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확보된 13억톤 물…사용계획서가 없어 무용지물”
박창근 교수 “확보한 물조차도 썩어가고 있다는 게 또 문제”
국민라디오  |  kukmin2013@gmail.com  승인 2015.06.17  09:29:09  수정 2015.06.17  15:00:12

▲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마친 뒤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장기화되고 있는 가뭄대책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대응, 용산 화상경마장 장외발매소 개소, 농민단체의 반발이 큰 밥쌀용 쌀 수입 문제 등이 논의됐다. 2015.6.16/뉴스1

이강윤 정치평론가(이하 이):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지금 가뭄이 아주 심각한데, 4대강에는 물이 찰랑찰랑 넘칩니다. 그물 왜 못 가져다 쓸까요? 벼들이 말라 타 들어가고 논바닥을 쩍쩍 갈라지고 농부들 가슴은 애가 타다 못해 속이 쓰립니다. 4대강 개발하면 원래 홍수도 잡을 수 있고 농업용수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얘기 정부에서 몇 년 전에 굉장히 해댔었죠. 그런데 속수무책인 거 같습니다. 4대강 전문가시죠.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이하 박): 네, 안녕하세요?

이: 이거 왜 그 물을 못 갖다 쓰는 겁니까?

박: 당초 4대강 사업하기 전에 그 당시 정부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물이 부족한 지역은 산간농촌과 도서해안지역이라고 분명히 되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물을 확보를 하더라도 소용이 없다, 사실 사용처가 없다는 거죠. 지금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당초 13억 톤을 개발하겠다고 했는데 개발한 물에 대한 사용계획서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무용지물인 물을 개발해놓은 거죠. 그러니까 사회자님이 말씀하셨다시피 산간농촌 지역에서는 지금 가뭄에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정작 개발된 물을 아무도 사용 못하고 있는 거죠.

이: 그러면 애초에 그 수십조 투자해가면서 4대강을 전국도를 파헤치고 보 세우고 그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몇 년간 진행된 그 국책사업을 하면서도 이렇게 되리라는 것은 예정이 되어 있었다는 얘기인가요?

▲ 4대강 물 공급 대상지역 © 뉴스1

박: 그렇죠. 그것은 저희들이 처음부터 꾸준히 주장을 해왔던 얘기거든요. 물은 산간농촌지역이 부족하기 때문에 물이 부족한 데 가서 개발해야 된다, 그리고 홍수도 지금 지방하청이라든지 사업체에서 많이 나거든요. 그러면 거기에 대한 홍수대책을 세워야 된다, 라고 저희들은 계속 주장했는데 본류에만 전부 4대강 사업을 올인해 버린 거죠. 모든 예산을 다 부은 거죠. 지금 아시다시피 왜 그런 쓸모없는 물을 4대강에 가득 채워놨을까. 그래서 2013년 7월 달에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은 문화를 염두에 둔 사업이었다,라고 발표하지 않습니까?

이: 네, 문화.

박: 사용처가 없는 물을 가득 확보했다는 것은 결국은 문화의 요소 말고는 사용처가 없는 거죠.

이: 교수님 하나 상식적인 거 여쭙겠습니다. 우리가 댐을 만들거나 하천정비를 하거나 수로를 곧게 편다거나 또는 강 양 둑을 이렇게 한다거나 하는 것, 홍수 막고 그 다음에 물이 필요할 때는 쉽게 가져다 쓰려고 한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아닙니까?

박: 그렇습니다.

이: 그러면 4대강 같이 그렇게 거창한 거 갈 필요도 없이 그렇게 멀리 가버리긴 했는데 좋습니다. 뭐 문화건 유람선을 띄어서 관광수입을 하건 그것은 그랬다고 치고 최소한 농업용수로는 쓸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농업용수로 써왔던 것은 5,000년 전 우리가 인류가 수도작 벼 재배를 하기 시작할 때부터 기본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왜 그 기본마저 못 지키고 있는 거죠?

