물
2일 오후 세월호 가족대책위 가족들이 농성중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485만명 국민서명 청와대 전달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민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국민서명 전달을 위해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하려 했으나, 경찰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막아서 그자리에서 삼보일배를 이어가고 있다.ⓒ김철수 기자

청와대로 삼보일배로 향하는 세월호 가족들
청와대로 삼보일배로 향하는 세월호 가족들
2일 오후 세월호 가족대책위 가족들이 농성중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485만명 국민서명 청와대 전달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민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국민서명 전달을 위해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하려 했으나, 경찰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막아서 그자리에서 삼보일배를 이어가고 있다.ⓒ김철수 기자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로 가려는 유가족들과 참가자들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로 가려는 유가족들과 참가자들
2일 오후 세월호 가족대책위 가족들이 농성중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485만명 국민서명 청와대 전달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민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국민서명 전달을 위해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하려 했으나, 경찰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막아서 그자리에서 삼보일배를 이어가고 있다.ⓒ김철수 기자

세월호 가족대책위 삼보일배 막어선 경찰
세월호 가족대책위 삼보일배 막어선 경찰
2일 오후 세월호 가족대책위 가족들이 농성중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485만명 국민서명 청와대 전달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민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하려 했으나, 경찰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막아서 그자리에서 삼보일배를 이어가고 있다.ⓒ김철수 기자
 
오후 4시 30분
유가족 1명당 경찰 20여명 에워 싸…삼보일배 과잉대응

세월호 유가족들이 개별적으로 흩어져 청와대 이동을 시도했지만 경찰이 이마저도 차단하면서 과잉대응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 한명당 20~30여명의 경찰이 에워 싸면서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게 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 유가족과 각계 대표자들은 2일 오후 특별법 제정을 원하는 국민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하지만 경찰이 삼보일배를 차단하면서 가족들은 채 30여미터도 나가지 못했다. 경찰은 "미신고된 불법집회"라고 이유를 밝혔다.

제자리에서 삼보일배를 진행하던 유가족들은 삼삼오오 빠져나와 청와대 방향으로 걸어가고자 했다. 그러나 경찰은 유가족을 둘러싸며 이마저도 차단했다. 사실상 광화문광장에서 빠져나갈 수 없도록 봉쇄한 상태다.

일부 가족들을 눈물을 흘리며 길을 열어줄 것을 호소했지만 끝내 경찰은 길을 열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개별적으로 걸어가는 것을 막는 법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지만 현장 경찰관은 "이해해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한 세월호 유가족은 "우리가 죄인도 아니고 서명지도 전달하지 못하게 하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2일 오후 세월호 유가족과 각계 대표자들이 특별법 제정을 원하는 국민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이를 가로막았다.
2일 오후 세월호 유가족과 각계 대표자들이 특별법 제정을 원하는 국민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이를 가로막았다.ⓒ민중의소리
 
오후 3시
경찰,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 삼보일배 차단

세월호 유가족 3보1배 경찰에 저지
세월호 유가족 3보1배 경찰에 저지
2일 오후 1시 40분께 세월호 사고 유가족과 각계 대표자 등 100여명이 특별법 제정을 원하는 국민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한 삼보일배를 진행했으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경찰의 저지에 의해 멈춰섰다.ⓒ민중의소리
 
경찰이 세월호 유가족들의 청와대행 삼보일배를 차단했다.

세월호 사고 유가족과 각계 대표자들이 2일 오후 특별법 제정을 원하는 국민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한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이들 100여명은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오후 1시40분께 세종대왕상 앞에서 삼보일배를 시작했다.

북 소리에 맞춰 '진상규명' '안전사회' 구호를 외치며 삼보일배를 진행했으나 삼십미터도 채 가지 못해 십여분 만에 경찰력에 가로막혔다.

이들은 길을 가로막은 경찰 병력을 향해 '진상규명' '안전사회' 등을 외치며 제자리에서 삼보일배를 진행하고 있다.

앞선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은 "새누리당이 답을 내놓을 수 없다면 박근혜 대통령께 달려갈 수밖에 없다"며 "수차례 말씀했듯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한 서명은 그동안 받은 485만여명 중 지난 7월 국회에 제출한 350만여명을 제외한 135만명이 한 것이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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