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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혼란 틈탄 박근혜 대통령의 ‘정면 도발’
‘수사권·기소권’ 요구 정면 거부…세월호 유가족 향해 “외부세력” 운운 폄훼발언도
최명규 기자 acrow@vop.co.kr 발행시간 2014-09-16 16:48:22 최종수정 2014-09-16 16:48:22

박근혜 눈물
박근혜 눈물
지난 5월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눈물 흘리던 박근혜 대통령.ⓒ뉴시스

제1 야당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사이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 등 현안과 관련해 강경 발언들을 쏟아내며 '정면 도발'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16일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을 보장하는 특별법을 제정하자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요구에 대해선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든다"며 공식 거부했다. 또 특검 추천위원 관련 여야의 '2차 합의안'을 수용 가능한 '마지노선'으로 못 박았다. "순수한 유가족", "외부세력" 운운하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폄훼하기도 했다.

자신의 세월호 참사 당일 '사라진 7시간' 행적 관련한 야당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도를 넘고 있다",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몰아붙였다. 공전 중인 국회 상황 관련해선 '국회의원 세비 반납'을 주장하는 등 국회를 무시하는 발언도 나왔다.

'수사권·기소권' 요구 공식거부…여당엔 '2차 합의안' 가이드라인
"순수한 유가족", "외부세력" 운운하며 세월호 유가족 폄훼
"대통령에 대한 모독은 국민에 대한 모독"…'짐이 곧 국가'?

세월호 특별법 관련해 장기간 침묵을 지켜오던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박 대통령의 입장은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해 오던 유가족들과 야당, 각계 시민사회의 요구에 대한 강경하고도 완고한 '거부' 입장 표명이었다.

박 대통령은 진상조사위의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 문제와 관련 "삼권분립과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고 결단을 내릴 사안이 아닌 것"이라며 "이러한 근본원칙이 깨진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법치와 사법 체계는 무너질 것이고 대한민국의 근간도 무너져 끝없는 반목과 갈등만이 남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대한변협 등의 주장을 도외시한 채 여당 측의 일방적 주장만을 강변한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여당몫 특검후보 추천위원 2명에 대한 추천권을 야당과 유가족들의 '사전 동의' 하에 선정하기로 한 여야 원내대표의 '2차 합의안'을 '마지노선'으로 못 박으며 추후 협상의 여지를 없앴다. 여당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박 대통령은 2차 합의안을 언급하며 "실질적으로 여당의 권한이 없는 마지막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폄훼 발언도 늘어놓았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특별법도 순수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담아야 하고 희생자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외부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수한 유가족'이라는 표현을 통해 마치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외부세력'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야권과 시민사회가 세월호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과 정부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저는 진도에서, 팽목항에서, 청와대에서 유족들과 만나 그분들의 애로와 어려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 바탕위에서 진상규명을 하면서 많은 관계자들이 문책을 당했고 드러난 문제점들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세월호 유가족들의 줄기찬 면담 요구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과 동떨어진 발언이다. 오히려 사고 초기 유가족들과의 만남이 국민적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 제스쳐가 아니였냐는 비난만 증폭되는 상황이다.

세월호 특별법 관련 교착 정국에 대한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특히 '국회의원 세비' 문제를 언급하며 "국민에 대한 의무를 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민에게 그 의무를 반납하고 세비도 돌려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무시'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또한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 발언도 그 도를 넘고 있다"고 야당을 질타했다. 이는 새정치연합 설훈 의원이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의 책임 여부를 언급하며 핵심 의혹 중 하나인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 관련해 "청와대에서 7시간 동안 뭐했냐.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얘기,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고 국가의 위상 추락과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라고 설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여기에는 '짐이 곧 국가'라는 프랑스 절대왕정 시대 루이 14세의 발언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야당 "박 대통령, 아물지 않은 유가족 가슴에 다시 대못박아"
"국회 해산한 박정희 대통령의 서늘한 기운 느껴져"

야당은 박 대통령이 쏟아낸 일련의 강경 발언들에 대해 "국회와 국민 무시"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또 유가족들의 가슴에 다시금 상처를 안겨준 발언들이라고 질타했다.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인식을 드러내고 야당과 유가족을 맹공격했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을 결단하라고 호소했더니 오히려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국회의 협의를 근본부터 부정하고 있다"며 "국회와 국민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원 세비' 발언에 대해선 "10월 유신으로 국회를 해산한 박정희 대통령의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국민들의 명령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던 이유가 이렇듯 다시 참을 수 없는 상처와 모욕을 주기 위함이었나. 전혀 아물지도 않은 가슴에 다시 대못을 박기 위함이었나"라며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야말로 그 도를 훌쩍 넘었다"고 질타했다.

홍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심각하게 착각하고 있다. 진실을 규명하라는 것은 '부탁'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지엄한 '명령'"이라며 "'할 수도, 결단을 내릴 수도 없다'면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경고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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