박: 그것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정부가 얘기하듯이 120 몇 년 만에 오는 가뭄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우리 국토에서 물이 부족한 지역은 산간농촌지역이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을 위한 어떤 용수공급 체계를 일정 부분 했습니다만 다는 못하는 거죠, 그나마 좀 넓으니까. 그리고 또 농촌지역에 가보면 한 마을에 10가구, 보통 20가구 있지 않습니까? 100가구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큰 마을이거든요. 그래서 조그마한 마을들에서 그런 가뭄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그래서 앞으로 이 4대강 사업을 교훈으로 해서 이거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받는 그런 분들을 위한 어떤 수단정책이 필요하다는 거죠.

이: 지금 정부 얘기에 따르면 4대강에 설치된 전국 16개보에는 7억 2천만 톤의 물이 가득 차 있지만 농경지까지 이 물을 가져다 쓸 수 없는 이유가 관계수로가 되어 있지 않아서, 그러니까 큰물에서 논으로 데리고 가는 그 수로가 없어서 못한다는 건데, 이걸 하려면 돈이 많이 듭니까? 관계수로 만들려면.

박: 4대강 주변에는 관계.. 그리고 4대강 사업 전에도 이미 물이 공급되어 왔었습니다.

이: 그러게요, 공급되었잖아요.

박: 그런데 문제는 산간농촌지역인데, 산간농촌지역은 고지대입니다, 대부분이. 그리고 하천은 우리 국토에서 가장 낮은 부분이거든요.

이: 그렇죠, 물은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르니까.

박: 그러니까 물을 공급하려고 그러면 아주 높은 데로 물을 펌핑해야 되거든요.

이: 양수해야 된다는 얘기군요? 끌어올려야 한다.

박: 그렇죠. 양수를 해야 되는데 그 전기료가 천문학적으로 많이 들기 때문에 그 물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죠.

이: 그러면 이 관계수로를 만드는 것은 결국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물을 가져와야 되니까 전기의 힘을 이용해서 펌핑업, 양수를 하거나 아니면 사람이 일일이 나르거나 그런 수밖에 없네요?

박: 그렇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보통 200~300미터 정도 물을 퍼올린다고 그러면 그런 양수기도 지금 없거든요.

이: 그러겠죠.

박: 그러니까 4대강 사업을 통해서 확보한 물은, 물은 확보했는데, 거기에 대한 사용계획서를 못 만들었던 거죠.

이: 하나 쓸 때 없는 물만 그냥 가득 담아두고 찰랑찰랑 보고만 있어야 하는 거군요?

박: 찰랑찰랑한 거까지는 좋지만 지금 낙동강에 녹조가 피어가지고 낙동강 시퍼렇게 되어 있거든요. 큰빗이끼벌레 나오죠. 그리고 하천 바닥에는 시궁창 냄새나는 벌들이 쌓여 있어요. 그러니까 이게 확보를 한 물이 있는데 그 물조차도 썩어가고 있다는 게 또 문제가 있습니다.

이: 청취자들이 올리신 질문 2가지 대신 전달해서 여쭙겠습니다. 클로렐라님과 스카이14011님이 올리신 건데요. 지금 4대강 보에 저장되어 있는 잠겨져 있는 물이 녹조, 방금 말씀하신 이런 것 때문에 수질이 굉장히 나쁘다, 서령 관계수로를 연결하든 펌핑업을 한다하든 간에 지금 녹조로 가득 찬 이 물을 농업용수로 쓸 수 있습니까?

▲ 경기북부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17일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 복지리 홍복저수지가 텅텅 비어 있다. 2015.6.17/뉴스1
박: 농업용수로는 쓸 수 있죠.

이: 농업용수로는 가능하군요.

박: 조금 수준이 나뻐도 됩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쌀에 대한 품질이 보장 안 되겠죠. 문제는 그 물을 먹는데 사용한다는 게 더 문제 핵심이 있는 거죠.

이: 지금 낙동강 수계 말씀 하시는 거죠?

박: 그렇습니다. 낙동강 수계 같은 경우에는 1300만 명이나 되는 우리 국민들이 그 물을 먹거든요.

이: 그래서 무슨 지리산 댐인가 그래서 만들겠다는 겁니까?

