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h2.khan.co.kr/201611221626001
[정리뉴스] 성난 민심에 기름 붓는 ‘촛불 망언’ 리스트
주영재·이재덕 기자 jyj@kyunghyang.com 수정 2016-11-22 16:35:33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한달 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 이어 19일에도 서울과 전국 주요 도시에서 ‘백만촛불’이 켜졌다. 언론이 제기한 ‘최순실 게이트’ 의혹들이 하나둘 사실로 밝혀졌고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0일 박 대통령이 공범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국민들의 분노가 촛불로 타올랐지만 이를 깍아내리려는 발언들도 나왔다. 촛불 집회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나온 촛불 폄훼 발언들을 소개한다.
11월18일 장도리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촛불은 촛불일뿐, 바람 불면 다 꺼진다”
대표적인 망언으로 꼽히는 것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한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결국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는 말이다. 김 의원은 ‘최순실 특별검사법안’(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관련해 발언하면서 “만약 법안이 통과된다고 하면 촛불에 밀려서 원칙을 저버린 우리 법사위의 오욕이 역사로 남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새누리 김진태 “촛불은 촛불일 뿐 바람 불면 꺼진다” 100만 촛불 ‘폄훼’
■김경재 자유총연맹 회장 “노무현 대통령도 삼성에서 돈 걷어”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은 19일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엄마부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한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반대 집회에서 연사로 나와 “노무현 전 대통령도 삼성에서 8000억원의 돈을 걷었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말이 되면 (대통령이) 다 돈을 많이 걷었다. MB(이명박 전 대통령)도 미소재단으로 2조원을 걷었다”며 “박 대통령이 임기 말 미르재단, K 스포츠재단 만든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인데 관리자가 잘못한 것”이라고도 밝혔다.
권력이 기업에서 돈을 받는 것이 관례라는 법과 상식에 어긋나는 발언이었다. 발언의 설득력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가 언급한 ‘삼성 8000억원’은 2006년 ‘안기부 X파일’에서 드러난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과 에버랜드 CB·삼성 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 인수 등 각종 불법 행위로 여론의 비판에 직면한 삼성이 사과 차원에서 돈을 기부한 것이기 때문이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비호’ 아래 민간 재단을 설립해 대기업들로부터 반강제적으로 돈을 거둔 것은 질적으로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국회브리핑에서 “진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기만한 김경재 회장을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이 삼성 8000억 모금의 관련자로 언급한 이해찬 의원을 비롯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도 전날 김 회장을 사자명예훼손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김 회장은 민주당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하지 않고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참여했다. 2012년 박근혜 대선 캠프의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맡으며 사실상 정치적으로 전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까지 대통령비서실 홍보특보로 일하다 올해 2월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으로 선출됐다.
▶김경재 자유총연맹 회장 “노무현 대통령도 삼성에서 돈 걷었다” 망발
■김영식 천호식품 대표 “촛불시위 데모… 왜 이런지 모르겠다”
김영식 천호식품 대표는 촛불집회를 비난하는 글과 동영상을 올렸다가 비판을 받고 사과문을 냈다. 그는 4일 본인이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 ‘뚝심이 있어야 부자 된다’에 ‘나라가 걱정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김 회장은 “촛불시위 데모 등 옛날 이야기 파헤치는 언론 등 왜 이런지 모르겠다. 국정이 흔들리며 나라가 위험해진다”며 “똘똘 뭉친 국민 건드리면 겁나는 나라, 일당백 하는 나라 이런 생각이 들도록 해야 되는데,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이 무섭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올린 영상은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가 제작한 ‘좌파의 최면에 걸린 대한민국’으로 “대한민국이 좌파의 최면에 걸려 미쳐 날뛰고 있다” “대통령이 여자 하나 잘못 쓸 수도 있는 거지 무슨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힐 사건이길래 하야 하라 탄핵하라고 하느냐”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김영식 천호식품 대표 사과문. ‘뚝심이 있어야 부자 된다’ 카페 캡처
비판 여론이 커지자 김 대표는 19일 해당 카페에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점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우연히 접하게 된 동영상을 올린 뒤 내용을 파악하고 제 의도와 다르게 오해할 수 있는 표현이 많아 바로 내렸지만,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사과에도 천호식품 불매운동은 계속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는 19일 ‘촛불집회 비난한 천호식품 불매운동 동참해 주세요’라는 청원이 게시돼 22일 현재까지 4100명이 서명했다.
▶'촛불 비난' 김영식 천호식품 대표 "국민께 사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촛불시위 때 시민은 거의 없었다”
고영주 이사장은 지난 12일 ‘100만 촛불시위’에 대해 “시민은 거의 없었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 발언은 지난 17일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야당 추천 이완기, 유기철, 최강욱 3인의 이사가 ‘MBC 안광한 사장과 김장겸 보도본부장 등의 출석 결의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한국기자협회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정기이사회 때 이완기 이사가 “MBC가 촛불집회에서 중계차 로고를 뗀 상태에서 시민들의 눈을 피해 찔끔 생방을 하고 결정적 순간에 독야청청 드라마를 방영하는 등 박근혜 게이트 국면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고 말하는 등 야당 추천 이사들이 MBC의 보도 행태를 비판하자 여당 추천 인사들이 “휩쓸리지 않고 왜곡하지 않고 공영방송 틀에 맞게 잘하고 있다”며 두둔한 뒤였다.
