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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촛불' 현장서 지켜본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응은
허남설 기자 입력 2016.11.13 12:42 수정 2016.11.13 15:45 

[경향신문] 100만명이 넘는 인파(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26만명)가 몰린 지난 12일 민중총궐기 집회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도 현장을 찾아 직접 민심을 청취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를 ‘평화적’이라고 평가하며 시민의 ‘성난 민심’과 ‘준엄한 분노’를 절실히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3선·서울 강서을)은 13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성난 민심을 직접 듣고 싶었다”며 “탐욕과 무능의 주체들이 국가권력을 사유화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후퇴시킨 것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각오를 느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가장 많은 인파가 집중된 광화문사거리에서 집회를 지켜봤다고 했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저를 알아본 시민들이 비분강개해 욕도 많이 얻어먹었다”며 “그래도 새누리당 내에서 저처럼 직접 현장에 나와 쓴소리를 들어준다는 데 고마움을 표시한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많은 집회에 참여해봤지만 이렇게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모인 집회가 평화적이고 또 자유로운 가운데 질서가 유지되는 건 처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3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해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강윤중 기자
시민들이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3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해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강윤중 기자

황영철 의원(3선·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도 12일 정오에 진행된 방송 인터뷰를 마치고 집회를 둘러봤다고 했다. 황 의원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이는 것을 보면서 이제 정말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할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지역구에서 몇몇 어르신들이 자신의 자녀들이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로 가겠다는데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었다”며 “그래서 ‘못 가게 막을 수 없는 상황 아니냐, 안전하게 잘 다녀오도록 해주시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황 의원은 이날 집회 분위기에 대해선 “국정 혼란과 권력의 남용에 대해 국민들이 준엄한 목소리를 들려줘야겠다는 차원에서 모인 것”이라고 평가하며 “절대 이번 집회를 특정 조직의 시위라든지, 늘 반정부적인 입장을 지녔던 사람들의 시위로만 해석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이제 새누리당 지도부도 국민들의 이런 목소리에 응답해 사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세연 의원(3선·부산 금정)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해 “지금 우리가 처한 좌표를 정확히 인식하지 않으면 오판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 다녀왔다”며 “연인·가족과 함께 집회에 온 모습이 이전에 알던 것과 달랐고, 어떻게 보면 1960년 4·19혁명과 1987년 6·10항쟁에 이어 시민혁명·명예혁명의 완성단계를 거치고 있는 역사적 순간에 온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밖에도 새누리당에선 오신환 의원과 강효상 의원 등이 직접 현장을 찾아 민중총궐기 집회를 지켜봤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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