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고향에서 문명고 학생들도 '탄핵 레드카드'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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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고향에서 문명고 학생들도 '탄핵 레드카드'

[현장] 대구시국대회 3000여 명 참석해 헌재의 즉각적인 탄핵 인용 촉구
17.02.25 22:15 l 최종 업데이트 17.02.25 22:16 l 조정훈(tghome)



▲  25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대구시국대회에서 시민들이 '레듴카드'를 들고 박 대통령 즉각 탄핵을 요구했다. ⓒ 조정훈

"오늘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지 4년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 대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레드카드를 보냅시다. 헌재는 즉각 박근혜 탄핵을 인용하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특검을 연장하라."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이라고 쓴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시민들은 촛불을 이용해 '즉각 퇴진'이라고 쓰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과 박 대통령의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는 25일 오후 대구지역 8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박근혜퇴진 대구시민행동'은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시민 3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내려와라 박근혜' 16차 시국대회를 열었다.


▲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문명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25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시국대회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다. ⓒ 조정훈


▲  25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대구시국대회에는 경북대 총장 임용사태 해결을 위한 경북대 동문들의 서명운동도 진행됐다. ⓒ 조정훈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북 경산의 문명고 학생과 학부모들도 참석해 시민들에게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국정교과서 철회하라', '우리는 국정교과서 반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국정교과서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김세진(18) 문명고 학생은 "학교가 국정교과서를 채택해 화가 나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며 "국정교과서를 반대했던 선생님들은 보직에서 해임당하고 우리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군은 "교장은 우리를 강당에 모아놓고 검정교과서는 좌편향되어 있다고 했는데 박근혜의 업적을 미화하는 국정교과서가 옳다는 것이냐"며 "학교의 주인은 재단이사장이나 교장이 아니라 우리 학생과 교사들이다. 우리는 국정교과서로 배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문명고 재학생 학부모 신상국씨는 "국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약화시키고 친일세력은 오히려 정당화시켰다"며 "일부 보수 학자들까지도 반대했던 교과서를 만들어놓고 연구하겠다는데 학생들을 이념의 전쟁터로 내몰아 총알받이로 쓰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씨는 이어 "학교에서는 우리 학부모들이 외부세력에 조종당하고 있고 학생들은 그저 따라 나오고 있다고 한다"며 "교사들의 직무를 배제하고 담임을 배제하고 역사교사가 수업을 반대한다니까 교사까지 교체하는 그분들을 어떻게 교육자로 지칭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내가 꿈꾸는 나라'에 대한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중학교 2학년이라고 밝힌 김효진(16) 학생은 "제 꿈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특수부 검사인데 그 꿈이 희미해 보인다"며 "우병우 전 민정수석같이 권력의 개가 되어 자신의 신념조차 버리는 그런 사람이 될까봐 무섭다"고 말했다.

김효진 학생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조직에 의한 국민주권주의 위배, 법치국가 위배, 대통령으로서의 권력 남용, 언론탄압,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뇌물수수 등 너무나 많은 죄를 저질렀다"며 "친박들이 왜 대통령을 탄핵해야 되느냐고 하는데 탄핵의 사유는 너무나 넘친다"고 탄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  25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대구시국대회에서 여성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포승줄로 묶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 조정훈


▲  25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시국대회에서 대구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율동을 하고 있다. ⓒ 조정훈

대구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은 흰색 상의에 검은 자켓을 입고 나와 가요 '문을 여시오'를 개사한 노래에 율동을 선보였다. 이들은 공연 중간에 "인정도 하지 않고 반성도 하지 않고 퇴진도 하지 않고 조사도 받지 않고 왜?"라며 박 대통령을 포승줄로 묶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약 1시간 30분 가량 시국대회를 가진 시민들은 촛불과 '박근혜 퇴진'이라고 쓴 빨간 피켓을 들고 중앙로네거리에서 공평네거리, 봉산육거리, 반월당네거리를 도는 거리행진을 진행한 뒤 마무리했다.

한편 박근혜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들도 26일 오후 시국대회가 열린 중앙로 대중교통지구에서 태극기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