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0304161344112

한중관계 '역대최상'이라더니..사드 앞에 속수무책
입력 2017.03.04 16:13 수정 2017.03.04 16:33 

-정치 갈등, 경제로 확산되는 ‘정냉경냉’
-韓, 대화 통한 해결 시도 뒤 법적대응 검토
-“역대최상 주술에 취해 中 설득 노력 부족”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정부 들어 역대최상이라던 한중관계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반도 배치라는 장벽에 부딪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는 과거 경제교류는 활발한데 비해 안보ㆍ역사 문제 등으로 정치관계는 얼어붙는 ‘정냉경열’(政冷經熱)에서 정치ㆍ경제 모두 뜨거운 ‘정열경열’(政熱經熱)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개인적 ‘관시(關係·인맥)’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5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저장(浙江)성 당서기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던 시 주석과 만난 이후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왔다.

박 대통령은 당선 이후 미국에 앞서 중국에 특사를 먼저 보내며 한중관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역대최상이라던 한중관계가 사드 문제로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5년 9월 중국 70주년 전승절을 맞아 방중해 시진핑 국자주석과 천안문 망루에 올라 중국 인민해방군의 열병식을 지켜보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들어 역대최상이라던 한중관계가 사드 문제로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5년 9월 중국 70주년 전승절을 맞아 방중해 시진핑 국자주석과 천안문 망루에 올라 중국 인민해방군의 열병식을 지켜보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 2015년 9월 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 나란히 천안문 망루에 올라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열병식을 지켜본 장면은 클라이맥스였다.

그러나 양국의 이익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사드 문제가 촉발하면서 한중관계는 정치ㆍ안보 분야의 갈등이 경제분야로까지 확산되는 ‘정냉경냉’(政冷經冷)으로 급속히 휩쓸려가고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 연예인 출연정지와 공연취소, 계약해지 등 한한령(限韓令)에 나선데 이어 무역과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크루즈선 축소, 화장품 반품 등 잇단 보복조치를 내놓았다.

급기야 국방부와 롯데가 사드 배치 부지 교환 계약을 맺자 한국 관광상품 판매 전면 금지라는 강수까지 펼쳤다.

중국 내 일부지역에서는 일선 학교에서 “한국이 미국에 땅을 팔아 중국에 위협을 가한다”, “한국은 미국의 앞잡이”라고 하는 등 반 한국 교육지침이 내려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사드로 촉발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한국 정부와 롯데를 넘어 한인사회로 확대되려는 기류가 나타나면서 교민과 유학생들의 신변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오는 형편이다.

정부는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에 맞서 우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향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법적 대응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사회주의국가인 중국 사회가 똘똘 뭉쳐서 사드 반발에 나서는 상황에서 실효적 대응이 될지는 미지수다.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가시화되면 서해상 중국 방공식별구역(CADIZ)이나 동북공정, 이어도 문제 등 안보ㆍ영역으로까지 보복조치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드 갈등으로 북한ㆍ북핵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협조는 이미 물 건너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암살에도 불구하고 리길성 외무성 부상을 초청해 “중국은 북한과 소통을 강화하고 양국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원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수차례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비핵화보다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등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역대최상‘이라는 주술에 걸려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외교전문가는 “중국 입장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패권경쟁을 벌이는 미국과의 핵억지력 균형이 무너지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중국의 거센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중국을 설득하려는 노력도 없었고 중국의 보복에 대응하려는 준비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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