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완사모' 회장 65억 횡령 혐의 구속
성완종 리스트 파문 확산
한국일보 | 남상욱 박주희 | 입력 2015.04.16 21:55 | 수정 2015.04.17 07:54
아산 소재 시내버스 업체 대표, 검찰, 개인 비리에 초점 불구
이완구 총리와 친분 두터워 불법 정치자금 전달 가능성도
검찰이 '이완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완사모) 자문임원단 회장을 맡고 있는 충남 아산 소재 시내버스업체 대표 이모(61)씨를 횡령 혐의로 16일 구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완사모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충남지사로 재직하던 2006년 만들어진 지지 모임이다.
검찰은 일단 이씨의 개인 비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씨가 이 총리와 평소 친분이 두터웠다는 점에서 횡령한 돈의 일부를 정치자금 명목으로 이 총리 측에 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가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이어 이 총리 핵심 지지자에 대한 비리에도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 파장이 예상된다.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대전지검 천안지청 형사1부(부장 서영수)는 지난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이씨를 전격 체포한 후 이튿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9일에는 아산시에 있는 이씨 회사 사무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회계 관련 서류 등도 확보했다.
검찰은 이씨가 2008년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시내버스 회사 소유의 자금 34억원을 경리 직원과 지인의 차명계좌로 빼돌린 정황을 포착했다. 이씨는 같은 기간 충남버스운송조합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조합자금 31억원을 정상적인 회계처리 없이 빼돌려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업체 직원들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씨의 혐의를 입증할 진술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씨는 "회사 돈은 경리직원이 개인적으로 빼돌린 것이고, 운송조합 자금도 노조에서 사용한 것으로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속된 이씨를 상대로 본격적인 횡령 자금의 용처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횡령한 돈의 규모가 65억원에 달하는 거액인 데다 이씨가 평소 "이 총리에게 자금을 전달해왔다"는 말을 주변에 하고 다닌 점으로 미뤄 횡령 자금이 불법 정치자금 형태로 이 총리 측에 흘러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횡령이라는 개인 범행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4년부터 버스업체를 운영해 충남지역의 대표적인 운수사업가로 알려진 이씨는 아산시버스공동관리위원장과 충남버스운송사업조합이사장을 역임했으며 2009년부터 최근까지는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아산=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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