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제역 백신 효능’ 부인했는데 ‘딴소리’ 하는 황교안 -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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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구제역 백신 효능’ 부인했는데 ‘딴소리’ 하는 황교안
구제역 부실 대응 논란…‘구제역 7시간’ 의혹도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17-02-15 12:21:49 수정 2017-02-15 12:21:49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A형 구제역 확산과 관련해 사실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계속되는 대선출마설에도 “국정에만 전념하겠다”던 그의 말이 무색하게 들릴 정도이다.

지난 5일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이래 열흘 만에 전국적으로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곳은 9군데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1천 마리가 넘는 소가 살처분됐다. 정부의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이다.

효능 검증 안 된 백신 밀어붙이는 황교안

지난 13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국내에서 사용되는 A형 구제역 백신이 경기도 연천군에서 검출된 구제역 바이러스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황 총리는 이러한 사실조차 모른 채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최고위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농림부에 확인해 보니 백신의 효능을 놓고 정부가 사실상 국민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확인 결과, 농림부 발표의 근거였던 백신연구센터의 두 장 짜리 보고서는 백신의 효과를 추정·예측한 것으로 백신이 확실하게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백신연구센터에서는 농림부가 백신 효과에 대한 언론의 요구와 여론 때문에 추정에 불과한 내용을 발표한 것이라고 털어놨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농림부의 주장대로 백신에 효과가 있었다면, 백신을 접종한 후 항체가 만들어지는 기간인 일주일이 지난 지점에는 구제역이 발생하지 말았어야 했지만 어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며 “효과가 의심스러운 백신을 접종했으니 ‘일주일만 지나면 항체가 생긴다’는 정부 말과는 달리 열흘째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었던 것이다.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총리는 바로 전날 국무회의에서 “백신수급 현황과 효능에 논란이 제기되고 오해도 많은 만큼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께 상세히 제공하는 등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백신을 계속 알려야 한다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이게 지금 ‘논란’이나 ‘오해’로 보이느냐”며 “효과도 검증 안된 백신을 써서 구제역이 확산되고, 백신은 수입조차 어려운데 농림부더러 계속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라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심지어 황 총리는 정부가 보유한 백신이 턱없이 부족해 수급이 어려워 뒤늦게 수입을 추진하고 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9일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어제부터 전국적으로 일제 실시하고 있는 백신접종이 이번 주 중 완료될 수 있도록 철저하고 신속하게 실시해야 한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지시를 하기도 했다.

구제역 발생 늑장 파악

황 총리는 구제역 발생 사실조차 제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경기도 연천의 A형 구제역이 9일 새벽 1시에 발생했는데, 이날 아침 열린 구제역 관계장관회의 때조차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당시 김재수 농림부 장관도 참석했지만, 장관도 이를 몰라 회의에서 논의되지 못했던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당시 회의는 구제역이 발생한 지 7시간 정도 지나 열렸다.

이에 대해 황 총리는 “회의가 끝난 뒤에 보고를 받았다”며 “구제역 발생은 새벽 시간이 일어났고 회의는 아침 일찍이라 보고를 못 받았다”고 변명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자리를 한 시도 비울 수 없어 국회 출석도 못 하겠다는 분이 구제역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의 무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정부의 부실한 대응을 두고 황 총리가 대통령 공백에 따른 국정을 수습하기는커녕 대선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고용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구제역과 AI(조류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창궐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지만,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며 “황 대행은 대통령 후보 코스프레를 하며 정치판에 기웃거리는 것을 그만하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범정부 차원의 방역대책 수립과 집행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