박: 네, 그거는 부산시가 낙동강을 보니까 수질이 아주 나빠지니까 지리산 댐을 만들어서 거기에 있는 물을 무상으로 공급해서 물을 먹겠다는 그런 얘기거든요. 이것도 참 말이 안 되는 게…….

이: 경남하고 부산사이에 갈등이 크던데요?

박: 당시에 그러면 4대강 사업을 할 때 부산시가 반대를 해야 하거든요. 그때 부산시가 엄청 찬성을 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정부는 물이 확보되고 수질이 개선된다고 그러니까 부산에서 찬성을 했거든요. 그러면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래, 당초 예비대로 깨끗한 물을 많이 만들어서 먹으면 되지 않느냐? 이거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부산시가 계속 주장을 하는데 그 예산이 지금 한 2조원 가까이 됩니다. 그러니까 추가적으로 2조원을 더 확보를 해야 되는 문제가 있고, 대구 역시 우리도 구미라든지 안동댐에 있는 물을 먹겠다. 그런 얘기를 하거든요. 또 그 예산이 1조원 가까이 됩니다. 그러니까 이게 낙동강 수질 악화시켜 가지고 대구나 부산에서 요구하는 대로 다 한다 그러면 국민세금 한 3조원 가까이가…….

이: 돈을 2중으로 낭비하는 셈이네요?

박: 그렇습니다. 그러면 지금 현 시점에서는 뭐가 가장 중요하냐, 수질이 어떻게 하면 적어도 옛날만큼 돌릴 수 있느냐 이거 않습니까? 그러면 고인 물은 썩는다. 단순한 논리죠. 수문을 일단 열어보면 됩니다. 이건 돈도 드는 것도 아니거든요.

이: 교수님, 다른 질문 때문에 그 답변은 여기까지 듣는 걸로 하겠고요. 다른 한 분은 이걸 여쭈어 주셨습니다. 아마 이거는 꼭 관련이 있을까 싶긴 한데, 4대강 사업을 끝내고 나서 태풍조차 잘 안 올라오는 거 같다. 4대강 사업이 기후에 영향이 미칠 수 있나요? 라는 애청자 기억님의 질문입니다.

박: 그 정도 규모 가지고는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기는 조금..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 더군다나 태풍의 진로까지 바꿀 그런 정도는 아니겠죠?

▲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15일 강원 양구군 남면 황강리의 한 농부가 메마른 자신의 콩밭을 힘없이 주저앉아 바라보고 있다. (양구군 제공) 2015.6.15/뉴스1

박: 그 정도는 아닙니다.

이: 태풍은 밑에서 태평양에서 발생해서 습도나 이런 것 하고 관련 있을 테니까요. 지금 그 높은 지대에 있는 산간지역의 가뭄을 주로 언급해 오셨는데 가뭄이 심해지면 그 보다 저지대에 있는 논들도 타격을 받을 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4대강에 물은 여전히 갖다 쓸 수 없는 형편이잖아요. 그러면 4대강 만든 사람들이라도 가서 퍼 올려야 되는 거 아닙니까?

박: 저지대 같은 경우에는 그러니까 큰 하천에 대규모 농촌들이 많이 발달되어 있거든요. 그런 데는 별 문제없지만 큰 하천에서부터 조금 떨어진 지역이 있잖아요. 좀 고지대.

이: 지천에 있거나 고지대거나.

박: 그런 지역에서는 가뭄피해가 계속 확장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그러면 관계수로를 만드는 것은 결국 양수하는데 어마어마한 전기료와 시설비가 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내년이나 내후년에 가뭄이 계속된다고 해도 4대강 보에는 물이 넘쳐나지만 농민들은 그저 바라만 보아야 한다, 이 현상은 당분간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이게 결론이네요?

박: 산간농촌지역이 있는 농민들에 한해서입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가뭄이 끝나면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서 그분들이 편안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게끔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고 봅니다.

이: 그 산간지역에 사시는 농촌 어르신들도 다 세금을 내셨고 그 세금이 4대강 건설에 들어갔기 때문에 드린 질문이었습니다. 오늘 긴 시간 말씀 감사합니다. 박창근 교수님.

박: 네, 고맙습니다.

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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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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