▶[한국기자협회]고영주 “촛불시위 때 시민은 거의 없었다” 발언 논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0월16일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고 이사장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를 공산주의자로 규정하고 사법부가 좌경화 되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이날 최민희 의원의 질의에 고 이사장은 “사법부에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등 야당 의원들은 고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강윤중 기자
고 이사장은 “촛불집회 때 깃발 보니까 민노총, 전교조가 다 동원됐고 시민들은 몇 명 없었다”며 “JTBC가 애국단체 집회는 취재할 생각도 안하겠지만 취재를 갔다면 MBC와 똑같이 쫓겨났을 것이다. MBC는 골고루 취재하는데 성향에 안 맞는다고 쫓아내면 그쪽의 잘못이니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고 이사장은 지난달 10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3000만원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반성 없이 판사들이 편향됐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영주, 이번엔 국감 나와 “판사 편향”
■서경석 목사 “(촛불집회는) 국정 혼란 세력의 총동원령”
서경석 목사는 지난 16일 TV조선 ‘최희준의 왜’에 출연, 100만 촛불집회에 대해 “국정 혼란 세력의 총동원령”이라고 말했다. 서 목사는 “사람들이 지난 토요일 날 광화문 촛불집회 그거를 보고서 야, 이게 민심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 (…) 그 부분도 저는 냉정하게 봐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서 목사는 이명박 정권 때 광우병 촛불 집회를 예로 들며 “대통령이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전부 MB 퇴진하며 나왔다. 그게 그 사람들이 진짜 속으로 MB 퇴진을 원했나? 그게 아니고 주최 측에서 그걸 주니까 그냥 받아서 들은 것이다. 우리가 정확하게 봐야 된다”고 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부평역 유세현장에서 박 후보 지지에 나선 서경석 목사 | 박민규 기자
서 목사는 지난 17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하야 반대 및 안보지키기 국민대회’에서는 “국민의 반수 이상은 하야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집회 참가한) 중고생들 배후에 종북주의 교사가 있지 않겠나”, “불순세력이 포함됐다” 등의 ‘막말’을 남겼다.
▶[민언련 방송모니터보고서]100만 촛불집회가 “국정 혼란 세력의 총동원령?”
■김철홍 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광대뼈가 함몰돼 병원에 실려가 장기간 혼수상태에 있다가(…)세상 하직”
김철홍 교수는 지난 10일 장신대 홈페이지 일반게시판에 ‘주술에 빠져 악령이 든 사람은 누구인가? 박근혜 대통령인가 아니면 누구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말미에 붙인 P.S.(추신)에는 이렇게 썼다.
“지난 11월 8일 덕수궁 앞에서 신학생 시국기도회에 참석한 70-80명의 장신대 학생들 중 오는 11월 12일 토요일에 광화문 집회에 나갈 학생들은 시위 도중 주변에 마스크와 모자를 쓴 건장한 아저씨들이 있는지 잘 살피길 바란다. 특히 시위 도중 넘어지지 않도록 하고 넘어질 때 그 아저씨들이 다가오면 최대한 웅크려서 자신을 보호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광대뼈가 함몰되어 병원에 실려가 장기간 혼수상태에 있다가 제대로 하나님의 일 한 번 해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하직하는 수도 있으니 주의 하도록. ”
학생들은 “김철홍 교수는 공개 사과하라”며 김 교수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장신대는 김 교수에 대한 징계를 검토 중이다.
▶[장신대] 김철홍 교수 글 '주술에 빠져 악령이 든 사람은 누구인가? 박근혜 대통령인가 아니면 누구인가?'
▶[장신대] 김철홍 교수 징계청원을 요청한 학생들의 입장
■홍혜선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 공동대표 “5만원 받고 내란 선동하는 좌파빨갱이들”
홍혜선 페이스북 캡쳐
우파 시민단체인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의 홍혜선 공동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얼굴을 올리고 ‘5만원 받고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내란선동하는 좌파빨갱이들의 얼굴을 보시라’고 썼다.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는 최근 광화문 등지에서 ‘박근혜 하야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국민일보] ‘5만원 받고 나온 빨갱이들’ 촛불집회 폄하 논란
■이봉진 자라(ZARA)코리아 사장 “여러분은 하던 공부만 하면 된다”
이봉진 자라코리아 사장이 한 강연에 나와 “여러분이 시위에 나가 있을 때 참여 안한 4900만명은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며 촛불집회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연 참석자라고 밝힌 ㄱ씨는 트위터에 “그(이봉진 사장)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당선된 것, 정치가 여러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여러분은 하던 공부만 하면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ㄱ씨 트위터 캡쳐
이에 대해 이 사장은 ㄱ씨에게 “제가 마치 집회 참여하는 것을 비하한 것은 아니었음을 분명히 밝힌다. 저 역시 지금의 정치 상황이 매우 부당하고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사태이며 이번 같은 일이 반드시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밝혀져야 하며 이를 위한 집회나 국민 운동은 정당하고 믿는다”는 글을 남겼다.
▶자라코리아 사장 “시위 나갈 때 4900만명은 뭔가 한다···공부만 해라” 촛불 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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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재·이재덕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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