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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자원고갈 등 ‘낙동강 악순환 되풀이’
글·사진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입력 : 2015-07-20 21:45:02ㅣ수정 : 2015-07-21 13:50:59

대한하천학회와 4대강 복원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중심이 된 ‘낙동강 국민조사단’이 20일부터 23일까지 4대강 재자연화를 향한 2015년 낙동강 현장조사에 나섰다. 현장 조사 첫날 낙동강 하구를 시작해 합천창녕보을 조사한 결과 어자원 고갈, 녹조, 준설지역 재퇴적, 강바닥 세굴현상(강물에 바닥의 토사가 파이는 현상)이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20일 오전 경남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 안막마을 앞 낙동강 하류 대동선착장. 부산·경남지역 어촌계 모임인 낙동강내수면어민총연합회 소속 어민들이 모여 올해 유달리 낙동강 하류의 어류가 집단폐사한 데 대한 대책을 세우려고 간담회를 열었다.

어민들은 지난 5월말부터 낙동강 하류에 설치한 500개 이상의 통발을 확인한 결과 어류 70% 이상이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민들은 지난달 말에는 어류 폐사 피해 대책을 촉구하며 부산시 사하구 낙동강 하굿둑 인근에서 선박 시위를 벌였지만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렇다 할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낙동강내수면어민총연합회 소속 어민과 환경단체들이 20일 경남 김해 대동선착장에서 낙동강 보의 수문을 개방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어민들은 물고기가 잡히지 않아 한 달 이상 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 어민은 전날 쳐 놓은 그물을 걷으면 메기 3마리 등이 전부라고 하소연했다.

어민들은 “30년전 낙동강 하굿둑이 생기고 보를 세우는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나빠지고 고기들의 산란장소도 사라져 어획량이 90~95%나 감소했다”며 “낙동강 하굿둑과 보의 수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동강 창녕함안보 일대에는 녹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최근 태풍 때문에 내린 비로 녹조생물이 기준치보다 줄어들자 지난 17일 오후 5시를 기해 이 구간에 내려졌던 조류경보를 해제했다.

20일 경남 창녕함안보 하류 좌완 선착장에 녹조와 부유물이 떠 있다.

그러나 이날 창녕함안보 구간의 상·하류 선착장의 가장자리에서는 녹색 빛이 선명한 녹조 알갱이가 퍼져 있는 것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녹조 사이로 누런 거품이 뜨자 물고기들이 숨을 쉬려고 입을 내밀기도 했다. 녹조는 해마다 빨라지고 낙동강 전체로 범위가 확대하고 있다. 실제 2012년에는 8월에 녹조가 발생했으나 2013년엔 7월, 2014년엔 5월 하순, 올해는 5월 중순에 발생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비가 와서 녹조가 희석됐지만 녹조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국민조사단은 녹조 못지않게 창녕함안보 현재 상태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창녕함안보 수문 아래 강바닥보호공에 폭 100m, 길이 70~100m의 세굴현상이 발생하자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강바닥에 돌을 다시 까는 등 보수작업을 했다.

낙동강 국민조사단이 20일 경남 합천창녕보를 찾아 준설을 했지만 모래가 다시 쌓이는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국민조사단은 직접 고무보트를 타고 창녕함안보 수문 쪽으로 가서 강바닥이 얼마나 팼는지 수심을 측정했다. 잠수부를 동원해 수중촬영을 하기도 했다. 

박창근 낙동강국민조사단 단장(관동대 교수)은 “보 물받이공 구간의 수심은 6m가 정상인데 수심이 6.7m~7.4m가 측정되는 곳이 있다”며 “이는 물받이공의 아랫부분이 파여 물보호공이 깨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보의 안정성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수공 관계자는 “올해 5월 수중조사를 했을 때는 문제가 없었다”며 “정확한 것은 다시 수중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조사단은 또 이날 오후에는 창녕함안보보다 더 상류인 합천창녕보를 찾아 준설을 했지만 모래가 다시 쌓이는 현장 등을 확인했다. 합천창녕보 하류 낙동강과 황강하류가 만나는 합수지점에는 폭 100여m, 길이 800여m의 모래톱이 쌓여 있다. 강 낚시를 나온 주민 박모씨(64)는 “준설 한 곳이 다시 쌓여 해마다 모래톱이 넓어지고 있다”며 “준설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국토환경연구소 박사가 20일 합천창녕보 상류에서 채취한 저질토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국민조사단은 창녕함안보와 합천창녕보의 상류 강바닥 저질토를 채취했지만 새까만 펄과 모래가 층이 진 것을 확인했다. 이현정 (주)국토환경연구소 박사(하천수질)는 “냄새가 그다지 좋지는 않다”며 “유속의 흐름에 따라 펄과 모래가 층이 진 것으로 보인다. 유속과 강바닥 상태의 연관성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 국민조사단은 21일 달성보·강정보, 22일 해평취수장·상주보ㆍ회룡포 등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4대강 사업 후 바뀐 낙동강 생태환경을 점검한 뒤 다음 주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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