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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파문 청도 주민 “송전탑 반대했다고 검찰이 조사”
밀양·삼척·부산 등 주민 ‘한국탈핵만민공동회’서 성토…주민투표 이끈 삼척시장도 압박
입력 : 2014-11-11  22:09:41   노출 : 2014.11.12  09:45:48  강성원 기자 | sejouri@mediatoday.co.kr    

“우리 청도 할머니들은 아직도 법원에 다니고 있다. 할머니들은 ‘내가 뭘 잘못해서 검찰과 법원에 불려가 조사받아야 하느냐’고 그런다. 송전탑 반대했다고 공안검찰이 우리를 조사하는 나라인지는 정말 몰랐다. 내 재산과 건강에 피해가 오니까 당연히 살려고 발버둥 치는데 왜 빨갱이 소리를 들어야 하나.”

지난 2009년부터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에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싸워왔던 이은주 전 부녀회장은 “청도경찰서장이 할머니들의 방해에 겁이나 돈 봉투까지 돌렸다는데, 지금 생각하면 모르는 게 죄라고 조금이라도 알았으면 우리 할머니들이 이렇게 어렵게 당하거나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11일 오후 서울 정동 환경재단에서 열린 ‘삼척 주민투표 이후, 한국 탈핵 만민공동회’ 증언대회에서 “송전탑에 반대하다가 탈핵을 알게 되고 핵발전소가 없으면 송전탑도 필요 없음을 알게 됐다”며 “‘마을공동체 회복’의 과제를 안고 ‘국가의 폭력’에 맞서 ‘마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투쟁해온 삼평리를 평화의 마을, 저항의 공동체로 다시 세우기 위해 ‘삼평리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청도경찰서 정보보안과 전아무개 계장은 추석연휴 기간인 지난 9월 9일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 7명에게 총 1700만 원을 건넸다. 사진=이보나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상황실장 제공

이날 이계삼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밀양 송전탑 투쟁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현장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단순히 돈을 더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던 곳에서 계속 살며 생을 마치고 싶다, 평화를 지키고 싶다는 간절하고 소박한 바람이 평화를 염원하는 사람과 만나 새로운 지평으로 옮겨갔다”며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인 ‘밀양법’이 만들어진 것은 그 투쟁의 성과이자 한계”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밀양과 청도에서 10년을 송전탑 건설 반대를 위해 운동했지만 전국의 시민과 만나 불붙은 건 지난 2012년 이후부터였다”며 “송전탑 계획 단계에서부터 국민과 만났다면 좌절시킬 수 있었을 것이고, 충남 서산과 전남 여수 등 한전이 수십억의 마을 합의금을 풀어 주민을 설득하는 사태의 반복도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10일 주민들 85%가 주민투표를 통해 압도적으로 원자력발전소 유치 반대 뜻을 밝힌 강원 삼척시에 대한 당국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이광우 삼척시의원은 “(김대수)전 시장 측에서 김양호 시장이 권한을 남용했다고 수사를 의뢰해 안전행정부와 경찰청이 마구잡이로 관련자 조사를 하고 있다”며 “삼척시민들의 주민투표는 파괴된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일이며 국가 에너지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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