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57759
"어떤 XX가 방해해?" 서북청년단 총회 강행
[현장] 대관 불허된 서울청소년수련관 1층 카페 차지
14.11.28 19:34 l 최종 업데이트 14.11.29 00:07 l 손지은(93388030) 이희훈(leeheehoon)
▲ 백골 그려진 서북청년단 깃발 정함철 서북청년단 대변인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립청소년수련관에서 재건총회를 마치고 백골이 그려진 기를 접고 있다. ⓒ 이희훈
▲ 대관 취소로 폐쇄된 수련원 강당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청소년수련원에서 서북청년단 재건총회 대관을 '설립취지에 맞지 않다'의 이유로 대관을 취소해 '3층 늘솔길'이 폐쇄되었다. 서북청년단은 대관취소에도 불구하고 수련원 카페를 차지하고 총회를 강행 했다. ⓒ 이희훈
"당신 뭐야, 빨갱이야? 간첩이야?"
"어떤 XX가 방해해?"
"밟아, 끌어내려!"
청소년의 문화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서울시립청소년수련관에 난데없는 어른들의 고성이 들렸다. 이곳 3층 강당에서 창립총회를 계획했다가 행사 하루 전날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관 취소를 통보받은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원회(아래 서북청년단)가 28일 총회를 강행하겠다며 들이닥친 것이다.(관련기사 : "서북청년단, 청소년단체인 줄 알았다")
이날 서북청년단 회원들은 행사 예고시각보다 한 시간 앞선 오후 1시께부터 수련관 1층 카페에 자리를 잡고 대관 취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배포하며 강행 뜻을 내비쳤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방해 배후세력을 철저히 추적해 서북청년단 방식대로 응분의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행사 시작을 20여 분 앞둔 오후 1시 40분께에는, 강당을 대신해 1층에 마련된 60여 석 규모의 카페에서 총회를 강행하려는 서북청년단 회원 일부와 수련관 관계자 사이에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북청년단 회원들은 무대 마련을 위해 테이블을 치우던 중 이를 말리는 수련관 관계자를 끌어내리며 거칠게 항의했다.
▲ 총재에 손진, 구국결사대장에 정함철 서북청년단 총재로 추대 받은 손진(왼쪽)씨가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청소년수련원에서 소감을 밝고 있다. 오른쪽은 구국결사대장으로 임명 된 정함철 대변인. ⓒ 이희훈
▲ 서북청년단 "종북좌파 세력척결" 서북청년단 한 회원이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청소년수련원에서 대관취소에도 불구하고 강행 된 서북청년단 재건총회 도중 "종북좌파세력척결"이 쓰여진 진행요원 표찰을 매고 있다. ⓒ 이희훈
약 15분 동안의 충돌은 수련관 측의 시설보호 요청으로 현장에 와 있던 경찰이 투입되며 진정됐고, 총회는 오후 2시 10분께 정함철 서북청년단 대변인이 "65년 만의 서북청년단 총회를 한다"고 알리며 시작됐다. 회원 50여 명은 애국가 제창에 이어 "호국 서북청년단 선배님들을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행사장 한쪽에는 파란색 배경에 해골이 그려진 서북청년단 깃발이 세워져 있었다.
이날 회원들은 '조국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내빈 자격으로 재건 취지문을 낭독한 맹천수 바른사회시민연대 대표가 "대한민국 건국에 크게 기여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서북청년단이, 종북 좌익의 반역으로 또 다시 위기에 처한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무대 아래 회원들은 박수를 치며 "옳소", "일어섭시다"라고 환호했다.
"65년 만의 서북청년단 총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또한 이들은 앞으로 ▲ 종북좌익 세력의 반역성 규탄 및 실력 저지 활동 ▲ 애국심 고취를 위한 홍보사업 ▲ 국민생활의 평안을 도모하기 위한 공권력 회복운동 등을 하겠다고 알렸다. 동시에 그간의 성과로는 "9월 28일 시청 앞의 세월호 노란리본 철거를 시도한 바 있다"고 전했다.
약 두 시간 여의 총회를 마친 이들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수호 만세", "대한민국 종북좌파세력 척결 만세", "대한민국 서북청년단 재건 만세"를 외치고 흩어졌다.
▲ 수련원 카페 차지한 서북청년단 정함철 서북청년단 대변인이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청소년수련원에서 대관취소에도 불구하고 강행 된 서북청년단 재건총회를 진행을 하고 있다. 서북청년단은 '설립취지에 맞지 않는 행사'라는 이유로 대관을 취소한 수련원에서 행사를 강행해 충돌을 빚기도 했다. ⓒ 이희훈
▲ 서북청년단, 카페 차지하고 재건총회 진행 서북청년단 재건총회가 강행 된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청소년수련원에서 대관이 취소 되어 강당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일부 서북청년단이 커피를 주문해 카페를 차지하여 진행 되었다. ⓒ 이희훈
▲ 서북청년단 총재 추대 된 손진 재건 서북청년단 총재에 임명된 손진씨가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청소년수련원에서 소감을 밝힌 뒤 자리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손씨는 대한민국건국회 명예회장이다. ⓒ 이희훈
하지만 결기에 찬 이들과 달리 총회를 지켜본 수련관 관계자들은 냉랭한 반응이었다. 카페에서 음료를 제조하는 한 직원(28·여)은 "주문이 들어와 커피를 만들고 있었는데 원두 가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너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 '젊은 사람이 정신 차려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황당해했다.
이어 "행사를 강행하면서 먼저 와 자리잡고 있던 손님들이 자리를 떴고, 뒤에 온 손님들도 그냥 돌아갔다"며 "수련관의 수익사업을 방해해도 되는 것이냐"며 토로했다.
또한 회원들에게 둘러싸여 거친 항의를 받은 또 다른 관계자는 "1층 카페는 수련관이 운영하는 엄연한 영업장인데 힘으로 밀어붙여 행사를 강행해 영업을 방해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수련관 측은 향후 서북청년단이 재건총회를 강행한 것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서북청년단은 해방 뒤 월남한 서북 지방 청년들을 중심으로 1946년 서울에서 결성된 극우반공단체다. 이들은 조국의 완전한 독립, 균등사회의 건설, 세계평화에 공헌 등을 강령으로 내세웠지만 주로 한 일은 좌익세력에 대한 '백색 테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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